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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이노센트 맨-논픽션이 주는 독특함

by Robin-Kim 2010.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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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을 시작으로 재연 프로그램인 경찰청 사람들, 그리고 영화 투캅스에서 보아 왔듯이 대한민국 경찰 수사에서 흔히 말하는 과학 수사는 언제나 요원하다. 그렇다면 검찰 수사는 무엇이 좀 다를까. 최근 일파만파 퍼진 이른바 '섹검'사건으로 검찰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로비와 상납으로 점철된 그들만의 문화에서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긴 힘들다고 보는 것이 무방할 것이다. 얻어 먹었으면 그만큼 토해 내야 하니까.

 

그런데 난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다. 원래 공산국가인 중국이나 쿠바 등을 제외하면 워낙 후진적인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상류층'을 점거하고 있는 대한민국만 그런 줄 알았더니 미국도 어쩔 수 없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답답함.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답답함이었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봐도 충분히 반론을 제기할 수 있었음에도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피고의 상황이 아직까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내용 구성도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어딘가 어설프고 건너 뛰는 느낌도 난다.

무엇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원래 외국 이름에 약한데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하다 보니 이 사람과 저 사람이 헷갈린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전체적으로 존 그리샴 답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논픽션'이었다. 즉 지어낸 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담았다는 것이다.

 

작가 스스로 얘기했듯이 5,000 페이지가 훨씬 넘는 방대한 양을 읽을 만한 수준의 양으로 줄이려니 여러 가지 곤란한 점이 많았을 듯싶다. 그리고 그 속에 펼쳐진 참으로 보기 드문-책을 읽어보니 미국에서 그런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고 하니 수사 과정이 CSI 90% 이상은 허구라는 말이 맞는 듯 하다-사건이 펼쳐진다. 사실 사건 자체는 보기 드물지 않는데, 그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 보기 드물었다.

흡사 서두에서 얘기했던 우리 나라 검찰과 경찰이 '용의자'를 다루는 모습과 너무나 닮았고, 죄 없는 사람을 살인범으로 만들어 사형을 구형시키는 것까지, 우리기 익히 알고 있었던 미국 경찰과 검찰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일이 펼쳐진다.

 

12. 내 삶에서 12년이란 시간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것도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20대 후반의 젊은이가 40세의 중년이 되어버릴 수 있는 시간. 초등학교 1학년이 대학생이 될 수 있는 그런 길이의 시간.

그러니까 이를 테면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것을 알려준다.

내 인생에서의 12년을 지키려면, 아니 그보다 더 값어치 있는 내 삶을 지키려면 미국 경찰과 검찰을 믿지 마라. 그들은 과학 수사도 하지 않고, 특정 사건을 빨리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공로도 높이기 위해 용의자를 무자비하게 몰아 세운다. 협박과 공갈이라는 '엄청난' 방법을 앞세워. 그러니까 우리는 미국에 가서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 법을 이용하는, 법을 활용하는 사람은 항상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들이 공정하지 못하면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떵떵거리며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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