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즐겨보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국내에서 해외여행을 간 듯한 사진을 찍는 임무를 수행했던 적이 있었다. 상당히 독특한 임무였는데 국내에서도 그처럼 외국에 간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곳이 많다는데 새삼 즐거웠다.
그 중에서도
사실 내 나이치고는 외국을 적게 다녔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의도적으로 중서부 유럽을 배제하고 해외 여행을 다녔는데, 딱히 여행을 가 볼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의 딱 그 한 장면으로 파리가 너무 가고 싶어졌다.
몇 년 전만 했어도 아마 그 자리에서 비행기 예약을 하고 파리로 떠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이야 이것저것 뒤처리를 생각할 게 많은 나이가 되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은 프랑스에서 영국 런던으로 이주한 두 명의 오래된 친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상사를 담아낸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런던도 그리고 파리도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든다. 물론 런던이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 일상사 속에 우정과 사랑과 그리고 싱글 대디 (적당한 우리 말을 찾기 어려웠다. 홀아비라고 하자니 조금 그렇고…)로써 겪게 되는 자녀 양육의 문제들이 마치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처럼 주인공들의 상징이 되는 아지트가 나오게 되는데 실제 이 곳이 존재하고 있다면 런던을 방문했을 때 ‘꼭 한 번 가보고 말리라’라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여운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런데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었나 보다. ‘마이프렌즈, 마이러브’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니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공통적인가 보다. 다만 걱정인 것은 대부분의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그렇듯이 이 영화도 원작이 주는 느낌을 얼마나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책 자체가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이 아니다 보니 무리 없이 소화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괜찮은 프랑스 책을 하나 읽었다는 뿌듯함에 만족하면서 이 책에 나온 문구 하나와 함께 책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우리는 모두 혼자야. 여기에서건 파리에서건, 아니 어디에서건 말이야.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뭐든 하지. 그래서 이사도 하고 어떻게든 고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거야. 그건 변하지 않아.
하루 일과가 끝나면 누구나 각자 집으로 돌아가지.
커플로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행운아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그들은 달랑 접시 하나에 담아먹던
저녁식사를 까맣게 잊고, 주말이면 반복되던 고통을, 전화벨이 울리기를 간절히 바라던 지루한
일요일을 다 잊어버려.
세계 어떤 나라의 도시에서건 수백만 명의 사랑이 다 똑같아. 단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라는 거지]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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