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vs 변호사
변호사 vs 판사
판사 vs 대기업
이들 중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집단은 누구일까?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이 돌아왔다. 이 책을 소개할 때 이 말 이외에 다른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펠리컨 브리프, 의뢰인, 레인 메이커, 가스실까지 연달아 읽었던 그의 소설은 변호사 출신이라는 그의 전직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한 소설들이었다. 읽는 재미를 주었다고 해야 할까, 법정 소설도 이 정도로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법 제도와는 다른 미국의 사법 제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 그의 최신작, 어필 (Appeal).
이 책은 그의 다른 소설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 변화가 있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 구성 자체가 전작들과는 약간 다르다.
전작들은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을 법정에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승소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 전개였다면 이번 작품은 이미 법정에서의 결정이 나온 상태에서 그 결정을 뒤집기 위한 정치적인 음모를 다뤘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찌 됐든 상관없다. 그의 책은 재미 있으니까.
사실 존 그리샴의 책이 인기를 얻게 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법정 스릴러가 인기를 얻기 어렵다는 특수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판사에 의한 단독 결정은 다양한 배심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과 배신 그리고 암투 등을 표현할 수 없고,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판사들의 결정은 결국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판사와 밀접할 수 밖에 없는 관계에 있는 검사라는 집단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버린 상황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제대로 된 법정 소설이 나올리가 만무하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 ‘공공의 적’ 씨리즈나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보여진 검찰이나 경찰의 모습이 실제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은 초등학생이 아니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자, 이제 진정한 법정 드라마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생각보다 허무한 결론이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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