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그 중에서 진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그 중에서 사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가 나쁘다고 생각한 사람 혹은 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나관중이 삼국지를 지으면서 유비와 그의 일당 (촉나라 등)에게 유달리 관대했으며 그들을 중심으로 삼국지를 지어 나갔음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원나라 이후 한족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의 후손인 ‘유’씨 유비를 띄우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이제는 다 안다.
그렇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고, 승자의 의해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씌어진다.
패자는 처절할 정도로 나쁘게 묘사되고 극악무도한 사람이 되지만, 승자는 하늘이 내려주신 영웅이 된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조선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패륜적인 임금으로 기록 되어진 광해군, 민심을 혼란케 했던 무속 땡중 신돈, 스스로를 미륵이라 칭하여 왕이 되고자 시도했던 궁예. 과인 이런 것들이, 우리가 그들에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일까.
위 세 명의 공통적인 약점은 바로 ‘정통성’에 있다. 광해군은 장남도 적자도 아니며, 신돈 역시 고려 말기 공민왕의 오른팔이었으며-조선 입장에서 보면 고려를 망하게 한 장본인 중 한 명으로 포장하는 것이 좋은 일이니까- 궁예 역시 왕건과 한 때 대적하던 사이다 보니 그들 이후에 정권을 잡은 자들이 자기들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통성’과 결부시켜 그들을 깎아 내린 것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방법은 정통성이 없는 집단이 스스로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사용하는 방법임을 우리는 안다. 현대사에서만 봐도
(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권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난했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부유했고 찬란했던 시절인
임진왜란 당시와 그 이후 가진 자들에 맞서 복구 사업과 치세에 열정을 쏟았던 광해군의 모습과, 국왕의 정책 결정에 민심을 전달하고 사사로운 뜻은 굽히고 대의를 펼치기 위해 노력했던 신돈과, 서민 귀족 할 것 없이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궁예의 참 모습이 부각된 것이다.
(궁예가 스스로를 미륵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추후 왕건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설이 대세다)
그런 것 같다. 아무리 친일 매국노 집단인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몰아 붙이고 나쁘다고 해도
그래서 어쩌면 우리 나라 역사가들이 대거 물갈이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정권의 앞잡이로써 국사를 정리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정말 3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역사를 정리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광해군-신돈-궁예의 알려지지 않은 삶 속으로 한 번 녹아 들어 가보자. 겉으로 드러난 자들보다 더 진실된 그들의 역사의 현장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진심을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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