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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귀곡자, 대통령을 기소하다-책은 꼭 서점에 가서 보고 고르자

by Robin-Kim 200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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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지금은 당연하게 된 것 중의 하나. 바로 인터넷 쇼핑.

밖에 나가지 않고 방 안에 앉아서도 클릭 몇 번만을 통해 사고 싶은 물건을 사게 만드는 인터넷 쇼핑은 소비의 대중화와 과다 소비를 불러 일으켰고, 그에 따라 패션 산업에 있어서 Fast Fash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데 일조(一助)를 했다.

 

책과 관련해서는 인터넷 쇼핑이라는 것이 나오기 전엔 당연히 서점에 가서 책들을 훑어 본 후에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밖에 없었다. 서점 외에는 책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때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외에 각 지역 거점 별로 대형 서점이 꽤 많았으며 지금은 사라진 종로 서적이 종로의 메카로 자리 잡았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 때 서점에 가면-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베스트 셀러부터 신작 추천, 스테디 셀러까지 다양한 책들의 향연 속에서 정말 풍족한 마음과 함께 책을 고를 수 있었다. 여기저기 바닥에 주저 앉아 책을 읽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은 서점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 중의 하나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는 반드시 목차와 첫 장을 어느 정도 읽어보고 사는 것이 좋다. 난 여태까지 그렇게 해왔고, 그래서 서점을 통해 구입한 책들에 대해서는 마치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실패 했다는 자괴감 없이 만족해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손에 익숙해진 인터넷 쇼핑을 통해 책을 구매하게 된 순간부터-정확히 말하면 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검증을 통하지 않고 구매하기 시작한 순간부터-책에 대해 실패를 하기 시작했다.

 

감히 어떤 책을 실패라고 규정 지을 수 있겠냐만,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나에게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이 있다는 것을 감으로 알 수 있고, 책의 첫 장만 대충 훑어봐도 나한테 맞는 책인지 아닌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사게 되는 책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오로지 다른 사람의 추천, 베스트 셀러, 혹은 화려한 미사여구에 의해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고 구매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귀곡자: 귀신 같은 고수의 승리비결.

희대의 전략가 겸 처세술가라고 하는 귀곡자가 남긴,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 9가지 방법을 담았다는 책. 한 때 세상을 어지럽힐 책이라는 낙인이 찍혀 금서로 까지 지정될 만큼 현란한 처세술의 내용을 담았다고 포장한 이 책은 결국 자기 계발서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와의 차이라고 한다면 초한지, 삼국지 등 잘 알려진 중국 역사 속에서 사례를 찾아냈다는 점 정도랄까. 그 외에는 아무리 치장하고 또 치장한데도 뻔한 자기 계발서 혹은 처세술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 물론, 처세술이나 자기 계발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시작해야 할 경우 혹은 정치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감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대통령을 기소하다.

난 이 책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인줄 알았다. 미국 최고의 검사 출신인 저자가 부시 대통령을 모델로 미국 대통령을 살인죄로 법정에 세우는 드라마틱한 소설을 쓴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내용은 부시는 나쁜 놈인가 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자기 주장일 뿐이다.

 

사실 부시 대통령이 자기 욕심에 의해-혹은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 9·11 테러를 빙자해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확실치도 않은 테러 주범을 축이기 위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했다는 사실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다 안다. 부시가 현재 한국의 누구처럼 생각할 줄 모르고, 사리 사욕에 빠져 있으며, 그저 국정 최고 책임자라는 지위를 누리고만 싶어 하는 사람이란 것도 성인이라면 다 안다.

이 책의 저자는 부시 대통령을 실제 기소하지도 않았고, 법정에 세우지도 못했다. 아니 안 했는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아직 그런 역사적인 사실은 없었다.

이 책은 오로지 부시는 왜 나쁜 놈인가하는 것에 대한 증거들로 꽉 차 있을 뿐임에도, 책 제목부터 광고하는 내용까지 마지 저자와 부시가 법정에서 한 판 붙는 내용인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물론 부시가 왜 나쁜 놈인지 낱낱이 알고 싶다면, 하나하나의 증거 및 정황을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과대 과장 광고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산으로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그래서 책은 서점에 가서 골라야 한다.

최소한 첫 장이라도 읽어보고, 목차라도 읽어보고 고르기를 권한다. 그래야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하고서도 과연 읽을 만한 책인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자. 생각보다 책에 관련된 고수들이 주변에 많다.

바람 부는 날엔 압구정동으로 가지 말고, 서점으로 가자. 다양한 사람들의 냄새와 다양한 맛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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