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The Men Who Stare at Goats’.
염소를 응시한 남자들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 난해한 제목의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 클루니,
이완 맥그리거, 케빈 스페이시 같은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 대체 어떤 영화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딱 두 가지는 불로장생과 초능력이 아닐까 한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몸에 좋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찾아가서
먹고 마는 것은 아주 오래 전 진시황도 그랬다니까 사실 새삼스러울 건 없다.
하지만 초능력, 즉 능력을 초월하는 무언가는 얘기가 좀 다를 듯 하다.
우선 초능력은 그 종류가 무수히 많다. 투명인간이 된다든지, 투시를 한다든지, 텔레파시를 주고
받는다든지, 상대방을 움직인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엄청난 괴력으로 주변 모든 것을 제압한다든지.
그리고 그러한 능력은 아마도 수퍼맨의 등장과 마블 코믹스에서 나온 다량의 수퍼 영웅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그 역사가 불로장생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훨씬 일천하다고 할 수 있겠다.
뭐 어찌됐든.
사실 이 영화 ‘초 민망한 능력자들’의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민망한’은 아주 작게 삽입되어 있는데,
이 것이 어쩌면 영화 전체의 내용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라는 것을 영화를 다 본 후에 깨달았다.
그렇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초능력자’를 다룬 영화이며 그 초능력이란 것이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엄청난 것이 아닌
아주 미미한 수준의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우울한 점이다. 내가 ‘우울한’이라고 표현한 점은 말 그대로
이 영화가 그만큼 재미가 없다는 말이며, 어떤 분은 ‘미국식 코메디에 만족했다’고도 했는데
미국식 코메디에 익숙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아마 세 번쯤은 잠들 뻔 했을 정도로 재미가 없다는 말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애인에게 버림 받고 뭐 하나 되는 일도 없이 인생역전 기회만을 애타게 찾고 있던 기자 밥 윌튼(이완 맥그리거)은
어느 날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린 캐서디(조지 클루니)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미 육군 비밀부대의 일원이며 자신들은 적의 생각 읽기, 벽 통과하기,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염소를 죽일 수 있는 초능력자들 이라는 것! 황당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밥은
어차피 인생 한방,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란 심정으로 그의 비밀임무에 동행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특종을 취재해 보기로 결심하는데……
(출처: 다음 영화)
그런데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단 한 마디의 교훈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기엔 출연진들의 출연료만도 엄청날 것 같아 그건 아닌 듯하고.
원작 소설에 기반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그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기엔 집안이
원래부터 만석꾼이 아니면 수익을 보장하기 힘든 영화라 그것도 아닌 듯 한데. 도대체 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가 몹시 궁금해진다.
그래서 전문가의 평을 살펴보니 (물론 전문가의 기준은 나도 잘 모른다) 별 3개에 6.2점이다.
이 정도면 잘 준건지 안 준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별 4개는 못 받았으니 잘 준건 아니 것 같아
나만 이 영화를 재미없게 본 건 아닌 듯하다.
그렇다. 영화도 돈 내고 보는 건데 잘 골라야 한다.
괜히 돈 아깝다고 후회하지 말고.
Leggie...
'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미웨이: 스포일러 따위는 개나 줘버려! (0) | 2012.01.22 |
---|---|
영화 vs 영화 (1) : 'Beyond a reasonable doubt' vs 'Social Network' (0) | 2012.01.16 |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겉과 속이 다른 신 계급주의 (0) | 2011.07.18 |
영화속 첫사랑을 만나다-러브 어페어 (0) | 2011.05.21 |
조금은 다른 수퍼 영웅 이야기-인크레더블 헐크 (0) | 2011.05.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