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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마카오 완전 정복/홍콩 여행 시즌 3

[홍콩여행 시즌 3] 3일차 (2). 양조위, 유덕화를 만나다!-삼수이포, 스페이스 오디오, 선향유엔 (정보, 가는법,가격), 무간도, 삼태자궁

by Robin-Kim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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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삼수이포에 온 최종 목적인 스페이스 오디오로 다시 향한다.

 

어제 왔다가 실패했지만, 12시부터 문을 연다고 하니 지금쯤 열었겠지.

 

다시 한번 압리우 스트리트의 시장 포장마차들 사이를 지나 스페이스 오디오 앞에 도착, 설레는 마음을 안고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 스페이스 오디오 위치 및 정보 보러 가기 (클릭)

 

내가 스페이스 오디오라는 오디오 가게를 보러 간 이유는 영화 [무간도]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손꼽는 이 장면은 양조위와 유덕화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우연히 만나 함께 음악을 들었던 그 장면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래 영상처럼.

 

출처: 유튜브

 

어.. 그런데 아직도 문을 안 열었다. 분명히 12시가 지났는데 왜 안 열었지? 지금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이상하다.

 

그런데 문 옆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니 뭐라고 한자로 쓰여 있는데 대체 뭐라고 써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 휴가를 간 건 아니겠지? 세일한다고 들어오라고 써 있으니 휴가 간 건 아닐 듯하고. 그런데 혹시 이게 세일 안내문이 아니고 다른 내용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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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읽지 못하는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고는 일단 밖으로 다시 나왔다. 대로에 있는 세로로 긴 공원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있기 때문에 이미지 번역을 해보기 위해서다. 빠르게 이미지 번역 앱을 깔고 사진 번역을 시도했는데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대체 문을 왜 안 연거야? 12시에 연다고 했으면 12시에 열어야지!!!

 

그래서 다시 스페이스 오디오로 갔다가 다른 안내문을 찍어 밖으로 나와 이미지 번역을 시도하기를 여러 차례 해보기도 하고, 위층에 가서 영어로 물어보기도 했지만 영어 자체가 소통이 안 되다 보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12시 30분이 지난 시간. 이대로 [무간도]의 촬영장소는 못 보게 되는 건가. 여기를 보기 위해서 어제도 오고 오늘도 왔건만 왜 문을 안 연 것일까.

 

그렇게 낙담을 하다가 12시 40분이 지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보자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좁고 어두운 계단을 따라 올라갔더니... 드디어 문이 열려 있다!

 

이런 나쁜 사장님.

 

그래서 슬쩍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사장님처럼 보이는 분이 오디오 기기를 닦고 있길래, 둘러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두근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드디어 스페이스 오디오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스페이스 오디오 내부 모습

 

생각보다 작은 스페이스 오디오는 영화에서 본 그대로 여전히 제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고, 그 덕분에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을 너무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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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 스페이스 오디오 (슬라이드 쇼-사진을 한 장씩 넘겨 보세요)

 

유덕화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오른쪽 구석에서 무언가를 하던 양조위가 나타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음악을 듣던 그 모습.

 

지금 눈앞에 그들은 없지만,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들의 모습이 아른거렸고 그 장면이 아른거렸다.

 

오른쪽에 계신 분이 사장님

 

빨간 의자에 잠시 앉아 잠깐이지만 눈을 감고 그 장면을 떠올렸다.

 

경찰임에도 신분을 숨기고 조폭 생활을 하는 양조위, 조폭이지만 역시 신분을 숨기고 경찰 생활을 하는 유덕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하는 그들의 운명은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니던가.

 

그런 그들이 원래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서로를 처음 만난 그 장면의 그 장소에 와 있다니. 감동 그 자체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가 방문했던 10월 하순 이후) 2023년 11월 1일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삼수이포 압리우 스트리에서는 이런 스페이스 오디오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는 것.

 

사장님이 영어를 잘 못했어 의사소통이 안 된 관계로 어디로 이사를 가는지 알 수 없고, 설사 안다고 해도 이 분위기 그대로 장비들을 설치해 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정말 운 좋게, 스페이스 오디오의 끝자락에서 [무간도]의 유덕화와 양조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영화를 온몸으로 느끼고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감동 가득한 가슴을 안고 밖으로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늘 점심은 바로 근처에 있는 선향유엔 新香園, Sun Hang (Heng) Yuen). 소고기가 들어간 계란 토스트 샌드위치가 맛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짠! 여기가 바로 선향유엔.

 


※ 선향유엔 정보

- 주소: 38A, Kweillin Street, Sham Shui Po 

- 특징: 이상하게도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있으니 꼭 상기 사진 이미지를 확인하자

- 당연히 영어는 잘 안 통하는데 간단한 영어는 된다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을 미리 핸드폰에 저장해 갖고 갔기 때문에 사진을 보여주며, 샌드위치와 밀크티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역시나 살짝 짭조름하지만 소문대로 맛있다. 다른 샌드위치에 기름이 너무 많이 들고 먹으면 기름이 똑똑 떨어지니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밀크티는 그냥 마시면 너무 써서 식탁 위에 기본적으로 놓여 있는 설탕을 넣으니 상당히 맛있었다.

 

밀크티와  소고기 계란 토스트 샌드위치의 조합

 

맛있게 먹고는 식당을 나와, 이제 어디로 갈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삼수이포에 온 최대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 굉징히 홀가분했고, 그래서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한쪽에 빨간색 벽돌로 된 이상한 건물이 눈에 들어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보니 무슨 사원 같은데 구경이나 해보자며 안으로 들어갔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무려 125년이나 된 사원이었던 것.

 

 

나중에 정보를 찾아보니 '삼태자궁'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다음과 같은 정보가 있었다.


※ 삼태자궁

 

- Three Taizi Palace라고도 알려진 Three Taizi Temple은 중국 신화 신 목록의 주인공을 모시는 홍콩 유일의 사원으로 셋째 왕자 나타(Nezha)를 모시는 곳

- 청나라 광서 시대에 지어졌으며 현재 홍콩의 2급 역사적 건물

- 북제궁 (Beidi Palace)이라고도 알려진 제3왕궁 옆에 지어진 북제사 (Beidi Temple)가 있다. 두 사원 모두 1931년 중국 사원 위원회의 관리하며, 1985년과 2006년에 재건축 사업이 진행됐다


자세한 정보가 없어 중국어로 된 걸 번역했더니 위와 같은 정보가 나왔는데, 뭔가 이상하다. 청나라 시대에 지어졌는데 125주년 밖에 안 됐다고? 대체 무슨 뜻인 거야? 

 

중요한 건 유서 깊은 문화재라서 꼭 보면 좋을 것 같은 곳인데, 어떤 블로그나 여행 책자에도 안내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궁금함은 뒤로 하고 좁디좁은 앞마당을 살펴보니 금색 글씨가 수 놓인  빨간 천들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장수, 건강, 합격, 재물 등 소원과 함께 이름을 써서 걸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시주 개념으로 빨간 천은 돈 주고 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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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천의 향연 (슬라이드 쇼-사진을 한 장씩 넘겨 보세요)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이렇게 소원을 빌면 소원이 정말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소원을 비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어릴 때부터 믿는 종교이기 때문일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 작은 빨간 천에는 소원을 빈 사람의 아주 큰 진실한 마음이 들어 있겠지.

 

이제 본당으로 들어가 본다.

 

 

 

본당 안에 들어가 역시나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네 사람들이 오며 가며 잠깐씩 들러 기도를 하고 가는 것이다. 그만큼 사원에서의 기도는 그들에게 일상적인 생활이라는 것.

 

그런데 한 젊은 서양 남자가 홍콩 현지 모녀처럼 보이는 여성의 도움을 받아 향을 올리고 기도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모녀처럼 보이는 여성 중 젊어 보이는 분에게 영어로 '저 신이 뭐 하는 진'인지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좌우에 있는 다양한 신들의 흉상을 보며 어떤 건 결혼을 관장하고, 어떤 건 정의 (Justice)를 관장하는 신이라는데 기록을 해 놓지 않아서 다 잊어버렸다.

 

이제는 기록이 필수다. 그리고 그 젊은 처자분의 친절히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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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신들의 향연  (슬라이드 쇼-사진을 한 장씩 넘겨 보세요)

 

이제는 전기 조명으로 밝히는 연꽃 무리들. 그래도 예쁘다.

 

그렇게 본당을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오다 뭔가 있어 보이는 식물 하나를 발견했다. 식물이 뭔지, 무슨 용도인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소중해 보인다.

 

뭔가 소중해 보이는 식물

 

오늘은 여기까지.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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