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명량, 해무 등과 함께 2014년 대작 열풍을 이끈 작품 중 하나였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하 해적)].
주연들도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 등 쟁쟁했고 조연들도 김원해, 박철민, 조달환, 신정근, 이경영, 오달수, 안내상, 정성화도
연기력으로 무장한 쟁쟁한 인물들이었기에 한 번은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던 차에 얼마 전에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꽤나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출연진들도 그렇고 무려 150억 원이라는 제작비 (홍보, 마케팅 비 20억 원 포함) 규모도 그렇고,
무려 900만 명에 가까운 8,665,652 명이 관람하면서 66,364,656,706원이라는 수입을 올렸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정통 사극 컨텐츠는 그 역사적 진실성에 언제나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명량]은 1,700만 명이 봤다는 엄청난 소문과는 별개로 큰 관심이 없었고,
[해무]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정대용이라는 사람의 쓰레기적인 사고방식과 발언들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군도는 이미 본 상태였고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그 이유로는 가장 먼저 손예진의 연기에 있었는데요.
1년에 한 편정도 영화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손예진은 이 영화에서 해적 무리를 이끄는 두목의 역할을 맡았으나
그 역할이 가져야 하는 위압감, 카리스마, 분위기를 표현하기에는 대사처리가 어벙벙했고
표정이나 전체적인 연기가 너무나 어색했습니다. 부하들에게 지시를 하고 바다에 빠지는 죽음을 앞둔 장면에서의 비장함 등을 연기할 때는
그 동안의 연기 경력이 무색할 만큼 대사 처리와 연기력이 수준 이하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의 연기를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손예진은 [클래식] 같은 달달한 영화에나 어울릴 듯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 스스로 연기 폭의 한계를 증명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두 번째. 무려 2시간이 넘는 129분이라는 시간 동안 줄기차게 나오는 유머에 중반 이후에는 지치게 됩니다.
이런 점을 배려해 감독은 모흥갑 (김태우)이 나오는 장면들은 진지함을 연출하여 유머와 섞어 배치함으로써 조였다 풀었다는 장치를 설치해 놓았지만
유해진-김남길이라는 두 주연배우와 함께 산적들의 쉴 틈 없이 끊어지지는 않는 유머는
결국에는 이 영화가 그래서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엔 영화를 보다 지쳐 끝까지 다 볼 수 없었는데요.
9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직접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만큼 이 영화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그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실망감이 좀 더 컸던 영화라는 생각과 함께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대작 분위기’에 편승했던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치킨 집이나 순대 집이 혼자 있어도 잘 되는 곳은 잘 되지만 치킨의 거리나 순대타운이 형성되어 많은 집들이 모이면
이 집이 맛있나 저 집이 맛있나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듯이
동시에 4편의 대작들이 공개되면서 그 중 하나였던 [해적]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것이 아닐까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군도]가 4,774,751 명, [해무]가 1,474,981 명, [명량]이 17,611,849 명이니 [해적]까지 네 작품의 관객수를 더하면 32,527,233 명인데
단순하게만 놓고 보면 영화를 보기 어려운 초등학생 이하 및 어르신들을 제외하면 약 4,500만 명의 인구 중
거의 대부분의 네 영화 중 하나는 보았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네 영화를 다 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2-3개를 골라서 본 사람도 있겠지만 4 편의 관객수가 꽤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그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을 듯 하고요.
거기에 네 편 중 가장 먼저 개봉을 했던 [군도]가 의외로 재미가 없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그 혜택을 [해적]이 가져갔을 가능성도 높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기대만큼 실망이 컸던 영화 [해적].
충분히 좀 더 재미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꽤나 안타까운 그런 영화라는 말을 남기면 글을 마무리 합니다.
Leggie...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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