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온통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로 둘러 쌓여 있다. 역경을 딛고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은 사람들이나, 가난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 최근에는 ‘여성’이라는 타이틀로 성공한 여성들에 대한 얘기까지 각종 언론 매체에 노출되면서 우리는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과연 그들은-언론에 의해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 사람들-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러한 결과를 손에 쥐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바로 ‘왜 사는가’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아를 형성하는 청소년기부터 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마치 그렇게 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강박관념을 심어주는 사회 속에서, 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상당히 철학적 질문. 바로 왜 사는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팀 삼미 수퍼스타즈.
삼미 수퍼스타즈는 프로야구 원년인 82년에 꼴찌를 했다가 이듬해인 83년엔 2위를 했고 다시 다음해인 84년에 꼴찌로 추락했다가 다른 기업에게 인수되는 파란 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는 추억 속의 팀이다.
삼미 수퍼스타즈의 광팬이었던 주인공은 이런 팀의 역사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추억 속의 팀, 즉 감정적이거나 감성적인 측면에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과정으로 해석을 하게 되는데 바로 프로 야구가 탄생하면서 등장한 ‘프로’란 단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 시켰는지, 그리고 앞에 살아가는 목적을 어떻게 상실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삼미 수퍼스타즈라는 팀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한다.
여기서 다 얘기하면 작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또 재미도 없으니 주인공이 ‘프로’란 단어에 대해 해석한 내용에 대해 간략히 적어보도록 한다.
- 이제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 허허, 이 친구 아마추어구만
- 맛에도 프로가 있습니다
- 이러고도 프로라고 말할 수 있나?
그렇다.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도입된 프로 스포츠인 프로 야구 이후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프로’가 되기 얼마나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는가. 아침 형 인간부터 저녁 형 인간까지, 남들은 저렇게 하는데 너도 어느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끊임없이 프로로써 강요 당하는 노력, 그리고 그런 노력으로 인해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이 책은 그걸 말해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은 2년 전쯤에 대 유행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소설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악마는...’이 요즘 세대들이-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라든지 교양과는 담을 쌓고 눈에 보이고 자극적인 것에만 너무도 쉽게 매달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잘 알고 있는 패션 브랜드를 도입해서 너무도 즉흥적이고 감각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고, 이 책은 다분히 문학적 성향을 띄고 있어 생각하게끔 하는 노력을 했다는 점이랄까.
사실 소위 칙 릿 (Chick-lit)류의 소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책을 다 읽고 나면 가슴 속에 남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사실 사람이 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저 내가 만족하고, 나 스스로 행복하면 그것이 정답이 아닐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그리고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비록 내 현실과 완벽히 일치 되지는 않더라도.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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