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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야, 미안해!

[광고로 보는 브랜드] 멀츠 에스테틱- 쌍팔년도식 감성 호소로 망친 브랜드

by Robin-Kim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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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도 남지 않았던 쌍팔년도식 광고

 

어느 날.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어느 날이었습니다.

 

TV를 틀어놓고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기다리며 딴생각을 하던 중 굉장히 익숙한 멘트가 TV로부터 흘러나왔고, 그 멘트는 대략 이랬습니다.

 

‘아름다움이란…(어쩌구 저쩌구)’, ‘진짜 나다운 아름다움…(어쩌구 어쩌구)’.

 

쌍팔년도에나 먹힐만한 멘트 (카피)로 무장된 TV 광고였고 ‘아직도 저런 멘트로 광고를 하는 브랜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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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TV에서 그 광고를 또 보게 되었습니다.

 

‘대체 어디서 저런 쌍팔년도 광고를 자꾸 하는 거야?’라는 생각에 어느 브랜드인지 유심히 봤지만 완전히 생소한 브랜드였고 그래서 브랜드 이름은 기억에 남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식상하디 식상한 쌍팔년도 카피로 무장한 이 광고를 몇 번 정도 더 접한 후에야 정말 어렵게 ‘멀츠 에스테틱’이란 브랜드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빠르게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하고 나서야 말이죠. 그러면서 생각했었습니다.

 

‘요즘은 피부관리실 광고도 거창하게 하네.’

 

 

에스테틱과 피부 관리실의 차이

 

사실 에스테틱 (aesthetic)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기본적으로는 - 단어의 형태에서 알 수 있듯이- 형용사이며 뜻인 ‘미적인, 미학적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명사로 사용될 경우에 미학 (美學)을 뜻합니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피부 관리실을 그럴듯하고 소위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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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네이버에서 ‘에스테틱’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많은 피부관리실들이 에스테틱이란 단어를 들고 잠재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엔 피부과나 성형외과 같은 ‘병∙의원’에서도 시술 또는 수술 후 관리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에스테틱을 설립하여 ‘수술부터 관리까지’ 원스톱 코스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에스테틱은 피부관리실이고, 국가 피부미용 자격증을 갖고 계신 분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멀츠 에스테틱은

 

멀츠 에스테틱은 1953년 초대 창업자 프리드리히 멀츠(Friedrich Merz)에 의해 탄생한 멀츠 그룹의 자회사이며, 에스테틱 의료기기 및 의약품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본사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로 이전했습니다.

 

이런 멀츠 에스테틱의 한국 지사가 최근에 브랜딩 광고 캠페인을 했는데, 우선 광고를 한 번 보겠습니다.

 

 

 

이 광고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변한다. 당신 안의 변화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라. 그것이 진짜 나다운 아름다움이니까.’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멀츠 에스테틱 코리아 (이하 멀츠)의 브랜딩 광고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3가지만 얘기해보겠습니다.

 

 

멀츠 에스테틱 브랜딩이 실패한 이유

 

선, 위에 요약한 문장을 보면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열정을 표출하는 게 진짜 나다운 아름다움이란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요? 분명히 우리말인데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델로는 젊은 전문직 여성부터 운동선수, 그리고 초로의 패션 디자이너를 내세웠습니다. 사실 모델 구성으로만 보면 멀츠가 얘기하는 ‘진짜 아름다움’이란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멀츠는 ‘아름다움이란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무슨 뜻인지도 모를 밑도 끝도 없는 주장을 하면서 ‘변하는 게 진짜 아름다움’이라는 이해도 안 되고 공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30초 광고가 이런데 노출의 절대 양 (量)을 15초 광고를 보면 더더욱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메시지의 전제가 틀렸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변하지 않습니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여성, 즉 미인의 이미지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표현하는 단어만 조금씩 다를 뿐 거의 똑같습니다.

 

눈 크고, 코도 오뚝하며, 얼굴을 갸름하고, 피부가 보드랍고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한 입체적인 얼굴.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성형외과가 잘되고 화장품 브랜드가 넘쳐나며 피부관리실이 거짓말 조금 보태면 동네마다 있는 것입니다. 그냥 고양이 상이냐 강아지 상이냐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죠.

 

‘진짜 나다운 아름다움’을 얘기하려면 아름다움의 기준이 변한다며 ‘아름다움은 동사다’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할 게 아니라 ‘아름다움의 본질’을 얘기했어야 합니다.

 

▶ 더 자세한 얘기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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