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무소유-불필요한 것으로부터의 자유로움

by Robin-Kim 2008. 4. 14.
728x90
반응형

 

몇 년 전 여름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옷이 땀으로 젖을 만큼의 뙤약볕이 쏟아지던 오후의 한 가운데.

버스 안에서 우연히 바라보게 된 한 순간의 바깥 풍경은 나로 하여금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한여름의 뜨거움을 등에 지고, 손수레를 이끌며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는 초로의 어르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 그래도 나는 편하게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질투와 내 삶의 초라함에 마음 한 구석에 스스로 만든 커다란 짐을 안고 살아가던 당시의 나를 빛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준 찰나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네 삶이 힘든 이유,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고통의 대부분이 스스로의 욕심으로부터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스스로 만들어낸 고뇌와 번민 속에 우리는 스스로를 가두고는 그 고뇌와 번민의 크기만큼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아닐는지.

 

가지지 않음으로써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 아니 꼭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만이 마음으로부터의 고통을 잊어버릴 수 있는 치유책임을 살아 있는 賢人 법정 스님은 말한다.

사실 스님들의 책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적은 과거에도 있었다.

석용산 스님의 여보게 저승 갈 때 무엇을 가지고 가나’, 티벳의 고승 탁닛한 스님의 ()’ 등의 책들이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었는데, 그것은 그만큼 우리네 삶이 각박하고 또 그 삶을 벗어나기 위한 고민과 번뇌들이 항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석용산 스님은 몇 년 전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었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스님들이라면-특히 주지 스님처럼 수행을 오래 하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그들만의 거창한 철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누구냐에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선문답 같은 철학 혹은 거창한 가치관 제시를 통해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스님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하지만 무소유라는 법정 스님의 잠언집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무조건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번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소박하게 전달하고 있다.

 

물론 우리보다 앞선 삶을 살았던 현인들의 모든 철학과 좋은 말씀을 무도 마음 속에 담아 실천하며 살아가기엔 요즘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또 그만큼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관대해진다면-법정 스님 말씀을 빌어 표현하면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아마 조금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 보았다.

 

Leggie...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