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흥분 증후군이라고 있다.
재미있는 이름의 이 병은 의외로 복잡한 현상을 가진,
쉽게 말하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대략 어떤 병인지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병인데,
아무튼 이름처럼 쉬운 병은 아닌 듯 하다.
유명 작곡가가 이 병으로 군 면제를 받아서 많이 알려진 병이다.
사람들이 흥분을 하게 되는 데는 대략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대부분이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거나
성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흥분하거나
뭐 크게는 이 두 가지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텐데-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이 꽤 오래 전 인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생각 버리기’라는 책이 인기를 얻고 있는 걸 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화를 다스리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이 ‘화’를 정말 잘 다스리지 못해서 나타난 수퍼 영웅이 있으니
바로 ‘헐크’가 그 주인공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TV드라마로 우리 나라에서도 방영했던 헐크는
스파이더맨, 액스맨, 토르, 아이언맨 등 수퍼 영웅들로 유명한 ‘스탠 리’라는
만화가에 의해 탄생했다.
다시 말하면 위에 열거한 수 많은 영웅들이 모두 단 한 사람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원래 헐크는 녹색이 아닌 회색이었는데 첫 인쇄를 하는 순간 인쇄기가 고장나서
회색을 인쇄할 수 없었고, 차선으로 선택한 색이 초록색이었다니
어쩌면 우리는 회색의 밋밋한 헐크를 보고 있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탄생한 헐크는
21세기에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영화로 재 탄생되는데 꽤 재미있다.
우리의 인식 속에 그려진 수퍼 영웅들에 관한 영화에는
원래부터 나쁜 놈인, 그러니까 근본부터가 악당인 놈들이 등장하여
영웅을 당연히 영웅시하게 만들어 버리는 반면에
‘인크레더블 헐크’에는 원래부터 나쁜 놈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 악당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그런 내용이 아니어서
헐크를 한 없이 영웅으로만 묘사하기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헐크’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주인공과 ‘헐크’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주인공간의
싸움과 이야기 전개가 꽤 탄탄하게 엮여 있는,
오랜만에 보는 괜찮은 액션 영화, 영웅 영화였던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스크린으로 본 것은 아닐지라도.
나도 흥분하면 헐크처럼 변해서 나쁜 놈들을 물리치고 싶다는 생각을
이 나이에도 이따금씩 하면서
다음에는 어떤 영웅이 또 등장할까 조금은 궁금해 해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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