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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야, 미안해!

광고 이야기: 비너스 vs 비비안 - 여성 속옷 대전의 승자는?

by Robin-Kim 201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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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성 속옷 대전의 막이 올랐다.

사실 막이 오른 건 좀 됐는데 이 놈의 게으름 때문에 이제서야 글을 쓴다.

 

먼저 비너스 광고를 보자.

 

 

 

무엇이 느껴지는가?

 

비너스 광고에 대해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언급해야 될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비너스가 '수년 째' 이런 광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지속되는 캠페인 속에 'Venus or Not'이라는 브랜딩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그 이유는 아래 비비안 광고를 보고 얘기해 보자.

 

 

 

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아니, 두 브랜드의 광고를 비교해 보니 어떤 생각이 드는가?

 

모든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소비자로부터 시작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것을 소비자의 인식 속에 명확하게 자리잡게 만드는 게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다.

 

비너스의 경우 수 년간 여성들의 가슴이 예뻐 보이고 편안해질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고

그것을 같은 모델을 활용해서 광고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Venus Or Not'이라는 대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마케팅 전쟁]이라는 책에서 예로 나오는 '질레트'의 경우처럼 스스로를 계속 혁신시키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단순히 TV 광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캠페인까지 병행하면서 제대로 된 브랜드를 구축했다.

거기에다 이번에는 비비안의 마케팅까지 의식했는지 남자인 나도 알고 있는 유명한 CM송까지 광고 앞에 삽입해서 브랜드 리콜까지 가능하게 했다. 

 

앞에서 비너스의 광고를 보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두 가지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너스의 노력은 그것을 만들어 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당시 비비안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은 없었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실제로는 했을 수도 있겠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게 전혀 없으니 안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와중에 시장에 들고 나온 비비안의 광고 캠페인은 그야 말로 눈물이 날 정도로 참혹하다.

 

우선 '세상의 모든 비비안'에게라고 하며 스스로 대표 브랜드라는 착각으로 시작한 것부터가 문제다.

대체 왜 대한민국 여성들이 비비안인가?

 

둘 째. Fit이란 단어는 비비안을 상징하는 단어가 될 수 없다.

비너스처럼 오랜 시간 같은 단어로 소비자들에게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면 모를까 Fit이란 단어는 어디에도 쓸 수 있는 단어일 뿐 아니라

여성 속옷이라면 '너무나도 당연히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라 이렇게 큰 돈을 들여 광고할 키워드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 몇 년 전에 이미 비너스가 했던 광고의 내용으로 기억 되기까지 한다.

그런데 Fit이라니.

오히려 비너스의 광고를 보면, 그것도 수년 간 지속해 온 광고들을 보면 '오히려 Fit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매체 비용이 좀 됐는지 광고가 자주 보여서 비비안을 기억하게 되기는 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광고는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광고는 '공감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것은 단순히 TV 광고 뿐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SNS를 활용한 마케팅,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비안은 스스로 자신이 No.1이라고 착각해서 '세상의 모든 비비안에게'라고 말하는 우를 범했고

전혀 새롭지도 않고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Fit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해 제품의 특징이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공감에 실패했다는 얘기.

 

오랜만에 광고를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 했을 거였다면 보다 신경을 써야 했다.

광고주 측에 전문가가 없는 건지, 대행사에 전문가가 없는 건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말하면

비너스에게 KO패를 당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 비비안 광고다, 라고 말하고 싶다.

 

광고,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내가 쓰는 광고 이야기를 업계 사람들이 종종, 아니 이따금씩 보는 모양이다.

 

예전, 디카맥스 광고 분석을 한 후 ('광고 이야기:디카맥스-제품 이름은 기억 안나고 D만 기억나는 광고' 참조) '디카맥스'라는 자막이 들어간 광고로 바뀌었고

또 현대자동차 PYL 광고 분석을 한 후 ('광고이야기: 현대 PYL-안 되는 제품으로 욕 본다' 참조)

광고 대행사에서 광고 좀 어떻게 만들었으면 좋겠는지 문의를 해오기도 했고

부동산 어플인 다방의 경우도 분석을 한 후 ('광고 이야기:직방 vs 다방- 방구하기 앱의 승자는 누구?'   참조) 나름 모양새를 맞춘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물론 분석 후에도 그냥 하던 그대로 광고를 내보내는 곳이 더 많기는 한데 뭣이 중한지도 모르는 월급도둑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광고에 대해서 얘기는 하지만 광고라는 것은 결국 '브랜딩'이라는 것이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결과물이므로 결국 브랜딩을 얘기하는 것인데

아직도 자신들의 브랜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높은 직급과 많은 급여를 받으며 회사를 다닌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다.

 

혹시나 이 연재 글들을 보시는 분들 중의 주변에 광고주든 대행사든 광고업에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발 보여주실 부탁 드립니다.

광고 산업이 발전해야 하잖아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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