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7시쯤 일어나 불편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침을 먹으러 쭐래쭐래 나가본다. 생각지도 못하게 인스턴트 면이 들어있는 일종의 라면 같은 국수. 그냥 라면이라고 부르자 --;
몽콕의 아침은 생각보다 여는 식당이 거의 없다.
아침을 먹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겨 체크 아웃을 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예약할 때부터 3박만을 예약했는데 마지막 날은 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 밤만 다른 숙소의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건물에 층만 다른 곳.
빠아빠이를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중노동 (?)을 하며-홀, 짝수층을 나눠 운행하므로-
새로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시간이 너무 일러 방에 들어갈 수는 없고 짐을 맡아준다고는 했다.
마지막 하루라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도 들어갈 수가 없는 거군.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는 짐을 맡겨 놓고 새로운 숙소지만 같은 건물을 나와 MTR을 타고 사이쿵 (Sai Kung)으로 향한다.
사실 사이쿵이란 곳이 홍콩에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세계테마기행]을 보고 꼭 가보고 싶어진 곳이었다. 이번엔 과연 [세계테마기행]을 믿어도 될지...
아무튼 MTR을 타고 정관오 (Tseung Kwan O)역에 내려서 어느 쪽 출구로 가야하나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B출구로 나가니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그래서 729번 버스 타는 곳을 찾아 봤는데...이런 아무리 찾아봐도 729M 버스타는 곳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한 바퀴 둘러봐도 없길래, 혹시 역사 바깥에 있는 정류장인가 싶어 나가 봤지만 역시나 729M에 대한 정보는 없다.
그럼 대체 사이쿵을 가기 위한 729M은 어디서 타야 하는 것인가? 길 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려 해도 이거 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ㅠ
그런데 갑자기 급똥이 마려워 일단 볼일을 해결하고자 역사와 연결되어 있는 백화점으로 들어가 시원하게 볼일을 본 후 다시 푹푹찌는 밖으로 나왔지만 역시나 버스 타는 곳을 찾을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 때! 마침 눈에 들오는 경찰 봉고차! 그래, 이럴 땐 경찰한테 한 번 물어보자. 언어야 어떻게 되겠지.
일단 경찰 봉고차로 다가가 운전석 문을 톡톡 두드리자 찡-하고 창문이 내려지더니 중국 말로 묻는데 아무래도 '무슨 일이냐'라는 거겠지? 그래서 난 중국 말을 모르므로 출력해간 종이를 보여주며 '사이쿵에 가려는데 729M 버스 타는 곳을 알려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경찰이 잠깐만 기다리라며-영어가 되는 경찰이었다!-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때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찰도 뭐라고 뭐라고 하더니 같이 열심히 검색을 해주는 게 아닌가? 이렇게 고마울수가!!!
마치 누가 빨리 검색하는지 대결이라도 하듯이 겁나 열심히 두 사람이 검색하면서 '이게 맞아? 저게 맞아?'라는 뉘앙스의 중국말로 대화를 얘기를 하는 그 때! 뒷좌석에 앉아 있던 경찰이 내리더니 정확하게 어딜 가냐고 다시 묻는다. 이 경찰도 영어가 된다!
그래서 또 다시 '사이쿵을 가려는데 729M 버스 타는 곳을 못 찾겠어'라고 했더니 이 경찰도 스마트 폰을 꺼내 열심히 검색을 해주는 게 아닌가! 무려 홍콩 경찰 세 명이 나를 도와주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검색을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마지막에 검색 대결에 참가한 경찰이 나에게 '729M이 아니라 792M 버스를 타야 해'라며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729번 버스는 없다고도 알려주었다.
응? 그런 거였어? 숫자 순서 하나 바뀌는 바람에 내가 못찾은 거였어? 내가 잘못 적었었던거네...이런 제길슨 --; 숫자 하나 잘못 적어서 허비한 시간이 대체 얼마야...
아무튼 홍콩 경찰들을 향해 너무나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번 하고는 792M 버스를 타러 갔다.
※ 사이쿵 가는 법
1) 지하철 정관오 (Tseung Kwan O)역으로 간다.
2) B 출구로 나가서 무조건 직진하면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3) 거기서 792M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그렇게 간신히 버스 타는 곳에 가니 할머니 한 분의 의자에 앉아 계셨고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대략 15분 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아, 버스에 올라 탔을 때 다가오는 찬바람의 상쾌함이여!
그렇게 시원은 바람을 만끽하며 2층 제일 앞으로 올라가 홍콩 시내와는 또 다른 사이쿵으로 가는 길의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아 본다.
버스를 타고 20분~30분 정도 가니 드디어 사이쿵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본 풍경도 괜찮았다.
사이쿵 주변의 다양한 투어들. 시간만 된다면 하나쯤 해보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사이쿵 주변은 유네스코 세계 지질 공원이 있어 수장절리 등 독특한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50 홍딸이면 좀 비싸긴 하지만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듯.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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