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뜯어보기: 극비수사 - 내가 이래서 점 보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by Robin-Kim 2015. 7. 15.
728x90
반응형

개인적으로 김윤석이라는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영화판 여기저기서 들리는 그의 인간적인 측면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 때문인데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으나 한 두 사람의 얘기가 아니고 여러 명이 비슷한 얘기를 하니 사람김윤석에 대해서는 호감이 없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출연하는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확실히 그의 연기력에 있는 듯 합니다.

[추적자], [타짜], [완득이] [도둑들]과 같은 영화에서 그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연기를 보이며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나 영화 [극비수사]는 유해진이라는 또 다른 명배우와의 만남이라는 사실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타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긴 했었지만 영화의 끝부분에서 잠깐 동안만 함께 나왔기 때문에 두 배우의 조화를 알기 어려웠는데

과연 [극비수사]에서의 두 사람의 조합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사뭇 궁금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 두 가지를 먼저 언급하자면

우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곽경택 감독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사실에 굉장히 신경이 쓰였는데요,

 

[친구 2]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력에 대해 개인적으로 굉장히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그가 감독한 영화를 다시 봐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되고 배우의 이름이 지나가고 감독의 이름이 자막으로 등장했을 때는 아차싶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화가 가진 힘과 유괴라는 범죄가 가진 힘 때문인지 영화에 몰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전 세계의 그 누구라도 성인이라면 유괴라는 범죄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또 그것이 실화라면 더더욱 몰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두 주연배우인 유해진, 김윤석 씨의 연기 조화도 한 몫 했다고 할까요?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유난히 어린이 유괴 사건이 많았던 1970년대, 부산의 한 유지의 딸 은주가 유괴됩니다.

워낙 돈이 많았던 은주 아버지 (송영창)는 돈과 인맥으로 경찰에 부탁하여 특별 수사팀이 꾸려지게 되는데

그 수사팀이 하는 짓이 엄한 사람 붙잡아 고문하면서 은주 유괴범 잡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온 동네방네에 알리게 되는 꼴이 되고 됩니다.

 

한편, 은주의 생사여부가 불안했던 은주 엄마 (이정은)와 은주 고모 (장영남)는 여러 점집을 돌아다니지만 은주가 죽었다는 얘기만 듣게 되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하자는 심정으로 찾아간 곳이 김중산 (유해진)이라는 점술가입니다.

그런데 이 김중산이라는 점술가는 조금은 특이하게도 은주는 아직 살아있으며 은주를 구하려면

공길용 (김윤석)이라는 형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는데 바로 은주와 공길용의 사주풀이 때문입니다.

사주풀이상 은주에게 부족한 부분을 공길용이 채워주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이 얘기를 들은 은주 엄마는 남편에게 강력하게 얘기해서 기존의 수사팀 외에 공길용을 수사팀에 합류시키게 합니다.

원치 않던 사건을 억지로 맡게 된 공길용이 수사를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이 바로 수사를 비밀리에 진행하도록 한 것인데요,

자칫 유괴범에게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알려질 경우 은주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 [극비수사]는 그렇게 탄생되었고, 영화는 김중산의 사주풀이와 공길용의 수사과정이 맞물려 긴박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이 영화는 여러 개의 갈등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선 이야기의 핵심인 유괴범 vs 공길용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고,

그 줄기를 좀더 쫀쫀하고 쫀득하게 만들기 위해 공길용 vs 기존 수사팀’, ‘공길용 vs 서울수사팀등의 갈등구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공길용 vs 기존 수사팀의 갈등은 곽경택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 되는 중요한 부분인데요,

범인을 잡고 은주를 찾은 사람은 공길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세상에 알려지고 특진까지 하게 된 사람들은

처음 수사를 맡게 된 기존 수사팀이기 때문입니다.

,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고 새빠지게 고민하고 몸을 던져서 사건을 해결했더니 정작 그 열매는 딴 사람들이 차지하게 된 것인데,

이 부분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길용 vs 서울수사팀의 갈등 구조 역시 좀 더 크게 보면 부산 경찰 vs 서울 경찰의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특히나 당시 최고 인기였던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에 실재 소재를 제공했던 서울 경찰 (서정학)이 직접 수사를 하게 되면서 빚어지는 내용도

이야기 전개를 좀 더 쫀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곽경택 감독의 연출력이 이런 다양한 갈등구조를 조화롭게 엮어내는 데에는 여전히 뭔가 부족해 보이는 듯 합니다.

너무 급하게 진행되거나 혹은 무언가 생략된 채 진행되거나 불필요한 유머장치가 심각한 장면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거나 하는 부분들인데요,

이 부분은 감독의 '역량'이라기 보다는 '성향'의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통 부산 사나이라고 하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이미지가 거칠고 선 굵은 것이듯이 부산사람인 곽경택 감독은

봉테일이라고 불리는 봉준호 감독과는 달리 큰 그림과 굵은 선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간 그의 작품들을 보면 틀린 생각은 아닌 듯 합니다.

 

어쨌든 감독의 그런 성향에도 이야기 전체를 놓고 보면,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소재, 그리고 사주풀이를 통한 사건 해결이라는 독특한 상황,

두 주연배우 외에도 탁월한 연기를 펼친 조연들 덕분에 영화는 꽤 괜찮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유해진 씨가 연기한 실존 인물 김중산 씨는 사건 이후 큰 성공을 거두어 유명한 철학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초 이영돈 PD가 간다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었습니다.

 

 

 

살다 보면 내가 세운 공을 남이 가로채고 남이 세운 공의 결과물을 의도치 않게 내가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의도한 것이냐 아니냐 혹은 그렇게 된 이후 미안함과 감사의 표시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예의 범절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몇 분이나 계실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 중에서 의도치 않게라도

남의 공을 갖게 되신 분이 있다면 당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면 어떨까요?

 

이상 [극비수사]를 보고 난 후기였습니다.

 

Leggie...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