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루시: 주제가 너무 강렬하게 표현된 영화

by Robin-Kim 2014. 9. 10.
728x90
반응형

제가 [루시]를 선택한 이유는오로지최민식 때문이었습니다. (편의상 존칭 생략)

이미 영화 개봉 한참 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알게 된 최민식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도저히 이 영화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뤽베송 감독이 [올드보이]를 보고 최민식의 연기에 반해 그에게 출연 제의를 했으나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 작품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출연을 망설이는 최민식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한국으로 날아와 그를 만났는가 하면

영어 연기가 아닌 100% 한국어로 연기를 하게끔 만들어주었다는 얘기까지, 뤽베송이 사랑한 최민식의 연기를 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최민식의 연기는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최근 흥행작 [명량]은 물론 [신세계],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주먹이 운다] 등 맡은 배역마다

그 배역의 가치를 최고로 빛낼 수 있는 연기를 늘 선보여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영화, 특히나 헐리우드 영화인 [루씨]에서도 그가 어떤 연기를 펼칠지 사뭇 기대가 되었습니다.

 

우선 이 영화 [루시]를 철저히 재미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어떤 재미냐는 것과는 상관없이- 호불호가 꽤나 갈릴 듯 한데요,

개인적으로는 재미가 없는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영화의 주제가 너무나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이며 심오하다 보니 그것을 표현하고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런 주제가 너무 강렬하게 표현되어 다른 것들이 많이 묻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최초의 여성 루시와 같은 이름을 가진 루시 (스칼렛 요한슨)은 일주일 된 별볼일 없는 남자친구의 요청으로

대만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미스터 장 (최민식)이라는 한국 조폭 두목에게 가방을 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방 안에 담겨 있던 신종 약물 CHP 4를 배 속에 강제로 삽입 당하게 되고

다른 국적의 일반인 4명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명령을 받게 됩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미스터 장의 조직원이 마중 나와 있을 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미스터 장으로부터 풀려 나왔지만 대만 현지의 조폭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면서 배 안에 있던 CHP4를 담은 봉투가 터지고

그 약이 온 몸에 퍼지면서 루시는 인간이 평균 뇌사용량인 10%를 넘어 20%, 30% 등 점점 더 많은 뇌 사용량을 보이게 됩니다.

그 결과로 모든 상황판이 가능해지며 고통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몸을 자유자재로 쓰게 되면서 화려한 액션도 선보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인간이 뇌사용량을 늘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하는 의문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 않는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뤽베송 감독은 이미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일단 놀랍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상상력을 표현함에 있어 약간의 과장과 억지 그리고 다큐멘터리 같은 구성을 통해 큰 공감을 갖기 어려웠다는데 있습니다.

 

 

 

뇌 사용량이 늘어나면 수퍼맨처럼 손짓 한 번으로 사람들을 쓰러지게 만들거나 물건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 중간에 뇌 연구 학자 노먼 (모건 프리먼)의 연설 중 인간의 뇌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주변의 물건을 통제할 수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만

그런 정도 수준이면 순간이동도 가능해야 할 듯한데 루시는 대만에서 파리로 이동할 때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

게다가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눈 짓만으로 그 많은 조폭들을 통제하는 장면을 볼 때는 영화에 대한 몰입이 아닌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뇌 사용량이 100%에 도달한 루시가 이상한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하는 과정은대체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결국 너무나 형이상학적인 주제, 다큐멘터리 적인 구성, 기이한 상상력의 표현 등이 맞물려 액션은 사라지고 혹은 액션은 액션대로 따로 놀고

이야기 전개는 이야기 대로 흘러가는 기이한 구조가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최민식의 연기가 어디서 빛을 발했는지 혹은 어디서 빛을 발해야 했는지 그 포인트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물론 뤽베송 감독은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와, 정말 대단한데! 인간의 뇌와 지성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라고 생각하고

또한 그것에 대해 더 알아보기를 바랍니다.”라고 했지만 무려 4천만불이 제작비로 투여된 영화에 단순히 이런 기대만을 갖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행히 이 영화의 흥행은 전 세계적으로 이미 2 7천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하며 국내에서도 승승장구하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완성도 보다는 대한민국의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영어가 아닌 우리 말 연기로

헐리우드 진출했다는 것에 이 영화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전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에 말이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꾸준히 한 우물을 파면 언젠가는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을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보여주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말이 조금 이상한가요?

 

Leggie...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