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와 란콰이펑 일대를 다 둘러 보고 다시 센트럴로 향한다.
사실 소호나 란콰이펑 같은 곳이 나에게 중요하진 않다.어차피 먹자 골목으로 서양 음식과 바 (Bar)같은 곳, 혹은 쇼핑을 위한 곳이 몰려 있기 때문에그 분위기만 느낄 수 있으면 충분하다.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외국까지 가서 하면서 시간 낭비, 돈 낭비 하지말자.
이 것이 개인적인 철칙이다.
다시 간 센트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왕후상 광장이다.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바로 이 곳 어디엔가 주윤발 형님이 담배를 꼬나물던 그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도심 속 작은 공원 같은 곳인데 19세기 말에 조성되었으며 원래는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도 있었으나 현재는 사진의 토머스 잭슨 경 동상만 있다.
이 날이 무슨 공휴일이었는지 필리핀으로 추정되는 동남아 여자들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센트럴과 이 광장으로 모여 들었다.
위 사진의 선물은 뭐하는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래 전 건축물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 고풍스럽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홍콩에 첫 날 도착했을 때도 느낀 점인데 홍콩은 휴일이면 이렇게 동남아 여성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와 거리를 채운다.
심지어는 인도나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로 같은 곳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자기도 하고, 싸 온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어느 부잣집에서 일하는 가정부나 근처 어딘가에 있을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는 필리핀계 여성들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나라의 힘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라가 강한 힘을 가진 다는 것은 국민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 등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여기는 오래 전 영국 통치 시절에 영국에서 건너 온 누군가의 묘지라고 하는데 누군가의 묘지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바로 윤발이 형님이 담배를 태우던 곳이란게 더 중요하다!!!! 아, 이 가슴 떨림이여!
윤발이 형님과의 가슴 떨리는 조우를 뒤로하고 이번엔 천장지구의 촬영지로 향한다.바로 가스등이 있는 계단으로 유명한 '더들 스트리트'다.
* 더들 스트리트 가는 법 *
- 왕후상 광장의 잭슨 경 동상을 등지고 오른 쪽에 있는 대로가 있는데 그 길을 건넌다.
- 그 길을 건너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좁은 차도가 있는데 그 길고 20미터 쯤 가면 다시 대로를 만나는데 그 대로 이름이 퀸즈로드 센트럴이다.
- 다시 그 길을 건너서 언덕을 따라 올라가지 말고 (언덕을 올라가면 홍콩 공원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몇십미터만 가면 된다.
-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지나가는 중국인에게 '더들 스트리트'를 물어보면 웬만하면 다 안다.
더들 스트리트의 돌 계단은 약 140년 전에 건설됐고 계단을 밝히는 가스등은 그로부터 약 100년 뒤에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이 가스등은 홍콩섬에 남은 유일한 가스등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나에게는 영화 [천장지구]의 마지막 부분에 유덕화 형님이 칼 맞고 쓰러지는 장면에서의 뒷배경이란 게 더 중요했다!
그리고 천장지구의 마지막 장면들은, 당연한 얘기겠지만, 바로 더들 스트리트에서 촬영되었다. 이 가스등 계단은 [희극지왕]이라는 영화에서도 나왔다던데 그 영화는 보질 못했다.
하지만 덕화 형님과의 조우, [천장지구]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에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가슴 벅찼다!
오른쪽의 스타벅스 로고가 '스타벅스 컨셉 스토어'였는데 시간 관계상 들르지 못한 점이 쪼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덕화 형님의 감동이 있었으니!!
이제 [천장지구]의 또 다른 장면을 찾아 나선다. 바로 영화의 마지막에 혼자 남겨진 오천련이 덕화 형님을 찾으러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맨발로 차도를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바로 그 고가도로를 찾아 나섰다.
이 곳은 퀸즈로드 센트럴에서 더들 스트리트를 등지고 오른 쪽으로 쭈욱 가면 중국은행이 나오고 그 길 건너편에 리포 센터가 나오는데, 바로 이 두 건물을 잇는 육교에서 찍은 장면이다.
그리고 나도 그 육교에 서서 [천장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 고가도로가 바로 [천장지구]의 마지막을 장식한 오천련이 방황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고가도로 하나가 이처럼 아련할 수도 있다니, 그래서 스토리의 힘은 실로 엄청나다.
그리고 이번엔 [트랜스포머 4]와 [뉴 폴리스스토리]에 나온 홍콩 컨벤션센터를 찾아 나섰다.
컨벤션 센터는 너무나 커서 어차피 밖에서는 외관을 다 담을 수 없다고 판단, 높은 전망대에서 윗모습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센트럴 플라자 무료 전망대를 찾아갔다.
센트럴 플라자의 46층에 있는 스카이 로비는 무료로 개방되는 전망대로 밤에도 무료로 개방된다고 하니 한 번 가볼 만 할 듯 했다.
센트럴 플라자는 완차이역 A5출구로 나와서 육교인 듯 육교 아닌 육교 같은 긴 통로를 따라 쭉 가면 되는데지도를 보고는 더 가까워 보이는 C출구로 나가서 걸어갔다.
완차이 역 거주변 리의 모습은 보자마자 '오~'하는 소리가 입에서 흘러 나왔는데, 이 곳에도 구룡반도처럼 홍콩의 느낌을 물씬 주는 거리가 있을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의외성이 주는 힘은 스토리 텔링만큼 대단한 듯하다.
그렇게 힘들게 길을 몇 개나 건너고 돌아돌아 찾아간 센트럴 플라자.
그런데 아뿔싸!가는 날이 장 날이라더니 내가 간 날이 무슨 공휴일이라고 전망대 개방을 안 한단다. 이런 젠장!왜! 왜! 왜! 하필 그 날이 공휴일이냐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그래서 이번엔 코즈웨이 쪽으로 가기 위해 다시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코즈웨이 베이에서는 '눈 데이 건 (Noon Day Gun)'이라는 명소와 역시 [천장지구]의 한 장면을 찾아가 볼 수 있는데'눈 데이 건'은 가급적 정오, 그러니까 낮 12시에 맞춰서 가자.그러면 대포를 쏘는 모습을 생생하게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눈 데이 건' 찾아 가는 방법은 의외로 복잡한데 그 일대가 죄다 공사 중이라서 그렇다. 큰 도로를 건너야 '눈 데이 건'이 있는 항구 쪽으로 갈 수 있는데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길을 건널 수 있는 곳이 없다.
대포 쏘는 모습을 보려고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출발했건만 정오는 점점 더 다가오고 똥줄은 타들어간다 --; 그렇게 이리저리 몇 바퀴를 돌며 한참을 헤매다 어느 가게 점원에게 물어 보니 답을 알려주는데, 아뿔싸!
그 때 들리는 '콰광'하는 대포 쏘는 소리 ㅠㅠ기어코 대포 쏘는 모습을 놓치고야 말았다.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대포라도 보고 가야지.그래서 현재 '눈 데이 건'을 찾아가는 길을 상세히 할려줄 테니 잘 찾아가길 바란다.
위 사진은 무슨 호텔 같은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는 건데 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통로대로 쭉 가면 길 건너 항구 쪽으로 나올 수 있고 바로 '눈 데이 건'을 만날 수 있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해 놨을까?
이 방법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 주변의 공사들이 끝나면 육교가 설치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당분간은 이 방법대로 가야 한다.
눈 데이 건은 매일 낮 12시면 대포 한 발을 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아주 오래 전부터 해온 일종의 의식이라고 한다. 무엇 때문에 하는지 어디서 들었는데 기억을 못하겠다. 젠장 --;
'눈 데이 건'을 보고 이번엔 타임 스퀘어를 찾아간다.
타임 스퀘어는 지하철 코즈웨이베이 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A출구 쪽으로 나가면 된다.이 타임스퀘어 광장은 [툼레이더 2]가 촬영된 장소라고 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건물 내부도 촬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날 타임 스퀘어에서는 무슨 행사를 하던데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조형물 몇 개 만들어 놓고 기념 촬영 같은 걸 하더라. 타임 스퀘어를 비롯한 이 동네도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이제 이 곳에서 [천장지구]의 또 다른 촬영지를 찾아가 본다. 바로 덕화 형님과 오천련이 둘 만의 결혼식을 올린 성당! 길을 알려줄테니 잘 따라오기 바란다. 그러고 보니 난 참 친절한 아저씨!! 고맙지 않습니까?^^
진행 방향으로 오른 쪽이 그 유명하다는 경마장인 해피 밸리 경마장인데 내가 간 날에는 경기도 없었던 듯 하고 또 공사 중이었다.
홍콩은 정말 서울만큼 엄청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제 홍콩섬 북쭉의 꽃이자 홍콩 야경의 꽃인 빅토리아 피크로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의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아 가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안 좋은 기억만 남아 있다.정말 짜증에 왕짜증이 났다.
트램을 타기위해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긴 기다림 끝에 난 트램은 3분이면 끝. 빅토리아 피크에 도착해서도 야경을 보기 위해 스카이 테라스로 몇 증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올라갔는데어마어마한 인파 때문에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야경을 즐기기 위해 빅토리아 피크를 갈 많은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겠다.
① 가급적 피크 트램을 타지 말고 버스를 타고 가라. 피크 트램은 기다리는 시간만 1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은 센트럴 페리 터미널 Pier 5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지도를 보면 페리 터미널 역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고, 다른 버스를 타려면 홍콩 관광청에 물어 보자.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② '그래도 난 피크 트램을 탈 거야'하는 사람들은
1)티켓은 무조건 공항에서 사자
공항 출국장으로 나오면 A 15 카운터에서 왕복 HK$ 38에 살 수 있다. 스카이 테라스 입장권까지 포함하면 HK$ 78에 살 수 있다. 피크트램 매표소에서는 표 사는데만 또 엄청나게 기다려야 해서 무조건 공항에서 사는 게 덜 기다리는 방법이다.
2) 저녁 8시 넘어서 가자
내가 6시쯤 피크 트램 타러 갔는데 그 때는 사람이 오지게 많아서 1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8시 30분쯤 내려와서 보니 올라가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덜 기다려도 된다는 뜻이다.
무조건 8시 넘어서 피크트램을 타자. 6시에 가나 8시에 가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단 피크 트램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엄청 차이가 난다.
③ 스카이 테라스는 가지 말자.
가 봐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시간이 지나도 비키지 않아서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도,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도 없다. 그냥 사람에 치이는 기분만 들 뿐이다.
빅토리아 피크 정상에서 두 층 정도를 올라가면 버거킹인가 하는 간판 쪽으로 건물 바깥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데 여기서도 야경을 마음 껏 감상할 수 있다. 사람도 거의 없어서 완전 좋다!
그것도 싫다면 아예 건물 밖으로 나가서 루가드 로드를 따라 조금만 걷자. 충분히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피크트램을 타기 위해서는 센트럴 역 J2출구로 나와서 작은 공원 같은 것을 갈로 지른 후 길을 건너 언덕을 오르면 된다.
숨이 턱에 찰 때쯤까지 오르면 짜잔! 하고 위 사진 같은 곳이 나타날 것이다. 여기서부터 피크트램 탈 때까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1시간 정도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내려 올 때는 40분만 기다렸는데도 다리가 뿌러지는 줄 알았다 --;
위 사진은 빅토리아 피크에서 내려와 지하철을 타러 가기 직전, 아쉬워서 찍은 IFC몰 2의 야경이다. 등에 맨 가방에 든 카메라를 꺼내기도 힘들어서 그냥 핸드폰으로 찍었다.
[툼레이더 2]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이 날아 내려오는 장면으로 유명해진 곳. 홍콩은 홍콩 영화 뿐 아니라 헐리우드에서도 영화 촬영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지난 편 보러 가기 (홍콩섬 북쪽(1)-센트럴,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란콰이펑,소호, 타이청 베이커리, 중경삼림 촬영지)
▶다음 편 보러 가기 (홍콩섬 남쪽- 섹오 비치,섹오 빌리지,스탠리베이,스탠리 마켓,스탠리플라자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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