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 군산 기찻길부터 시작해 봅니다.
* 끝 모를 기찻길 보다 눈에 먼저 들어 오는 건 철로 주변으로 늘어선 폐허 같은 건물들. 기차를 타고 이 좁은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 건물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딱 맞음 혹은 정확함. 나사 하나만 풀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그리고 수 없이 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진 철로. 하지만 쉽게 다른 것으로 대체 될 수 있는 부품들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어쩌면 철로와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 볕 좋은 말 빨래 말리기.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그러니까 용도 폐기된 것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빨래를 보며 참 기분 좋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 버려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상추도 키우고 파와 깻잎도 키우고 다양한 화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곳은 아직 버려지지 않았고 어쩌면 영원히 버려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밖에서 바라 보는 사람만이 이 곳이 버려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안과 밖은 그토록 다르다.
* 예쁘게 단장된 어느 집 2층 베란다. 색이 참 곱다.
* 한 쪽엔 아파트, 안 쪽엔 폐 건물. 오묘한 공존, 이상한 조화.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아무도 모른다.
* 더 이상 쓸모 없어서 버려지고 방치된 아주 오래 전 금성 냉장고. 사람이든 물건이든 손이 타지 않으면 녹이 슬고 망가진다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인 듯.
* 철 길 옆에 핀 빨간 꽃. 이따금씩 내가 꽃 이름을 알지 못하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을 아는 순간 흥미가 떨어질지도 모를일이니.
* 누구의 것인지 모를 분홍색 고무 슬리퍼 위에 앉은 파리.
* 하늘 색이 예쁘게 칠해진 집.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을 수 없었던 색.
* 초록색 문 앞에 예쁘게 피어 있던 꽃 무리. 그 색의 조화가 어찌나 눈 길을 끌어 대던지.
* 아무도 찾지 않을 폐가에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있음은 누군가가 꼭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을 남겨둔 것일까.
* 군산 기찻길을 도저히 못찾겠다 하는 분들은 군산 이마트 사거리의 미듬 내과 뒤편이니 쉽게 찾을 수 있을 듯.
기찻길 촬영을 마치고 군산항으로 향해 봅니다.
차로는 대략 5~1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군산항은 해양 공원과 (구) 조선은행, (구) 군산 세관 등 볼거리가 밀집되어 있는 곳입니다.
아마도 군산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하네요.
* 상당히 오랜만에 찾아 온 바다. 그리고 그 바다 보다 먼저 나를 맞아준 갯벌. 그 갯벌에 정박해 있는 배들. 해변의 모습.
* 갈매기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갯벌을 방황하고 있다. 이 곳 갯벌에는 짱뚱어가 많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짱뚱어를 쉽게 볼 수 있으니 갈매기에게도 좋은 먹이일 듯.
* 갯벌. 갈라지고 이어져 생명을 잉태하고 흡수해가며 바다와 함께 공존하는 그런 존재.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 해안에 정박한 배들의 모음. 생각보다 다양한 색의 조화가 시선을 머물게 한다.
* 독이라고 하던가 도크라고 하던가 아무튼. 이 곳을 따라 내려가야만 배에 올라 고장난 곳을 고칠 수 있다.
* 군산항 바로 옆에 위치한 해양 공원에 있는 거대한 항공모함 (?). 이 곳에 있는 군 관련 무기는 모두 실제의 것을 갖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 항공모함에 올라 저 멀리 보이는 등대를 당겨 찍은 사진. 확실히 멀리 있는 것을 인위적으로 당겨 찍으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인위적인 것은 어디서든 좋지 않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
* 항공모함에서 내려다 본 갯벌과 배들의 모습.
* 해양 공원에 전시 되어 있는 장갑차 등 군 관련 무기들. 이런 무기들 외에는 딱히 볼 것이 없는 곳이 또 해양 공원이다.
TIP!!! 군산항 가는 법 - 네비게이션에 '군산항'으로 검색 (전북 군산시 장미동)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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