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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뜯어보기: 내부자들- 보수와 진보, 우익과 좌익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백윤식, 이병헌)

by Robin-Kim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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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나라에 중요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바로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선거철이 되면 우리는 ‘보수’나 ‘진보’ 혹은 ‘우익’이나 ‘좌익’에 대한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물론 요즘에는 꼭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이런 단어들을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긴 한데 문제는 이것이 ‘이념’화 되어 마치 어떤 것은 옳고 어떤 것은 그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누군가에 의해 잘못 세뇌되었다는 것이죠. 

 

 

먼저 보수(保守)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전하여 지킴.-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국립 국어원)

 

사실 굳이 사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바꾸기보다는 지키고 보존하려 한다는 뜻이란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그들이 지키고 보존하려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입니다.

 

이번엔 진보 (進步)를 사전에서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국립 국어원)

 

역시나 굳이 사전을 사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쉽게 그 뜻을 알 수 있는 것이 ‘과학 기술이 진보했다’와 같은 말에서처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거나 나아가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역시나 이 것이 핵심입니다.

 

 

 

원래 ‘보수’가 의미하는 보전하여 지키고자 하는 것은 전통적인 가치관 또는 생활방식이나 규율 같은 것입니다. 이를테면 어른을 공경한다든지 남녀나 친구 사이에도 예절이 중요하다든지 혹은 돌아가신 조상님들에게도 예를 갖춰야 한다는 것들이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 있기 마련인데요, 이런 사람들은 뭐라고 부를까요? 이런 보수의 반대말은 ‘개방’입니다.

 

우리가 보통 ‘우리 아버지는 보수적이야’의 반대 의미로 ‘우리 아버지는 개방적이야’라고 하지 ‘우리 아버지는 진보적이야’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역사 속에서 이런 보수적인 사람들 혹은 보수 세력들이 보전하고 지키고자 했던 것들 중에는 전통적 가치관이나 생활방식을 넘어 사회 구조적인 것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를 테면 봉건 사회에의 대표적인 특징인 신분 주의 또는 계급주의 같은 것들인데요, 이런 것들이 그들에게는 '기일 (忌日)'에는 제사를 지낸다'와 같은 너무나도 당연한 생활방식 또는 가치관이었던 것입니다.

 

그. 런. 데. 그들은 때때로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되는데요 바로 우리가 학교에서 흔히 ‘난 (亂)’이라고 하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망이∙망소이의 난’이 있는데 우리가 '난'이라고 불렀던 이유는, 그들이 벌였던 행동을 보수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수들이 지키고 보존하고자 했던 전통적 가치는 신분이 있고 신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가질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었는데 그들에게 있어 천한 신분이었던 망이∙망소이가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해진 그런 가치를 받아들일 수 없어 혁명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들은 더더욱 자기들끼리 결속을 다지는데 중요한 것은 보수적인 가치를 내세우는 그들이 이미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이후 현대 사회에 와서도 보수가 지키려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들이 가진 권력과 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기득권층을 보수 세력이라고 합니다. 이미 갖고 있는 권력과 돈을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주거나 최소한 나눠주는 것도 싫기 때문입니다.

 

이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역사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돈을 함께 갖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음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수라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며 인간인 이상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내놓기 싫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이 등장해 프랑스 혁명으로 발전해서 기득권층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문화가 세계를 휩쓸게 됩니다.

 

원래 ‘계몽’이란 지식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서 깨우치는 것1을 의미하는 것으로 계몽주의란 쉽게 말하면인간의 이성을 중시하고 개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가치로 내세우는 것으로 구습을 타파하고 사회 개혁을 추구하는 사조입니다.

 

당시 유럽 사회는 종교가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였고 그런 종교를 바탕으로 왕을 중심으로 지방의 영주들이 국가를 통치하던 시기였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국가 통치가 갈수록 국민들보다는 자신들과 주변 세력을 위해서만 행해졌기 때문에 국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갔고 반대로 지배자 계급, 그러니까 보수 세력의 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풍족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조리한 국가 통치 체제를 타파하고 국민을 위한 사회 개혁 운동이 일어났는데 그것이 계몽주의 사상이고, 이 계몽주의가 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 바로 프랑스 혁명입니다.

 

그래서 보수들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를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외라고요? 무슨 뜬금없는 얘기냐고요? 지금부터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민주주의란 말 그대로 백성, 즉 국민이 주인이 된다는 뜻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도 헌법 제1조 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고 되어 있고 제1조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주인이 된다는 것은 기득권 세력, 즉 보수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부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는 민주주의를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전 세계를 휩쓴 계몽주의 사상 덕분에, 그래서 발생한 프랑스 혁명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보수들은 어쩔 수 없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이후 미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보수들은 대안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택하게 됩니다.

 

 

 

사실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와 공생하기 어려운 경제 체제인 것이 자본주의라는 뜻 자체가 Capitalism, 즉 돈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돈이 많은 사람이 장땡이고 돈이 많은 사람이 권력도 가질 수 있다는 사상이 기저에 깔린 것이 자본주의라서 ‘돈이 돈을 낳는다’고 이미 많은 부와 그 부를 바탕으로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인 보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온다는민주주의와 대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수 세력인 기득권층은 민주주의로 잃어버릴 뻔했던 자신들의 세력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자본주의를 선택하고 그 안에서 합종연횡을 합니다.

 

서로 간에 친분을 쌓고 결혼을 통해 혈연관계를 맺기도 하며 돈으로 권력을 밀어주기도 하는 등 자신들만의 세력을 구축하면서 다른 세력,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이 자신들 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100% 그 길, 그러니까 외부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력으로 들어오는 길을 차단한 것은 아닙니다.

 

평범한 중산층에서도 가끔씩 대박신화를 만들어 부자를 만들어주며 자본주의의 환상에서 빠져나올 수 없도록 하는가 하면, ‘공식적으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검사와 판사 같은 세력을 자신들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게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에게 향하는 손가락질을 어느 정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도 우리처럼 될 수 있다’라는 꿈과 환상을 심어주고 또 자신들의 권력을 법적으로 더욱 탄탄하게 보호받으면서 말이죠.

 

학생 운동을 하고 민주화 투쟁을 했던 사람들이, 이를테면 진보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진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사회로 진출해서 이른바 성공을 한 후 보수로 전환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하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전환되는 것이 인간인 이상 자연스럽다고 해도 이상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돈과 권력에 맛을 들이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람이며 따라서 사회가 변화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이룩한 권과 부를 지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제대로 영화화한 것이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내부자들]입니다.

 

 

 

 이 영화에서 대한민국 굴지의 그룹 미래 자동차의 오 회장 (김홍파), 여당의 대통령 후보인 장필우 (이경영), 그리고 주력 일간지의 논설 주간인 이강희 (백윤식)는 보수를 상징하는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미래 자동차가 한결 은행에서 불법으로 3천억 원을 대출받아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중 300억을 장필우의 선거자금으로 지원, 즉 불법 선거 자금을 지원했다는 내용을 밝히는 과정인데요, 여기까지만 봐도 앞서 제가 얘기한 보수들의 특징이 그대로 나옵니다.

 

(오 회장)-권력- (장필우)-언론 (이강희)라는 보수의 3대 요소가 연합해서 자신들만의 무너지지 않는 영역을 구축한다는 것 말이죠. 특히나 언론은 이런 보수들만의 세력을 구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국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해서죠.

 

 

 

 

 

자신들이 옳으니 자신들의 가치관을 따르라는 것을 넘어 그렇지 않으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라는 식으로 공포감을 심어주며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석학 촘스키는 - 사회가 자유로질수록 지배 계급은 공포심을 조장하고 선전에 열을 올린다라고 하였으며 - 한 집단의 사회 지배력이 커질수록 그 집단은 정치인과 언론인을 앞세워 권력을 강화시킨다라고도 했고 - 지식인의 역할은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 데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촘스키의 이 세 가지 얘기가 각각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모두 같은 얘기를 하는 것으로 영화 [내부자들]과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곧 현재의 우리 사회와도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얘기들입니다.

 

 

 

언론사의 논설주간, 그것도 주력 신문의 논설 주간이라면 배운 사람입니다. 즉 지식인인 것이죠.그리고 지배 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기득권 보수 세력이 공포심을 조장하고 선전에 열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언론의 얼굴이자 상징인 논설주간 이강희는 전체적인 판을 짜는 역할을 합니다. 지식인으로써 책사 역할을 담당한 것이죠.

 

오 회장이나 장필호는 그런 이강희를 앞세워 국민을 세뇌시켜 자신들의 체제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그에게 차기 총리라는 당근을 쥐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그런 보수 세력에 진입하고자 애를 쓰는 서민 우장훈 (조승우)이 등장합니다.

 

 

 

 가난해서 가진 것 없는 그는 지방대를 나와 경찰이 됩니다.

 

하지만 경찰대 출신이 아닌 그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범인을 잡아도 인정받지 못해 검사가 되기로 합니다. 경찰대라는 ‘학연’으로 뭉친 보수 집단에 의해 보이지 않는 왕따가 되자 다른 길을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검사가 된 후에도 그런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소위 명문 법대 출신이 아닌 우장훈은 줄도 없고 ‘빽’도 없어서 조직에 충성합니다. 조직에 충성하며 그들의 눈에 들기 위해 열심히 하다 보면 그들의 세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보통의 경우 우장훈 같은 사람의 경우 그런 보수 세력을 질타하고 비난하며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경찰 생활에서 권력, 즉 기득권의 영향력을 맛 본 그는 오히려 기를 쓰고 그들의 세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것이죠.

 

앞서 제가 진보가 보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인 것입니다.

 

그런 그가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미래 자동차와 장필우 간의 불법 비자금 내역을 밝히는 것입니다.

 

재벌과 정치권이 얽혀있는 비리를 수사하고 밝혀내서 세간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면 주류에 편입하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그런 노력은 오 회장과 이강희의 연합 작전으로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합니다.

 

 

 

 이강희와는 형∙동생 하는 사이고 오 회장의 똘마니 역할을 하는 조폭 두목 안상구 (이병헌)가 먼저 비자금 관련 파일을 가로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장필우와 학교 선후배 관계인 검사장 때문에 해당 사건에서 배제될 뿐 아니라 조직에서도 배제될 위기에 처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안상구는 그 파일을 믿었던 형님인 이강희에게 전달하지만 가재는 게 편이라고 이강희는 오히려 오 회장과 장필우를 위해, 그리고 미래의 총리가 될 자신을 위해 그 파일을 없고 안상구가 오른팔을 잃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우장훈도 안상구도 잘못 건드린 것입니다.철옹성 같은 보수들의 연대를 잘못 건드린 것이죠.

 

 

 

 이후 그들의 복수가 시작됩니다.

 

이강희에게 넘겼던 비자금 파일의 복사본을 갖고 있던 안상구를 끝임 없이 설득한 우장훈은 기자 회견까지 열어가며 비리를 밝힙니다. 철옹성 같던 보수의 연대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간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 이강희의 역할이 빛을 발합니다. 바로 자신이 가진 최대의 무기인 언론의 힘을 발휘하여 비자금 폭로 사건의 주인공인 안상구 자체를 무력화시켜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강희가 검찰에서 우장훈에게 조사를 받을 때 이런 말을 합니다. 

 

 

 

“어떠어떠하다고 보기 힘들다,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할 때도 그렇고, 언론에서 기사 작성할 때도 자주 쓰곤 하죠.  그런데 이게 다 보카시 장난2이라는 거 알아요?  의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고의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연관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청탁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근데 이게 안상구 같은 깡패한테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는 매우 보여진다라고도 쓸 수 있죠.  같은 말이라도 누구는 어떠어떠하다고 보기 힘든데 누구는 어떠어떠하다고 매우 보여진다는 겁니다.

 

 말은 권력이고 힘이야. 어떤 미친 놈이 깡패가 한 말을 믿겠나?”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자 대사인 이강희의 이 얘기는 언론이 왜 보수의 중요한 요소인지, 그리고 보수 세력들이 언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입니다. 잠시 여기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프레임 이론이라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어떤 프레임 (틀)을 만들어 그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도록 한다는 이론인데요, 우리가 어떤 언어를 들었을 때 우리 두뇌에서는 그 언어와 결부된 프레임이 작동합니다.

 

우리 두뇌는 모든 사실이 아니라 프레임에 맞는 사실만을 받아들이기 때문인데요, 쉽게 예를 들면 빈 밥그릇을 앞에 두고 밥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밥을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프레임 이론은 ‘언어와 사고가 상호 작용한다는 언어 상대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안상구는 깡패입니다.

 

그런 깡패에게 언론이 ‘어떠어떠하다고 매우 보여진다’라고 하는 순간 기존의 깡패가 주는 인식과 언론사의 문구가 더해지며 해당 프레임이 작동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언론사가 의도한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결국 언론사가 제공하는 프레임 (틀)에 맞춰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목적을 위해 이강희는 자신의 신문사를 통해 과거 안상구가 반대파 폭력조직원을 청부 살해했으며 과거 안상구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소속 여가수의 자살이 안상구의 잦은 성폭행 때문이었다는 뉴스 기사를 내보냅니다.

 

즉 깡패 안상구의 말을 사람들이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죠.

 

그래서펜이 칼보다 무섭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중들의 인식과 사고방식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이정명 씨가 [별을 스치는 바람]에서 ‘한 글자, 한 칸의 띄어쓰기, 하나의 구두점, 한 줄의 행갈이로 살인자가 희생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며 떠난 사람이 돌아오고 쫓는 자가 쫓기게 된다.’라고 한 이유도 바로 그래서입니다.

 

벼랑 끝에선 안상구와 우장훈은 마지막으로 ‘영화 한 편’을 찍기로 합니다. 원래부터 기득권의 세력에 들어가고 싶었던 우장훈이 연기를 통해 그들만의 세계에 들어가 오 회장-장필우-이강희의 성매매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유포하면서 그들만의 연대를, 사람들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던 그들만의 세상을 폭로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나랑 영화 한 편 찍자’,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자’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긴 이 영화는 이처럼 보수란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정확하게 표현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보수의 경우 상당히 독특한 것이 그들 중 대부분이 가진 권력과 부가 민주주의와 자유체제인 대한민국에서 쌓은 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 시절민족을 배신하고 일본에 결탁해서 쌓아 올린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때 쌓은 권력과 부를 자자손손 물려주며 그 후손들은 떵떵거리고 살고 독립운동 후손가들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폐지를 주우며 힘겹게 살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에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유명한 남이섬이 대표적인 민족 반역자인 민영휘의 후손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늘 공산주의를 얘기합니다.

 

자신들과 반대편에 서 있는, 그러니까 진보 세력들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공산주의라’고 몰아붙이며 빨갱이라고 하면서 언론을 동원해 인식의 프레임을 만드는데, 이것은 정말로 무식한 얘기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전체주의고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반대말입니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는  ‘국가의 운영 시스템’ 또는 국가의 통치 이념’을 의미하는 사상 중 하나이고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는 ‘경제 시스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 민주주의’라는 말이 가능한 것이고 실제로 많은 북유럽 국가들이 ‘사회 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회 민주주의란 ‘사회주의+민주주의’라는 뜻으로 국가의 운영은 민주주의로 하되 경제 시스템은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죠. 만약 민주주의의 반대말 중 하나가 사회주의라면 ‘사회 민주주의’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하지만 민주주의의 반대는 공산주의가 아닌 전체주의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전체주의는 개인보다는 민족과 국가와 같은 전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나 행복을 억압하는 사상을 의미합니다.

 

자세한 전체주의에 대해서는 ‘고전명작 다시보기 (39):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Enemy of the State)-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개인 도청 (클릭)’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혹 민주주의의 반대가 독재주의라고 하는 분들이나 인문학 스타가 있는데 엄밀하게 얘기하면 전체주의가 맞습니다.

 

독재주의 혹은 독재 정치는 전체주의가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지면서 나타나는 모습이자 부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주의는 독재의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따라서 대한민국의 가짜 보수들이 진보를 폄하하려고 한다면 ‘전체주의자’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이걸 모르니 그저 해방 이후부터 해 온 대로 무식하게 ‘공산주의자’로 여론 몰이를 하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다른 영화에서 다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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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립국어원 [본문으로]
  2. 경계를 흐리게 하는 것. 언론에서는 사람들의 인식을 흐리도록 하는 말장난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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