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피곤한데도 생각도 잠을 깊게 잠들지 못했지만 일어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아침을 어디서 먹느냐 하는 것인데...
일단 훅하고 밀려 들어오는 더운 공기를 뚫고 숙소를 나서 골목길을 이리저리 누벼 본다.
외식을 많이 하는 광동 지역 특성 상 아침도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분명히 식당이 있을거라고 믿으며.
그런데 그 믿음은....있다!!
어느 골목 귀퉁이의 아주 작은 식당.
하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아 이리저리 짧은 바디 랭귀지를 통해 볶음 국수를 주문해서 먹어 본다.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미훈 고랭과 느낌이 아주 비슷하다.
* 아침으로 먹은 볶음 국수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 와서는 볼 일을 다 보고 짐을 다 챙겨 체크 아웃을 한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를 가기 위해서인데 처음 이틀을 묵은 숙소가 대략 7만원대 중반이었다면
애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는 5만원대 초반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숙소를 예약하는데 우여 곡절이 좀 있었다.
그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풀어 보기로 하고 아무튼 10A 버스를 타고
송옥생 광장 (song yusheng square, 버스 정류장 이름: AV. DR. SUN YAT-SEN/AV. AMIZADE)에서 내렸다.
참고로 대중 교통을 이용해 관음상을 갈 경우 위 방법대로 이동하면 된다.
미리 출력해 놓은 지도와 적어 놓은 주소로 일단 건물은 쉽게 찾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렸는데...이런, 집이 여러 채 있는 게 아닌가?
하긴 이런 아파트 한 층에 한 집만 있을리는 없지..그런데 몇 호인지 사전에 연락이 없었다는 게 문제 ㅠ
그냥 5층으로 오면 된다고 했다고
그래서 일단 한 집씩 벨을 눌러 봤다. 그리고 누군가 나오면 물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그런데...단 한 집도 사람이 있는 집이 없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 모두 회사에 갔거나 학교에 간 모양이다.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ㅠ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땀을 삐질 삐질 흘려가며 1층으로 내려가 경비실에 통하지 않는 영어로 이래저래 물어 보니
내가 예약한 숙소는 B동이고 아까 헤맨 곳은 A동이었던 것이다 --;
그래서 B동으로 가는 길을 안내 받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B동 5층으로 올라갔지만 역시나 집이 여러 곳.
일단 아까처럼 하나씩 눌러보자는 심산으로 첫 집의 벨을 눌렀는데 한 번에 OK! 제대로 찾았다!!
그래서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집 주인은 없고 영어가 통하는 사람은 다른 방에 묵는 투숙객.
집 주인의 남동생이 있었지만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방에다 짐을 풀고는 영어가 통하는 투숙객과 기아 요새 가는 방법을 구글 맵을 통해 검색하고는 숙소를 나선다.
일단 관음상부터 보고 기아 요새를 가야지.
숙소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관음상.
* 관음상.
날씨가 좋았지만 역광이었던데다 전기가 나갔다며 출입금지를 해 놓아서 다리를 건너가 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 한 번 줌을 쫘악 당겨 봤다.
이렇게 크니 타이파에서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올 때 한 눈에 보인다.
* 관음상 앞에서 이리저리 찍어 본 사진.
확실히 날이 좋으니 사진도 괜찮다.
사실 전날 숙소에서 날씨 뉴스를 보는데 마카오에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그래서 비 맞으면서 숙소 찾으로 돌아다니기 힘들 텐데라며 걱정을 했건만...날씨가 이라도 좋다.
이쯤되면 마카오 기상청도 구라청인가?
* 관음상 사진을 마지막으로 찍어 본다.
그렇게 관음상 안은 구경도 못하고 사진만 몇 장 찍고는 기아 요새로 간다.
아까 숙소에서 구글 맵을 통해 기아 요새 가는 버스 노선을 캡처해 놓았기 때문에 8번 버스를 타러 간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여행 중에 현지 유심칩을 쓰지 않아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필요한 것을 캡처한다.)
구글 맵이 알려준 경로는 8번 버스를 타고 6 정거장만 가면 된다고 써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버스를 탔다.
그런데...그런데...아무리 가도 기아 요새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어흑 ㅠ
6정거장을 넘어 10정거장을 넘어서도 안 보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옆 자리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가이드 북을 보여주며 기아 요새를 간다고 하니
지금 내려서 걸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번 어흑 ㅠ
그래서 일단 내렸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 보지만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초행길인 내가 알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어흑 ㅠ
길에서 좌판을 하는 할아버지에게 역시 가이드 북을 보여주며 손짓 발짓을 했더니
한 쪽 방향을 가리키면서 쭉 가라는 바디 랭귀지를 시전해 주신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래서 일단 할아버지가 알려준 방향으로 무작정 직진했다.
그리고도 못 미더워서 가면서 여러차례 물어 봤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쭉 가라는 사람도 있다.
이거 제대로 갈 수 있으려나.
그렇게 또 한참을 찍진하다가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친구들에게 물었다.
그런데 모른단다. 다시 어흑 ㅠ
대체 기아 요새 가기가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그런데 그 학생 중 한 명이 얼마 전 태풍의 피해로 기아 요새가 문을 닫았단다.
하긴 7월인가 8월에 홍콩과 마카오에 엄청난 태풍이 왔었다는 뉴스를 보긴 했었지만 설마 아직까지 문을 닫았을라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이제 오기로라도 기아 요새를 찾아 나선다.
감으로 방향을 잡고 가면서 두 번 정도 더 물으니 기아 요새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야호!!!
하지만 기쁨도 잠시.
기아 요새를 가기 위해선 등산을 해야 한다!!!
이런 제길슨...
안 그래도 무더위에 걸어 오느라 이미 티셔츠가 땀에 절었는데 아침부터 웬 등산이냐고!!!
그래도 별 수 있나.
여기까지 왔는데 가야지 ㅠ
그래서 쉬엄쉬엄 올라가 본다. 동네 사람들이 조깅하러 꽤나 많이 나와 있다.
그 사람들 사이로 땀에 젖을대로 젖은 채 올라가보다 보니 드디어 눈 앞에 기아 요새가 나타났다.
* 기아 요새 성벽.
기아 요새는 1622년에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곳을 오려면 등산을 해야 한다는 슬픈 전설이...ㅠ
작은 예배당으로 들어가면 프레스코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 응? 요새에 뭐하러 이런 닻이 있는 거지?
* 기아 요새에서 바라 본 풍경. 대포 한 방이면 시내가 초토화 되겠구먼.
* 이건 성당.
* 이건 등대.
힘들게 온 만큼 이곳 저 곳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데 또 한 번 충격적인 사실이...
아까 젊은 친구가 얘기한 것처럼 태풍의 피해 때문에 기아 요새는 보수 공가 중이었고 그래서 원래는 출입이 안 되는 것이었다.
난 출입문에서 아무런 제지가 없길래 들어 왔는데 사진을 찍고 있으니 여자 경비원이 와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대충 이해하기론 들어올 수 없으니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아까 젊은 친구의 말들을 들었어야 했나...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 사진 몇 장만 찍고 가겠다고 하고는 부리나케 이곳 저곳을 더 둘러 본다.
* 성당의 왼 편에서.
보수 공사 중이라 당연히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고 따라서 프레스코화도 볼 수 없었다 ㅠ
* 이 종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무엇을 위해 쓰이는 종이었을까.
이정도 사진을 찍으니 이제는 아까 여자 경비원이 남자 경비원을 데려와서는 같이 뭐라고 한다.
빨리 나가라는 것 같았다.
이런 제길슨-
내가 여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왔는데...
그래도 별 수 있나. 나가라면 나가야지.
그래도 난 다행이었던 게 등대와 성당의 모습, 그리고 요새에서 바라 본 풍경이라도 볼 수 있었지만
내 뒤에 온 사람들은 아예 출입문을 닫는 바람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아무튼 내가 다시는 구글 맵의 경로 (버스 노선)를 믿나 봐라!!!!
* 내려오기 전에 또 한 번 찰칵.
몬테 요새에서 보는 것만큼 풍경이 아름답다.
* 기아 요새는 공사 중.
** 가이드 북에 나온 기아 요새 가는 법
- 버스 28C, H1이용 후 Jardim M. Flora에서 하차
- 케이블 카 이용 (화~일)
- 하지만 케이블카도 현재는 공사 중이다.
그렇게 힘들게 다시 왔던 길을 따라 내려 간다.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땀 흘리며 긴 거리를 걸었고 또 등산까지 했으니 배가 고플 수 밖에서.
그래서 왔던 길을 따라 내려 가면서 밥 집을 찾아 본다.
* 아까 올라가면서도 봤던 건물인데 뭐하는 건물인지 모르겠다.
뭔가 색감도 독특하고 건축 양식도 이색적이서 사진에 담아 봤다.
*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점심으로 먹은 돼지 고기 덮밥.
나름 먹을만 하다.
영어 메뉴가 있어서 좋았던 곳.
* 밥을 먹고 내려가는 길에 본 거리 풍경.
건물들이 중국스럽지 않아 생각보다 참 예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밥을 먹고 지친 다리를 쉬어주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 타이파 빌리지를 가야지.
그래서 아까 버스에서 내린 곳으로 찾아가서는 버스 노선도를 살펴보는데 뭘 어떻게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가늠조차 안 된다는 것이 문제 ㅠㅠ
지도도 안 갖고 나온 상태.
할 수 없다.
이럴 때는 비장의 무기 MAPS.ME (맵스 미)에 의존하는 수 밖에.
그래서 맵스미를 켜고 대략 이래 저래 위치를 확인해 보니 여기서 타이파 빌리지를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세나도 광장까지 가서 26A를 타는 것인데 문제는 여기서 세나도 광장을 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별 수 있나.걸어야지.
그래서 걸었다.
오늘 정말 엄청 걷는다.
이 무더위에 --;;
* 거리 풍경의 모습.
* 이런 독특한 사원 같은 곳도 있다.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이제 사원이라면 슬슬 지겨워져서 대충 둘러보고는 나왔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렇게 도시를 걸어 다니면 거리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것을 볼 수 없고, 오토바이를 타면 자전거를 타고 볼 수 있는 것을 볼 수 없으며
차를 타면 오토바이를 타고 볼 수 있는 것을 볼 수 없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다.
원래 거리를 걸으면서 풍경을 사진에 담는 것도 좋아하고.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걸어가니 드디어 성 바울 성당 (세인트 폴 성당) 뒷편이 눈에 들어 온다.
세나도 광장에 다시 온 것이다.
아- 힘들다.
다시 육포거리를 지나 세나도 광장을 지나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뙤약볕에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26A번 버스를 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또 하나 발생했다!
Leggi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