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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검은 꽃-지금의 우리는 미래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by Robin-Kim 200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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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하고, 복잡했다.

그렇다고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그런 감동적인 느낌이 아닌 무언가 또 다른 류의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우리 민족의 역사, 특히 슬픈 역사는 왜 이리 처절할 정도로 슬프고 가여운지.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심정은 착잡하고, 복잡하고 그리고 무거웠다.

 

도미(渡美)라는 말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고도 해서 한국 땅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이면에 깔린 진정한 의미는 가엾고 불쌍하다는 뜻이 있음을 우리는 안다. 말이 좋아 아메리칸 드림이지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밑바닥 생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과 등호의 의미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미국에서 유학을 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해방 이후 6·25 를 거치면서 우리의 생활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일수도 있겠지만 한 동안 우리에게 외국=미국이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반영되어 미국 교포와 그들의 삶, 그네들의 역사는 집중 조명을 받거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 외의 지역에 살고 있는 교포들의 역사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사실 누가 사할린과 중앙 아시아에 거주하는 우리 교포 민족에 관심이 있으며, 누가 아프리카나 남미, 동남 아시아에 거주하는 교포 민족에 관심이 있는가.

 

이 책의 의미는 아마 그런 것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역사라는 무대에서 조연도 아닌 엑스트라 정도로 취급 받는 우리 민족의 멕시코 이주기에 대해 집중 조명을 했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조정래 씨의 아리랑을 읽으면 우리 민족의 하와이 이주기가 자세히 나온다. 그 시절 그렇게 까지 하면서 이주할 수 밖에 없었던 내용을 읽으면서 많이 가슴이 아팠는데, 멕시코 이주 사()는 그것을 훨씬 뛰어 넘는 안타까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와이로 이주했던 교포들처럼 농장의 소작농 생활로부터 시작하여 흡사 체 게베라를 연상시키듯 살기 위해서 남의 나라 독립군으로 활동하기 까지 그들이 그 곳에서 정착하기까지의 영화 같은 삶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우리는 우리 민족을 따뜻이 감싸주지 못하는지. 아니 왜 우리는 항상 주연과 주류에만 얽매여 그것에 감동하고 그것만 감싸 안아 주며, 그것에만 열광하는지.

하와이와 미국만의 우리네 해외 이주 역사가 아닐진데 왜 우리는 그 곳에만 집착하는지.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바뀌었으면 좋겠다.

역사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 민족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주류와 비주류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좋던 싫던 우리 민족의 또 다른 라는 역사라는 점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그들도 현재의 우리들을 비춰볼 수 있는 또 다른 과거의 모습이 아닌가.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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