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박물관은 카르멜 성모 성당 바로 앞에 있다.
그냥 그 앞에 서 있으면 보인다.
심지어 질러 내려가는 계단도 있다.
무엇보다 주택 박물관은 안에 전시하는 것들보다 외관이 더 예뻐 사랑받는 곳이다, 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안에 들어가 봤지만 20세기 초에 사용하던 가구나 그릇 등을 전시해 놓았을 뿐이다.
그냥 그걸 쓱 보면 끝이다.
그 때 쓰면 포크나 그릇을 보며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며 어떤 감상을 얼마나 진지하게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여러 개의 건물 중에 문을 닫은 곳도 있다.
그래도 건물 외관 하나는 끝내준다.
20세기 초에 지은 것이라고 하니 건축 양식도 특별하다.
* 카르멜 성도 생당에서 내려다 본 타이파 주택 박물관
색감부터 벌써 시선을 자극한다.
* 성당에서 주택 박물관으로 내려가는 길. 왼 편에 작은 공원이 있다.
물론 이 길로 내려가지 않고 성당 앞마당에 있는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바로 도착할 수 있다.
* 타이파 주택 박물관의 모습들.
20세기 초에 처음 지을 때 포르투갈 사람들이 주택으로 이용하며 살았던 곳이라는데
남의 나라 땅에서 꽤 큰 집에 살았었군.
주택 박물관 건물 앞으로는 벤치가 여러 개 놓여 있고 거기에 앉아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서 조용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앞에 펼쳐진 습지와 함꼐 눈에 들어 오는 마카오를 상징하는 호텔들을 보고 있노라면 묘한 생각에 빠져든다.
어쩜 이리도 고요하고 조용한 곳이 해가 지면 흥분과 야망의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까라는.
그만큼 이 곳에서 바라보는 낮의 풍경은 고즈넉하다.
바람까지 부는 그늘에 앉아 있으니 풍경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고 보면 마카오는 고요와 흥분, 사색과 욕망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 아닐까 싶다.
* 타이파 주택 박물관 앞 벤치에 앉아 쉬면서 바라 본 풍경.
씨티 오브 드림도, 베네시안도 다 보인다.
그리고 그 풍경은 굉장히 고즈넉하다.
벤치에 앉아 쉬면서 한쪽을 보니 로마시대 극장을 모방한 듯한 곳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실 분수라기 보다는 요즘엔 한국 어디에서나 여름이면 볼 수 있는 물기둥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듯 하다.
그 모습이 주변 풍경과 묘하게 어우러져 사진에 담아 봤다.
* 이런 모습이다.
특별히 음악에 맞춰 물이 뿜어진다든가 하는 건 없다.
* 동영상으로 한 번 찍어 봤다.
*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건물 뒷편을 한 컷 찍어 봤다.
건물의 모습도, 색깔도, 화분도 너무나 예쁘다.
다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이 곳에 올 때 내렸던 버스 정류장 건너편, 즉 베네시안 앞으로 가서 26A를 탄다.
자주 오는 버스가 아니라서 퇴근 시간에 걸리면 못 탈수가 있어서 조금 서둘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운 좋게 내 앞자리가 나서 얼른 앉았다.
아, 좋구나.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마카오의 풍경, 앉아 가는 버스는 이래서 좋다.
그렇게 돌고 돌아 타이파에서 다시 마카오 반도로 들어간다.
내 숙소는 어차피 관음상 쪽이나 굳이 세나도 광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리를 건너자마자 내린다.
관음상은 워낙 커서 다리를 건너올 때도 보인다.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한첨을 걸어 숙소로 간다.
정말 여행만 떠나면 징하게 걷는구나 싶다.
이러니 살이 안 빠질래야 안 빠질 수가 없지 ^^
이런 저런 호텔을 뚫고 공원을 지나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한 번에 B동으로 들어가서 5층에 내려 잘 찾아갔다.
그런데 문제는...문제는...
아침에 나올 때 받았던 열쇠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이런 제길슨 --;
이리 저리 돌리고 뺐다가 다시 껴서 돌려봐도 잘 안 맞는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이 더위에 좀 쉬려고 다시 집에 들어온 건데!!
그래서 휴대폰을 켜고 집 안에서 나오는 와이파이를 잡아 에어비앤비 접속을 시도해 본다.
에어비앤비에 로그인해서 집 주인에게 메시지라도 보내 볼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집 밖이라 그런지 와이파이가 약해서 인터넷이 굉장히 느리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을 하며 기다리는 찰나!!!!
한 중국인 커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니 내가 묵는 숙소 문을 여는 게 아닌가!!
그래서 얼른 그들에게 다가가 '너네도 여기 묵니?'라고 물어보며 열쇠가 안 열려 한참을 있었다는 하소연을 해 본다.
물론 그 커플들은 관심도 없지만.
아무튼 문이 열린 김에 왜 열쇠가 안 되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래저리 실험을 해보니 맞는 아구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한 번 꽂고 안 열리면 뺐다가 다른 방향으로 돌려 꽂고...아무튼 글로 성명하긴 좀 그렇다.
그나저나 뭐 열쇠가 이따위야!!!!!
방에 들어가 에어컨을 켜 놓고 좀 쉰다.
하루 종일 매고 다녔던 DSLR 때문에 어깨도 좀 아프다.
내일 페리 터미널까지 어떻게 가는지 검색도 좀 해본다.
그런데 그렇게 쉬고 있자니 배가 고프네.
밥 먹으러 나간다. 주변에 식당은 많다. 혼자 들어가서 먹을만한 저렴한 식당이 없어 보이는 게 문제지.
그래서 주변 탐방을 하다 그냥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는 밥과 두부 요리를 주문했다.
* 저녁으로 먹은 음식.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음식은 처음이다.
두부는 된장 혹은 청국장으로 양념을 해서 볶듯이 해서 나온 건데 그냥 뭐 먹을만하다.
배고프면 다 먹을만하지.
이제 저녁도 먹었겠다, 야경을 보러 식당을 나선다.
여기까지 왔는데 숙소에 있으면 뭐할까, 하나라도 더 봐야지 ㅋ
특히 관음상과 MGM 주변 거리는 마카오 관광청에서 받은 가이드 북에 '뜨는 거리'라고 나와 있어서 표시까지 해왔다.
밤에 꼭 가 보라고 돼있다아~~
* 일단 관음상 야경부터.
조명이 좀 더 화려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멋있다.
크기는 엄청 크네.
* 본격적으로 거리 탐방을 나선다.
마카오는 이런 동네.
대부분이 주상 복합.
* 금리갑???
금이 주는 이익이 갑이라는 뜻인가...아무튼 금은방.
이름한 번 쥑이네.
* 역시 금은방.
확실히 삼각대 없이 찍으니 빛 조절 하기가 힘들다.
* 그 유명하다는 MGM.
커다란 전광판이 거리를 비춘다.
* 이런 화려한 한자 간판들이 '여기는 중국이야'라고 알려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종로 같은 금은방 거리.
어쩌면 도박하다 돈 날린 사람들이 물건 맡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곳은 현찰이 엄청 도니까.
응? 그런데 이상하다?
이런 금은방 거리를 보라고 관광청 가이드 북에 친절하게 꼭 가보라고 써 놓은거야?
설마???
그래서 나중에 다시 가이드 북을 보았더니 이 거리가 아니라 바닷가쪽 거리였다 --;
거리 하나 차이로 꼭 봐야 할 거리를 못보다니, 슬프고 허무하다.
그리고 그 때, 문득 밤에 보는 분수쇼가 화려하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정말 '문득' 떠 올랐다.
하지만 난 어쩌지? 난 숙소만 벗어나면 와이파이도 안 되는데 거기가 어딘지 어떻게 알지?
음...고민하다 혹시 몰로 MAPS. ME (맵스미)를 켜 보았는데...있다!
그것도 한글로 '분수 쇼'라고 떡하니 써 있다!
그래서 갔다. 분수쇼를 볼수 있다는 윈 호텔로.
그렇게 한 7분쯤 갔을까, 맵스미가 알려준 위치에 도착했는데 이런...
분수 쇼를 안 한다.
그냥 평범한 연못만 있다 ㅠ
* 윈 호텔임을 알리는 커다란 입간판과 그 옆의 작은 인공 연못.
그래서 호텔의 도어맨 같은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빨리 다가가면 쫄까 봐 ㅋ
그리고는 물었다. 분수쇼 끝났냐고.
아니란다.
잠시만 기다리면 한단다!
오예~
그리고 잠시 후 벌어진 엄청난 분수 쇼, 쇼, 쇼!
* 분수쇼 사진들.
실제로 보면 엄청나다.
* 동영상으로 찍어 봤다.
나중에 분수 주변을 돌아보니 분수 쇼 하는 시간이 적혀 있었다.
* 마카오 분수쇼 시간
- 일~금요일: 11:00 am ~ 9:45 pm
* 토요일 & 공휴일 전날: 11:00 am ~ 10: 55 pm
-> 안내문에는 Eve of Public Holidays라고 써 있어서 공휴일 전날이라고 했는데 공휴일에도 하지 않을까 싶다.
* 매 15분에 한 번씩
-> 이렇게 써 있는지만 내가 갔던 시간은 저녁 9시 20분인데도 했으니 꼭 매시 15분에 하는 건 아닌 듯.
* 위에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교향곡 같은 곡 1곡이 플레이 되는 동안 분수쇼를 볼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꽤나 괜찮은 분수쇼였다.
탄성이 나올만 하다.
그리고 이제 씻으러 숙소로 돌아간다.
하루종일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 숙소로 가면서 또 한 컷!
숙소로 돌아와 일단 씻고 사진 정리를 하고는 영어가 안 되는 집 주인 남동생에게 한자를 써서 뭔가를 물어 보았다.
'내일, 오전 6시에 여는 식당?'
이런 내용인데 정확히는 '來日, 午前 6時, 開, 食堂?' 이렇게 써서 물어봤는데 통한다!
내 메모를 본 이 친구가 중국어-영어 번역 앱을 사용해서 숙소 주변에 24시간 하는 식당이 여러 곳 있다고 알려준다.
크하하하-
한자를 쓸 줄 알면 좋긴 하구나.
그런데 문제는...이 숙소에...바퀴벌레가 있다!
내가 본 건 한 마리지만 몇 마리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바퀴벌레가 방과 침대를 돌아다닌다!!!
이런 제길슨 --;
아무튼 숙소 얘기는 따로 한 번 정리하겠다.
그리고 이젠 바퀴벌레의 불안감을 안고 잠이 든다.
내일은 홍콩으로 가는 날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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