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녹색산업’이라고도 불리는 친환경 산업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갈 정도로 2020년대는 ‘친환경’이 모든 산업의 핵심 단어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제공한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 시장은 무려 1조 1,977억 달러로 반도체 시장의 3배나 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발맞춰 선진국들은 국가차원에서 친환경 산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중소 환경 기업의 성장과 육성을 위해 지원금을 2020년 3,390억 원에서 2021년 5,877억 원으로 약 57%나 증액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친환경’ 패션 산업에서도 최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패션 산업은 환경 파괴의 주범 산업 중 하나로 불리는 오명을 벗지 못했습니다. 다양한 의류와 잡화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공해 물질은 물론 펄프를 만들기 위한 환경 파괴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것이죠.
특히 자라, 유니클로로 대표되는 ‘패스트 패션’ 산업은 일정 기간 동안 팔리지 않은 제품을 그대로 폐기 처분하면서 친환경 시대를 역행하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전체 배출량의 6~10%나 되고, 의류산업의 해양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도 전 세계 배출량의 20~35%, 살충제 사용량은 전 세계 사용량의 10~25%나 차지합니다. 또한 세계 폐의류 배출량도 2015년 기준 9,200만 톤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이 화두가 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패션 브랜드들도 친환경을 선언하기 시작했습니다.
빈폴의 경우 온라인 전용으로 운영해 온 ‘그린 빈폴’을 올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친환경 상품으로 구성된 라인으로 새 단장한다고 했었고, 이랜드 월드가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스파오도 내년까지 데님 상품의 100%를 친환경 소재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선언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플리츠 마마라는 패션 스타트 업은 니트 플리츠 가방을 선보이면서 ‘나(Me)’로부터 가치 있는 소비를 시작해 친환경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미 사이클(Me-Cycle)’이라는 새로운 소비 개념을 내세워 매년 150%의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그라인이라는 패션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비주얼 라이징 시스템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데이터로 만들고 일반 폴리에스터와 재생 폴리에스터를 사용했을 때 오염도 등을 비교 분석해 원단 생산 시 탄소량이 얼마만큼 배출되고 있는지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친환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패션 산업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두 브랜드가 바로 ‘프라이탁’과 ‘파타고니아’입니다’ 하지만 두 브랜드 모두 친환경을 표방하긴 하지만 그 결이 많이 다르고 친환경의 방식도 다릅니다. 그래서 두 브랜드에 대해 광고를 통해 어떤 브랜드가 정말 친환경적인지, 그 결과는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라이탁에 대하여
이름도 어려운 ‘프라이탁’이라는 브랜드는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프라이탁은 시계로는 유명하지만 패션으로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스위스의 가방 브랜드입니다. 그냥 가방 브랜드가 아니라 버려진 방수포를 활용해서 가방으로 재탄생시킨 친환경 브랜드입니다. 이런 프라이탁의 탄생 스토리는 말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스위스의 취리히에 살던 마커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는 예술학교에 다니며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년 중 평균적으로 무려 120일이나 비가 오는 취리히의 날씨 탓에 그들의 스케치북은 물론 미술도구도 비에 젖기 일쑤였는데요.
1993년의 어느 날 그들은 지나가는 트럭에 덮여있는 방수포를 보고는 아이디어를 얻어 가방 만들기에 착수합니다.
말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이 이 부분인데요, 어떤 사람은 지나가는 트럭의 방수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트럭의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트럭 하고는 상관없이 그냥 비에 젖지 않는 가방을 들고 자전거를 타기 위해 방수포를 이용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궁즉통 (窮則通), 즉 ‘궁하면 통한다’고 필요가 발명을 낳았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스토리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 유명한 페덱스, KFC, 메이블린처럼 브랜드가 스토리를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을 이루었다는 스토리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니까요. 프라이탁의 경우 고난과 역경까지는 아니지만 자신들의 불편했던 부분을 스스로 극복했다는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이후 곧장 근교 공장으로 달려가 버려진 방수포, 안전벨트, 자전거 타이어를 가득 실어 집으로 가져왔고 화장실에서 방수포를 일일 세척한 뒤 마룻바닥에 앉아 엄청난 소음을 내는 재봉틀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아파트 전체에 방수포의 지독한 냄새가 퍼져 이웃들로부터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프라이탁을 상징하는 메신저백입니다.
이들의 가방은 점점 입소문을 타서 우편배달원들로부터 소량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인 1994년에 패션 소품 매장에 소량 입고되기 시작했고, 취리히의 어느 방에서 열린 첫 PR 행사에서 준비한 제품이 모두 팔릴 정도였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언론이 프라이탁을 조명하기 시작했고 사업은 승승장구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그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1997년 스위스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미그로스가 프라이탁과 똑같은 형태의 가방을 1/10 가격으로 중국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그 브랜드의 이름은 ‘도나스탁 (Onnerstag)’인데 독일어로 목요일을 뜻합니다. 참고로 프라이탁은 독일어로 금요일을 뜻하고요.
하지만 프라이탁은 이런 대형 자본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고 오히려 복수를 합니다. 바로 미그로스의 종이 가방과 같은 디자인의 신상품을 출시한 것인데, 이 제품이 프라이탁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마이애미 바이스라고 합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이죠.
디지털을 활용한 프라이탁
이후 2002년 온라인을 통해 재질부터 디자인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가방을 만들 수 있는 온라인 몰 F-CUT을 열게 됩니다.
F-CUT은 원래 1999년 프라이탁의 두 번째 매장인 스위스 다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상 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고객이 원하는 가방을 선택하고 주문하는 주문하는 서비스였는데 아예 고객이 직접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한 것이죠. 그리고는 2011년까지 운영 후 중단되었다가 2022년 5월 새롭게 돌아온 것입니다.
F-Cut을 말 그래도 모든 것이 한정판인 ‘희소성’을 키워드로 하고 있습니다.
원단 선택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소비자가 직접 고르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커스터마이징 될 수밖에 없고 결국 ‘나 만을 위한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검은색 방수포처럼 희소성이 있는 원단은 ‘먼저 선택한 사람이 임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희소성에 가치를 둡니다.
프라이탁 진짜 친환경일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프라이탁은 탄생부터 버려진 트럭용 방수포를 재활용해서 제품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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