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홍콩 여행 중 하루 시간을 내서 마카오에 다녀왔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였음은 마카오에 도착하자마자 깨달았다. 마카오가 아무리 작다고 해도 제대로 둘러 보려면 최소한 2박 3일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하루를 마카오가 아닌 홍콩에서 보냈다면 최소한 란타우 섬이나 구룡반도 북부 (신계지역)를 여행하며좀 더 홍콩에 충실했을텐데 많은 사람들이 마카오는 작다고 한 것을 믿은 것이 실수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카오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최소 2박 3일은 필요하다.
자 그렇다면 홍콩에서 마카오를 어떻게 가느냐.구룡반도에서 가는 법과 홍콩섬에서 가는 법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구룡반도에서 갔기 때문에 홍콩섬에서 가는 방법은 자세히는 모르니 이해 바란다.
** 홍콩에서 마카오 가는 법 **
1) 홍콩섬에서 가는 법: 홍콩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간다. MTR 셩완역 D 출구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순탁센터 3층으로 가면 된다.
2) 구룡반도에서 가는 법: 차이나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간다.
너무 간단하쥬? 그래서 내가 경험한 구룡반도에서 가는 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할까 한다.
▶ 직장인을 위한 3일만에 홍콩 뽀개기(4): 구룡반도 (2)-침사추이 (2)
그래도 잘 모르겠는 사람은 침사추이역 A1출구로 나와 하이퐁 거리 (Haiphong Road)를 따라 쭉 걷는다.
그러니까 구룡 모스크를 오른쪽에 두고 한참을 걷는다. 그렇게 쭉 걷다 보면 명품 가게들이 즐비한 캔톤로드를 만나게 되는데 길을 건너서 우회전하던지 우회전해서 길을 건너든지 해서 다시 쭉 가면 된다.
홍콩은 영국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층수 개념이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식과 다르다.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1층이 여기서는 Ground Floor (엘리베이터에 G라고 표시)라고 하고우리 개념의 2층부터가 여기서는 1층이니 헷갈리지 말자.
아무튼 건물 내로 들어왔으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우리 개념의 2층)으로 가면 여러 카운터가 보이는데 여기서도 헷갈리니 조심해야 한다.
여기서 본섬행 표를 사는데 '마카오 씨티 페리 터미널'이라고 하면 된다. 이 곳에서 다음 날 표를 예약했다. 잊지말자. 파란색 모니터가 있는 곳은 타이파행 표 구매, 빨간색 간판이 있는 곳은 본섬행 표 미리 예매.
예매할 때 주의할 점은 한 번 예매하면 시간과 날짜를 바꿀 수 없다. 그냥 그 날짜, 그 시간에 배를 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날 표를 예매했다.
매표소 근처엔 사설로 운영하는 카운터들이 있어서 호객 행위도 하는데 가격이 10불정도 싼 듯하니 이용해 볼만할 듯 하다.다만 예약은 안 되고 당일 표만 살 수 있다고 한다.
구룡에서 마카오는 164불 (약 25,400원), 마카오에서 구룡으로 다시 오는 곳 건 166불 (약 25,700원)로 2불이 더 비싸다.
숫자와 알파벳이 써 있는 스티커는 좌석 번호로 표를 구매할 때 붙여주는 것이 아니라 배를 타러 게이트까지 가면 그 앞에서 붙여 준다.
마카오 숙소를 잡지 못해서 배를 타고 가면서 급하게 숙소를 잡았는데 호텔스 컴바인 통해서 리비에라 (Riviera)호텔 트윈룸을 불과 6만원대에 잡을 수 있었다.
마카오 페리터미널을 빠져나와 길을 건너편 많은 호텔들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승강장을 볼 수 있다.
유명한 대부분의 호텔들이 페리 터미널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는데, 승강장에 각 호텔들의 이름이 적힌 안내판이 있으니그것을 보고 버스를 기다렸다 타면 된다.
그런데, 이거 좀 이상하다. 내가 예약한 리비에라 호텔 승강장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승강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리비에라 (Riviera) 호텔의 영문 이름과 한자 이름을 보여줘도 모른다!
대략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이리 왔다 저리 갔다 반복하길 수 차례하니 흘러 내리는 땀에 짜증지수가 엄청 올라오던 찰라...
어느 셔틀 버스 기사에게 물어 보니 친절하게 빨간색 미니 버스를 기다렸다 타면 된다고 알려준다.거기에 셔틀버스 시간까지 확인해 주는데 12시 반이나 되야 온다고 한다.그 셔틀 버스 기사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렇게 기다리길 40 분쯤 됐을까, 그러니까 마카오에 도착한지 1시간쯤 지났을 때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 버스가 등장했다.
위 사진을 보면 리비에라 호텔 외에 세 개 호텔의 이름이 더 있는데 같은 회사 호텔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리비에라 호텔 전용이 아닌 이 호텔을 다 들르는 셔틀 버스가 리비에라 호텔이 종점이자 기점이다. 간신히, 정말 간신히 버스를 타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에 불쾌지수를 지워 본다.
리비에라 호텔의 셔틀 버스는 오전과 밤에는 페리 터미널에서 한 시간 단위로 있는데, 11시에 도착해서 터미널을 빠져나와 화장실 한 번 들르고 승강장에서 헤맨사이 11시 30분 버스는 출발했던 것이다.
이제 알았으니 다음부터는 절대 안 헤매리라.
호텔이 짐을 풀자마자 여행에 나섰다.
이번 마카오 방문은 시간이 짧기 때문에 관광지 보다는 우리 영화 [도둑들] 촬영지에 집중했다. 그거 하나라도 제대로 보고 가면 다행이다 싶었던 것이 짐을 풀고 호텔을 나선 시간이 벌써 오후 2시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다음 날 10시 배로 홍콩으로 돌아가야 했다.
가장 먼저 가 볼 곳은 [도둑들] 포스터를 찍었다는 펠리시다데 (Felicidade) 거리. 마카오까지 와서 그곳을 보고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이 거리!
이 포스터 외에도 주인공들이 영화에서 묵었던 산바 호텔도 이 거리에 있고, 몇 몇 장면들이 이 거리에서 촬영했다고 하니 꼭 가봐야 했다.
이 거리를 가기 위해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Beverly Plaza에 내려 New Lisboa 호텔을 먼저 찾았다.(리스 보아는 구관과 신관이 있다) 마카오 시내에서 New Lisboa 호텔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바로 아래 사진처럼 어디서나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New Lisboa는 그랜드 리스보아 (Grand Lisboa)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New Lisboa 호텔을 끼고 우회전, 그러니까 오른쪽에 두고 한참을 걸어가면 아래 사진과 같은 광장이 나온다. 그리고 이 곳은 영화 [도둑들]에도 나오는데, 아무래도 홍콩의 랜드마크다 보니 빠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펠리시다데 거리는 세나도 광장을 지나야 갈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가 세나도 광장이란다.그러니까 이 주변이 유적지가 엄청 많고, 카메라에 담긴 건물들도 유적일지도 모를 일이다.확실히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 말이 실감이 났다.
그럼 이제 펠리시다데 (Felicidade) 거리를 찾아 나설 차례다. 세나도 광장 분수를 등지고 길을 건너 오른 쪽에 작은 골목이 있는데 그 길로 쭉 올라가면 된다.
마카오는 홍콩과 달리 포르투칼 지배를 받아서인지 영어가 아닌 포르투칼어가 표지판에 써 있다. 이 표지판을 봤으면 왼쪽으로 3분쯤 언덕을 따라 쭉 올라가자.
포스터 말고도 이렇게 [도둑들]은 펠리시다데 거리에서 촬영을 했다. 영화의 감동이 성큼 다가오는 거리의 모습.
이제는 [도둑들]의 또 다른 촬영지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Church of St. Farancis Xivier)로 가 볼 차례다.
펠리시다데 (Felicidade) 거리가 본섬에 있다면 이 곳은 남섬, 그러니까 타이파가 있는 곳에서도 남쪽인 콜로안에 있다. 자 그렇다면 이 곳을 어떻게 가는 것일까?
*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Church of St. Farancis Xivier) 가는 법 *
1) 세나도 광장에서 26A를 탄다 (분수 있는 쪽에서 길 건너지 말고)
2) New Lisboa 호텔 뒤 버스 정류장에서 25번 버스를 탄다
3) 어느 버스를 타던지 Vila de Coloane-1에서 내린다. 잘 모르겠으면 무조건 Coloane 단어가 들어간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어차피 콜로안 빌리지니까.
참고로 마카오의 버스는 안내 방송이 광동어-푸르투칼어-북경어-영어의 순으로 모든 정류장마다 나온다. 문제는 안내 방송 음질이 깨끗하지 못해 쉽게 알아들을 수 없다는 점인데, 그래서 운전사 뒤쪽에 있는 안내 전광판을 주시해야 한다.
모든 정류장마다 표시되니까. 전광판에 Coloane이라는 단어가 뜨면 바로 벨을 누르고 뒷문으로 내리면 된다 (앞문으로 내리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25번 버스를 탈 것을 권하는데 26A버스는 안내 전광판이 고장나서 오로지 방송에만 의지해야 했기 때문이다.물론 모든 26A버스의 안내 전광판이 고장나지야 않았겠지만 그래도 25번은 탈 때마다 문제없었다.
시내로 돌아갈 때는 Lisboa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에서 내려 뒤로 돌아 30미터만 오면 이런 로터리 (영어로는 라운드바웃)가 보이는데 여기서 6시 방향으로 직진하자. 그러면 오른 쪽에 세계 3개 에그타르트 집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 (Lord Stow's Bakery)가 보이는데 간판이 크게 있질 않아서 무심하게 가면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말자. 이 한적한 동네에서 사람이 그 정도로 많은 가게는 여기 밖에 없으니까. 가게 사진을 찍은 줄 알았는데 안 찍은 모양이다. 아쉽네.
세계 3대 베이커리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 (Lord Stow's Bakery)를 지나 바닷가를 따라 걷는다.
내가 갔던 시간대가 오후 4시가 넘어서였는데 이 날 저녁 때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성당 앞에 커다란 식탁을 깔아 놨고 공연 준비도 한창이었다.
위 사진의 볶음밥은 내 인생 최악의 볶음밥이었다. 정말 맛은 더럽게 없는데 양은 또 엄청나게 많다. 이 식당의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면 '66666666'이다. 6을 8번 누르면 된다!
밥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걸어 다시 로터리로 나와서 버스를 타고는 [도둑들의 또 다른 촬영지 '시티 오브 드림 (City of Dream)'으로 향한다.
로터리 버스 정류장에서 25번이나 26A 버스 (올 때 타고 왔던 버스)를 타고 베네시안 (Venetian)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이 동네는 그냥 이런 건물 몇 개를 엮어서 시티 오브 드림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도둑들]에서 도박을 하던 바로 그 곳이다. 그리고 전지현이 밧줄에 의지해 벽을 타던 곳이 바로 이 크라운 호텔이다.
이 동네는 여전히 엄청난 공사가 진행 중인데 큰 규모의 호텔이 계속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곳이 [도둑들]에서 도박을 하던 바로 그 곳!!! 안에 들어갈 수 없었음이 안타까웠지만 밖에서나마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바로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자.
베니시안 호텔 1층 로비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상당수일 정도로 멋있다. 호텔 자체가 관광지.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오니 또 다시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이 곳 수퍼마켓에서 간단히 맥주와 아침에 먹을 라면 등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앞서 얘기했지만 호텔 위치가 한 번 들어오면 뭘 사러 나갈 수 있는 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첫 마카오 여행은 끝이 났다.
▶ 이전 편 보러 가기 (홍콩섬 남쪽- 섹오 비치,섹오 빌리지, 스탠리베이, 스탠리 마켓 ,스탠리플라자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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