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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23): 패스터 vs 프리미엄 러쉬 – 별 볼일 없는 스피드 전쟁

by Robin-Kim 201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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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속도감, 그러니까 타고 달리는 것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속도와 그 속도로부터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을 표현한

대표적인 영화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일 것입니다.

물론 무려 20년 전인 1994년 개봉한 키아누리브스, 산드라 블록 주연의 [스피드]라는 영화도 예를 들 수 있겠지만

이 영화의 경우 폭탄이 장착된 버스 혼자 시내를 달리는 것이어서 속도감 (스피드)으로부터 느껴지는 짜릿함과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분노의 질주] 시리즈 역시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액션에 초점이 맞춰지며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요.

 

최근에 본 영화 [패스터] [프리미엄 러쉬]는 그런 면에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제목에서부터 속도감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영화는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패스터]는 복수가 핵심 소재입니다.

형 그리고 몇 명의 동료와 함께 은행을 털었던 주인공 드라이버 (드웨인 존슨)은 이후 어떤 집단에 의해 계략에 빠지면서

형이 총에 맞아 죽고 본인은 실형을 살게 됩니다.

출소 후 유명한 정보원으로부터 자신의 형을 죽인 일당에 대한 정보를 알아낸 드라이버는 한 명씩 찾아 다니며 죽이는 복수를 하게 되는데요

이 복수를 하는 과정이 줄거리라고 보면 됩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프리미엄 러쉬]는 좀 더 가벼운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토끼 씨라고 부르는 조셉 고든 래빗 (Levit Rabbit과 발음이 비슷한 관계로^^)이 주연한 이 영화는

뉴욕의 자전거 퀵 서비스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늘상 오토바이 퀵 서비스만 보다가 자전거 퀵 서비스를 보니 새롭게 보이긴 했었습니다.

아무튼 명문대 법학과를 졸업한 퀵 서비스 배달부 와일리 (토끼 씨)는 여자 친구의 룸메이트이자 학교 친구인 니마 (제이미 정)로부터

차이나타운으로 퀵 배달을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고요.

 

*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드라이버

 

[패스터]는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줄거리 극복을 위해 두 가지 장치를 더합니다.

'복수->이동->복수->이동->복수 완료'라는 지루한 반복을 깨기 위해 킬러와 형사라는 두 명의 인물을 더해 이야기를 비틀고

복잡하게 만들며 반전의 재미를 주려고 시도를 하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우선 킬러의 존재가 의심스러운데 드라이버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킬러는 누군가로부터 드라이버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그런데 킬러에게는 양쪽 다리에 엄청난 상처가 있는데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그 상처 때문에 걷는 것이 어려운 장면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멀쩡한 것도 모자라 심한 운동은 물론 격투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모습에 공감이 어려웠습니다.

보통 그 정도의 상처가 있으면 아무리 재활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걷는 것 이상으로는 무리일 테니까요.

더구나 그런 상처를 극복하고 그가 왜 킬러가 됐는지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습니다.

그럴 거면 그냥 과거 얘기 쏙 빼고 다리의 상처 장면 쏙 빼고 킬러로써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만 나오면 되는데

괜히 불필요한 장면들을 넣음으로써 공감을 더욱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  도대체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전혀 궁금해 하지 않는 드라이버

 

더 어이없는 것은 드라이버는 대체 왜 이 킬러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지에 대해 전혀 궁금해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야 복수를 위해 살인을 하고 다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 킬러는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궁금해 할 법도 한데

그냥 맞서 싸우고 도망 다니기만 반복합니다.

세상에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왜 죽이려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니 어찌 보면 놀랍기까지 합니다.

 

*  비리 형사 (왼 쪽)

 

형사 역할도 마찬가지 입니다.

정년퇴직을 코 앞에 둔 채 마약에 쩔어 살아가는 형사는 나중에 밝혀지지만 킬러에게 드라이버를 살해할 것을 요청한 의뢰인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처음에 드라이버가 정보원으로부터 형을 죽인 일당에 대한 정보를 받았을 때 그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정보원이 실력이 없는 것으로 그려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지 궁금해지는데,

어쨌든 그래서 드라이버는 그 형사를 죽일 수 있는 순간이 있었지만 죽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복수 리스트에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지요.

 

*  존재 이유가 막연한 비리 경찰 (오른쪽)

 

[프리미엄 러쉬]도 단순한 퀵 서비스라는 소재를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두 명의 경찰을 투입합니다.

한 명은 비리 경찰로 도박 빚을 탕감하기 위해 와일리가 배달하는 것을 뺏어야 하는 인물이며

또 다른 한 명은 와일리의 위험한 자전거 운행 때문에 난 교통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와일리를 잡으러 역시 자전거를 타고 쫓아 다니는 우직한 경찰입니다.
우직한 자전거 경찰의 경우 영화 줄거리의 전개 상 굳이 필요 없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냥 재미를 위해 만든 캐릭터 인 듯 보입니다.

 

비리 경찰 역시도 그 존재 이유가 막연합니다.

니마가 와일리에게 배송을 요청한 물건은 겉으로는 모슨 티겟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인데,

바로 니마가 오래 전에 티벳에 대해 인터넷에 쓴 글 때문에 그녀의 가족에 대해 출국금지령이 내려져

중국에 남아 있는 어린 아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올 수 없게 되자 밀항을 통해 데려오기 위해 불법 중국단체에게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이며,

이 영수증이 차이나타운의 첸이라는 아줌마에게 전달되어야 아들이 뉴욕으로 올 수 있는 것입니다.

 

*  배달물의 내용을 확인하는 토끼씨

 

그런데 문제는 비리 경찰에게 이 영수증을 탈취해 오라고 주문한 중국인 조직이 무슨 이유 때문에 이 영수증을 가져 오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그것은 그냥 돈을 받았다는 징표일 뿐 그거 가로챈다고 돈하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기껏해야 니마의 아들이 뉴욕으로 오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서 비리 경찰의 존재 이유가 막연하고 한 것입니다.

 

*  제목과는 다르게 큰 비중을 차지 않는 추격 장면

 

[패스터]의 반전은 킬러를 고용한 사람이 비리 경찰이었다는 게 아니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총에 맞은 드라이버가 죽지 않고

살아나 비리 경찰을 죽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반전이 너무나 이해할 수 없다는데 있는데요,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뒤통수에 총을 맞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영화상으로는 무슨 철판 같은데 맞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 정도 거리에서 총을 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철판에 맞을 확률은 0%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반전을 위한 반전을 위해 감독이 억지를 부린 것이지요.

이 반전 때문에 영화가 쭉 이어지다가 막판에 푹 고꾸라지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왜 제목이 [패스터 (Faster)]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추격 장면은 딱 한 번 나오는데 그것이 다른 영화들에서 나오는 추격 장면들보다 더 빠르고 짜릿하며 아찔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비슷한 덩치에 현란한 운전 실력을 구사하는 배우는 빈 디젤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웬만해서는 그의 아류처럼 보일 뿐입니다.

더구나 두 사람은 [분노의 질주] 두 편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종합해 보면 이 영화는 이래저래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로 보여집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간 때우기로 보는 영화로 생각한다면 뭐 그런대로 봐 줄만 하지만 그런 용도의 영화 중에서도

꽤나 떨어지는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  주구장창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프리미엄 러쉬]는 주구장창 달립니다. 자전거를 타고 엄청 달립니다. 그래서 엄청 지루합니다.

거짓말 좀 보태면 영화의 절반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장면으로 구성되기 때문이 영화를 보다 보면

내가 왜 이 영화를 봐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하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만 하니 영화를 보고 나서 괜히 제 무릎이 시큰거리고 발목이 뻐근한 듯한 느낌을 가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으로부터 짜릿함이나 쾌감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사고가 날까 봐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 더 많습니다.

아무래도 카메라 움직임 (워킹)이 문제인 듯 한데 자전거에 카메라를 달고 자전거의 높이 혹은 운전자의 헬맷에 카메라를 달고

운전자의 눈높이에서 촬영을 했다면 훨씬 실감이 났을 텐데 그런 장면 없이 그냥 열심히 달리는 장면을 찍어 놓았을 뿐입니다.

 

결국 최근에 본 두 영화, 속도로부터 짜릿함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두 영화는 떨어지는 완성도와 지루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선물해 줬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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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섹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nmff40&logNo=110106228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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