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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고전명작 다시보기 (34): 캐스트어웨이 -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에 대한 영화

by Robin-Kim 2015.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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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taway: 난파 당한 사람, 표류자; 방치된[내버려] 물건, 표류물.

 

탐 행크스 하면 여러 영화가 떠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을 가장 먼저 떠 올리며 또 가장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탐 행크스의 풋풋한 젊은 시절은 물론

그 유명한 대형 피아노 건반 옮겨 다니며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기회가 되면 이 영화에 대한 후기도 올려볼까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탐 행크스가 주연한 또 다른 영화 [캐스트어웨이]를 보고 나서는 어쩌면 이 영화가 그의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56년생이니까 올해 한국 나이로 60세인 그는 2000년 개봉한 이 영화에서 45살의 나이로 불 같은 연기력을 뽐내며 그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는데요,

우선 영화의 줄거리부터 잠시 살펴 보겠습니다.

 

 

 

페덱스라는 세계적인 운송회사에서 일하는 척 놀랜드 (탐 행크스, 이하 척)시간을 금처럼생각하며 굉장히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러시아로, 러시아에서 다시 미국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화물 비행기에 동승하면서 운송을 책임지는 일을 하는데요,

오랜 연인 켈리 (헬렌 헌트)와 행복한 생활을 보내며 곧 결혼을 앞두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시 화물 운송을 책임지고 떠나는 척은 비행기 갑자기 발생한 기상이변으로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어느 무인도에 혼자 살아남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곳에서 무려 4년간을 문명과 떨어진 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구조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의 회사 임직원들은 대대적인 환영을 해주지만, 그의 장례식까지 치르고 새로운 남자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켈리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해버린 자신의 환경 때문에 마냥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됩니다.

이에 용기를 낸 척은 어느 비 오는 밤 택시를 타고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갑니다.

뜻밖에 그의 방문에 놀랍고도 당황한 켈리는 애써 태연한 척 그를 맞이하지만 결국엔 그의 대한 사랑이 다시 솟구쳐 올라

격렬하게 키스를 하며 감정을 표출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버린 켈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한다는 말과 그 감정을 키스로 표현해주는 것까지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맙니다.

 

 

 

제가 이 영화를 탐 행크스의 최고 작품이라고 꼽는 이유는 바로 런닝타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무인도 생활을 보여준 그의 연기력 때문입니다.

누군가와 호흡을 맞춰가며 연기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도 읽을 수 있고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감정 변화를 조절할 수 있지만

혼자 하는 연기는 오롯이 그 배우 한 명이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 행크스는 무인도에 처음 난파되었을 때부터 자괴감과 허탈함과 실망감,

그리고 무인도 생활에 점차 적응되어 가는 모습, 마지막에 무인도를 탈출하려는 과정에서 보여준 북받쳐 오르는 열정(?)을 표현함에 있어

정말 몰입하지 않고는 못배길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파도에 휩쓸려 무인도로 떠내려온 화물 중 배구공 윌슨에 인격을 불어 넣어

4년이라는 생활 동안 친구이자 동반자로 대화하며 (물론 배구공에 대고 혼자 하는 말이지만) 외로움을 견뎌내는 모습은

탐 행크스 연기력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초점을 영화로 돌려보면,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입니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시 ()에 대해 배울 때 수미쌍관법이라는 것을 배웠는데요

- 첫 연에 쓴 내용을 마지막 연에 다시 사용하여 시작과 끝이 대 ()를 이룬다는 뜻-

[캐스트어웨이] 역시 영화의 첫 장면에 나왔던 장면을 마지막에 다시 사용하면서 뭉클함을 배가시킵니다.

 

 

 

쏟아지는 태양과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초원. 적막하기 이를 데 없고 차선조차도 없는 시골길을

페덱스 트럭이 먼지를 일으키며 어느 집으로 향합니다. 우편물을 수취하기 위해서인데요.

무인도 생활을 마치고 켈리와의 해후 (邂逅) 이후 척은 무인도로 떠 내려왔던 수화물 중에 생존에 필요해서 뜯은 것을 제외한

온전한 수화물들을 다시 배달하기 위해 첫 장면에 등장한 곳을 방문합니다.

 

 

쏟아지는 태양과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초원, 그리고 적막하기 이를 데 없고 차선조차도 없는 시골길을 먼지 일으키며 달려 목적지에 방문한 척은

수화물의 주인이 없이 이 우편물 때문에 살아 남을 수 있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우편물을 남기고 돌아 옵니다.

그리고는 진입로 사거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그 우편물의 주인을 만나게 되는데요,

척이 단순히 길을 잃은 것으로 생각한 우편물 주인은 이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어디, 왼쪽으로 가면 어디,

직진하면 어디, 뒤로 돌아가면 어디가 나온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고는 갈 길을 재촉합니다.

그리고 사거리에 혼자 남은 척이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데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려 4년이나 혼자 살다 온 척이 과연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은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척박한 무인도 같은 도시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게끔 합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버스와 지하철 중에 어떤 것을 탈까부터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와 같은 사소한 선택은 물론

 진로 선택처럼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게 되는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척은 우리의 그런 고민에 대해 한 장면에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를 얘기함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바로 PPL입니다.

이 영화는 페덱스의 의한, 페덱스를 위한, 페덱스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페덱스와 함께 하며,

척의 무인도 생활에서 끊임없이 등장한 배구공 제조사인 윌슨의 PPL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척은 그 배구공의 이름을 윌슨이라고 까지 하며 부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두 브랜드의 PPL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하는 브랜드 노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최근 한국 드라마의 PPL과는 달리 이야기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이야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V 오락프로그램에나 인터넷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 중에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고 싶은 것 3가지는?’ 것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무인도는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전기도, 가스도, 인터넷도 그리고 대화할 사람이 없는 무인도는 공포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그런 곳에서의 생존 본능은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며,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일 것입니다.

 

시선을 살짝 돌려 보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어쩌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곳이 어찌 보면 무인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함께 웃고 얘기하면서도 결국엔 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치열한 경쟁 환경은 우리를 더더욱 외롭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외로움 때문에 더더욱 SNS라는 것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주인공 척처럼 살아 남읍시다. 그리고 생존합시다.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길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합시다.

친구 혹은 동료와 함께 살아가고 생존할 수 있는 사회는 어떻게 하면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고민해 봅시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말이죠.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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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섹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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