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차이 역 주변에서 첫 번째로 들른 곳은 홍콩섬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알려진 '타이윤 재래 시장'이다. 타이윤 거리 (Tai Yuen Street)를 따라 길게 늘어선 시장 거리는 홍콩섬 최대의 재래시장이라고 해서 한 번 보기로 했다.
정말 이번 여행에서 홍콩의 재래시장이란 시장은 모두 보는 것 같다.
※ 타이윤 재래 시장 가는 법
완차이역 A3출구로 나와 정면의 횡단보도를 건넌 뒤 오른편에 있는 KFC가 위치한 골목부터 시작.
타이윤 시장을 둘러 보며 느낀 것은 아무리 '홍콩섬 최대'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도 구룡 반도의 재래 시장들, 그 중에서도 삼수이포 역 주변의 시장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화 된 이미지를 가진 홍콩섬이기 때문에 이 정도 규모도 충분한 볼거리가 된다.
그렇게 타이윤 거리 끝까지 가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 구 완차이 우체국'을 볼 수 있다.
※ 구 완차이 우체국
- 1913년에 세워진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우체국
- L자 모양의 흰색 단층 건물인데 바로크 양식을 혼합한 중국풍 기와 지붕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 바로 옆의 신식 우체국으로 이전된 1992년 이후로는 옛 모습을 보존해 환경보호 홍보관으로 이용 중
- 하지만 이런 설명이 무색하게 내부는 볼 수 없고 그 어떤 설명이나 안내문도 없어서 그냥 밖에서 건물 외관만 볼 수 있다
홍보관으로 이용한다던 내부를 볼 수 없어서 실망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아주 작은 뒷마당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그렇게 잠시 쉬다가 블루 하우스를 보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구 완차이 우체국에서 블루하우스까진 굉장히 가깝다.
※ 블루하우스
- 건축문화재로 지정된 파란색의 4층 건물.
- 층층이 발코니가 딸린 구조는 19세기말부터 1960년대까지 홍콩과 동남아에서 유행한 주상복합 건물인 통라우 (唐樓)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 1층은 식료품점, 전당포등의 가게, 2층은 주거용. 외부인 출입 금지
- G/F (한국식 1층)에 있는 작은 박물관 무료 이용 가능
- 가는 법: 타이윤 스트리트가 끝나는 곳에서 왼쪽으로 50m 간 다음,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 50m 직진하면 왼쪽에 위치
사실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을 하며 많은 변화가 있듯이, 한 국가와 민족도 세계사의 변화무쌍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특히 대항해시대로부터 촉발된 제국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던 시절,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본의 군국주의라는 있어서는 안 될 역사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 아시아 국가들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2차 대전 이후에 많은 국가들이 경제 성장을 꾀하면서 현대적인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전통문화가 사라졌다가 현대에 와서야 보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다.
그 중에서도 홍콩은 오랜 시간 영국의 실질적인 통치를 받았었기 때문에 홍콩만의 문화 보존은 그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중한 것이리라. 마치 블루 하우스처럼.
그리고 블루 하우스에는 그 당시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짜잔! 여기가 블루 하우스. 그 뒤에는 옐로우 하우스라고 한다.
블루하우스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현재 홍콩 대부분의 건물 형태인 주상복합 아파트가 너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라, 예전 광동지역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변형된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중국식+영국식 건축 양식이 아닐까.
1층엔 작은 무료 박물관이 있는데 들어가서 구경할만한다.
오래 전 홍콩에서 사용했던 생활 도구들부터 수도 계량기까지 다양한 것이 전시되어 있어 의외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료 박물관을 생각보다 재미있게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왔다. 바로 뒤에 있는 옐로우 하우스는 어떤 모습일까 싶었는데 그냥 사람들이 사는 서민 아파트였다.
블루 하우스 구경을 마치고는 이제 '리퉁 애비뉴 (Lee Tung Avenue)'로 간다. 리퉁 애비뉴가 어떤 곳인지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리퉁 애비뉴로 가다 보면 아래 사진이 있는 곳에서 건물 벽에 ' Lee Tung Avenue'라는 글씨와 함께 오른쪽으로 가라는 화살표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짓말이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안 된다.
한 골목 더 직진해서 우회전해야 한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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