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검색하면 ‘가수’ 타이틀과 함께 음반이 먼저 검색되는 사람.
순수 국내 왼손 투수로는 유일무이하게 한 시즌 20승이라는 대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
뷰티 샾을 운영하며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한 쪽 어깨에는 기타를 매고 자유롭게 살았던 사람.
무언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런 모두를 갖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LG 트윈스의 영원한 47번, 이상훈 투수.
1971년생인 현 MBC 스포츠플러스의 이상훈 해설 위원은 1992년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당시 성균관대를 상대로 14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여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이듬해 2억원에 가까운 1억8,800만원을 받고 LG에 입단하면서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하지요.
데뷔 첫 해 9승9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인 1994년 18승 8패 평균 자책점 2.47, 1995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이라는 실로 ‘엄청난’ 기록을 거두면서 명실상부한 LG의 에이스이자 대한민국의 에이스로 자리잡게 됩니다.
1994년 18승을 거둘 당시에는 서용빈-유지현-김재현이라는 트로이카와 함께 LG트윈스의 우승을 일구어내며 2년차 징크스를 완전히 날려버리게 되지요.
그리고 이 우승은 그가 프로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최초이자 마지막 우승이 됩니다.
특히 1995년에 그가 기록한 20승은 아직까지 LG트윈스에서 깨지지 않는 기록이며, 순수 국내 왼손 투수로써도 깨어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1996년부터 불펜으로 전환하며 마무리 임무를 맡게 되는데, 그 이유가 ‘손가락 혈행 장애’라는 병인데요. 공을 오래 던지면 피가 통하지 않는 좀 희귀한 병입니다.
그 때문인지 불펜으로 전환한 첫 해에는 41경기 출장, 3승 3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54라는 이상훈이라는 이름 값이 비하면 평범한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97년 철치부심한 이상훈은 10승 6패 37세이브 평균 자책점 2.11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또 한 번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어 냅니다.
선발 출장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으면서 10승과 37세이브를 거두고, 평균 자책점까지 1점대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 ‘역시 에이스’ 이상훈의 화려한 복귀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 이듬해가 문제였습니다. 사실 이 때부터 이상훈이라는 선수가 ‘기인’이라고 인식되기 시작하는 때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무조건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하면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포스팅 시스템에 의한 헐값 논란으로 일본으로 우회, 당시 선동렬과 이종범이 뛰고 있던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하게 됩니다.
여기서 메이저리그의 포스팅 시스템에 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포스팅 시스템이란 소속구단의 승인하에 FA자격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이적할 수 있는 제도로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아직 FA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선수의 해외로의 이적에 대한 희망을 구단측이 인정한 경우, 구단은 우선 자국 프로야구의 커미셔너를 통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 선수와 계약을 맺을 수 있음을 통지한다.
2.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각 구단에 상기 내용을 알린다.
3.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로부터 통지된 날부터 40일 이내에 이 선수에게 흥미가 있는 구단들은 입찰액을 제시한다.
4. 계약을 맺기 원하는 구단이 다수일 경우는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교섭권을 가진다.
5.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은 선수의 의지와는 관련없이 교섭권을 획득한 구단과의 교섭을 거부할 수 있다.6. 교섭권을 획득한 메이저리그 구단과 그 선수가 소속된 구단과의 협상 끝에 이적이 확정된 경우에 입찰금은 그 선수의 보유권을 포기한 구단에게 대가로 전액 지불된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이상훈 선수의 입찰금이 문제였는데요, 아무리 프로 데뷔 5년만에 진출하는 것이긴해도 국내 최고의 투수, 20승 투수에게 입찰된 금액이 불과 약 30만달러였다는 것입니다.
본인이야 금액 상관없이 트라이 아웃을 통해서라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했지만 소속구단인 LG가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그래서 결국 이상훈 선수의 첫 번째 메이저리그 진출은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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