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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뻔하디 뻔한 소설

by Robin-Kim 201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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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2년에 출간됐으니 나온지는 꽤 됐다.

그리고 곳곳에서 이 책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무슨 상을 받았다고, 좋은 작품이라고,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내용이라고.

 

그럴 때마다 난 끊임없이 외면했다.

제목만 자극적이지 별 내용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외면하면서 보낸 지 몇 년 만에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고, 난 읽기 시작했다.

 

 

 

아마리는 일본 말로 여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면 여분이라는 단어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잉여라는 단어가 더 울리는 듯 하다.

 

주인공 아마리는 못생긴 얼굴에 뚱뚱한 20대 여자다.

원래는 예쁘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얼굴에 날씬했었는데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폭식을 하면서 뚱뚱해졌고 덩달아 스스로 못생겼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정규직 일자리는 구하지 못하고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받는 회사에 근무하는데 직장에서는 거의 왕따 비슷한 생활을 한다.

 

월세와 각종 공과금 내는데 허덕이며 친구도 없는 외로운 생활, 거기에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비하까지.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아마리는 1년 후, 그러니까 스물 아홉 번째 생일에 라스베가스에 가서 가진 돈을 모두 쓴 후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그녀는 라스베가스에 갈 비행기 표, 호텔 값 및 도박 비용을 벌기 위해 투잡을 뛰기로 하고는 밤에는 긴자의 바에서 일을 시작한다.

사실 그녀의 외모로는 바에서 일하며 남자 손님들에게 술을 권하는 일을 하기 어려웠지만

마침 사람이 부족했던 작은 바의 마담이 당분간이라는 단서를 달고는 그녀를 채용했다.

 

이후 그녀의 이중 생활이 펼쳐진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밤에는 긴자의 바에서 호스티스로.

그리고 시간이 나면 라스베가스에서 할 블랙잭에 대한 연구를 하며.

 

그러면서 그녀의 삶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게 되고, 살이 빠지며 점점 날씬해졌고,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가 생....

 

그렇다.

결국 이 책은 수 없이 많은 다른 자기개발서나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고 나온 책들의 소설 버전인 것이다.

 

스스로 잉여라고 생각했던 20대의 여자가 목표가 생기고 꿈이 생기면서 조금씩 변화된다는 뻔하디 뻔한 얘기.

심지어 주인공 아미라는 라스베가스로 가는 목표를 이룬 후에 죽지도 않는다.

오히려 잘나가는 직장의 정규직 커리우먼이 됐다는 뻔하디 뻔한 결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내가 했던 생각은 끝까지 이 책을 읽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것이었다.

자극적인 제목 외엔 특별히 이렇다 할 주목할만한 점도 없었고,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거나 이 책에 대한 편견을 깨버릴 만한 반전 따위는 더더욱 없었다.

심지어 이야기 도중에 블랙잭이라는 카드 게임에 대한 설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그다지 많지도 않은 분량을 더더욱 재미없게 만들었다.

 

그렇다.

이 책은 낙담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고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고 그냥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꿈도 이루고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뻔하디 뻔한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냥 그런 책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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