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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야, 미안해!

광고 이야기: 보일러 전쟁 -스스로 업계 1위를 내려 놓은 경동 나비엔

by Robin-Kim 2016.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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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 보일러 대전이 시작되었다.

사실 겨울에 보일러를 판매하기 위해선 가을부터 광고를 노출 하는 것이 보통인데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2월부터 마케팅을 시작하는 것처럼-

올 가을에는 경동 나비엔만 광고를 하더니 얼마 전부터 보일러 업체들의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난 경동 나비엔이 업계 1위인 줄 알았다.

국가대표 보일러라는 브랜드 컨셉도 그랬고 김남주를 모델로 IoT라는 말만 안 썼다 뿐이지

기술의 혁신을 통해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우선 아래 광고를 보자.

 

 

 

집 밖에서 보일러를 껐다~켰다~

언제부터 보일러가 이렇게 똑똑해졌지?

언제긴? 경동 나비엔이 시작하고부터지.

경동 나비엔, 보일러의 스마트 시대를 이끌다.

콘덴싱 보일러, 여기까지 왔다.

국가대표 보일러, 경동 나비엔

 

상기 광고에서 귀에 꽂히는 부분은 굵은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다.

이 핵심 카피들을 통해 새로운 기술로 업계를 이끌고 있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실제로도 당시 원격제어-요즘말로 IoT-보일러는 혁신적이었으니까.

콘덴싱은 그야말로 부수적이었다.

 

그런데 2016년 경동 나비엔의 광고 캠페인을 보면 스스로 카테고리 대표 브랜드, 즉 업계 1위자리를 내어준 것처럼만 보인다.

우선 아래 광고들을 보자.

 

 

 

 

 

 

귀에 꽂히는 것은 오로지 콘덴싱이다.

콘덴싱이란 기술이 뭐가 좋은지 어떻게 좋은지는 둘째 치고라도 콘덴싱 기술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의 대표 (No.1)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후발주자들 (No.2, No.3)들과 달라야 한다.

시장을 리드하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며, 자신이 No.1임을 상기시키고 후발업체 모두와 자신을 차별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경동 나비엔이 김남주를 모델로 했을 때 전달했던 메시지처럼.

 

반면 후발주자들 (No.2, No.3)의 경우 No.1을 공격하거나, 새로운 기술로 틈새 시장을 겨냥하거나, 차별적 포지션을 전달해야 한다.

바로 경동 나비엔이 현재 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처럼.

 

에이스 침대와 기타 다른 침대의 커뮤니케이션을 비교해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다.

 

, 경동 나비엔의 이번 캠페인은 작고 특정한 기술에 집착하여 소구함으로써 스스로 No.1의 위치를 버리고 작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콘덴싱이란 단어는 이미 대성 셀틱 보일러 갖고 있던 단어라는 것이다.

대성 셀틱은 오래 전부터 현영, 차인표 등을 모델로 다른 것 없이 ‘S라인 콘덴싱을 지속적으로 얘기해왔고

그 기술 때문에 가스비가 절감된다고 매년 반복해 왔다.

 

 

물론 경동 나비엔의 광고/ 마케팅 부서에서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콘덴싱이 대성 셀틱을 연상시킨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캠페인을 만들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들의 판단은 잘못됐다.

 

보일러에 관심이라고는 ‘1’도 없는 내가-대체 보일러 광고를 왜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니까- 경동 나비엔 광고를 보자마자

? 콘덴싱은 다른 데서 주구장창 얘기하던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기본적인 소비자 인식 조사도 하지 않고 캠페인을 만든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처럼 경동 나비엔이 스스로 카테고리 대표 브랜드의 지위를 내려 놓을 때 그 자리를 차지한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귀뚜라미다.

우선 귀뚜라미 보일러의 광고를 보자.

 

 

 

 

 

어떤가.

앞에서 얘기한 대표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 않은가?

보일러에 대한 생각을 시리즈로 만들어 보일러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당연하다면=귀뚜라미 보일러라는 메시지를 통해

업계 대표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고 있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시장을 리드하고 자신이 대표 브랜드임을 상기 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귀뚜라미라는 브랜드 명을 좀 더 자주 노출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이벤트 등) 소비자들과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 직접 교감을 나누었으면 어땠을까라는 것들이다.

 

커테고리의 대표 브랜드를 차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긴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지위를 잃고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 쉽다.

경쟁자의 공격에 의해 무너질 수도 있고 또 경동 나비엔처럼 스스로 그 지위를 내려 놓는 우 ()를 범해서 무너지기도 한다.

 

그래서 마케팅은,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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