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우리 나라의 아픈 역사를 한 가득 안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묘호란 때 인조가 피신한 후 형제의 조약을 맺은 곳이 강화도였고,
병자호란 때도 강화도까지 밀려 치욕의 서약을 한 곳도 강화도였으며,
흥선대원군의 천주교 박해에 의해 프랑스가 침입한 병인양요가 있었던 곳이며
미국 함때가 불평등 조냑을 맺기 위해 우리 나라를 침략했던 신미양요도 강화도에서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1875년(고종 12) 9월 20일 일본 군함 운요호가 조선의 강화해협에 불법침입하여 포격을 가하고
살육·방화·약탈을 자행한 사건인 운요호 사건이 발생했던 곳도 강화입니다.
특히 신미양요는 이후 한일수호조약을 체결하면서 일본의 한국 침략의 결정적 계가가 된 사건이지요.
이처럼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강화도, 꼭 한 번은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 이번 여름 휴가를 맞아
그 현장을 방분해 보았습니다.
전체 경로는 애기봉 -> 고려궁지 -> 갑곶돚대 -> 광성보 -> 덕진진-> 초지진 -> 낙조마을 순으로 둘러보았음을 미리 밝혀두면서
먼저 애기봉으로 향해 봅니다.
* 애기봉 전망대로 가는 언덕 중턱에 있는 입구. 여기서 입장권을 2,000원주고 사야 한다.
애기봉 (愛妓峰)은 봉우리이긴 하지만 이제는 그 전망대가 더 유명한 곳이다.
애기봉의 관리는 해병대가 하는 듯 합니다.
입장권 사는 곳에서 초로의 해병대 아저씨가 (제대한 분인지는 잘 모르겠음) 관리를 하고
바로 옆 입구의 헌병들도 해병대며, 잠시 후에 얘기하겠지만 해병대 캠프에서도 종종 방문하는 곳인 걸보니
해병대와 뭔가 깊은 관련이 있는 듯도 보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의 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여서였는지 해병대 헌병 아저씨들이 지쳐보였는데
국가에서 삼계탕 같은 거라도 잘 고아서 군인들 힘 좀 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전망대쪽으로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안내문.
내용을 읽어 보니 해병대가 영화 촬영에 적극 협조 했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
* 전망대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보이는 망배단. 실향민들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향에 갈 수 없어 매년 이 곳에 몰려들다가
함께 제사나 차례를 지내자는 의미로 세웠다고 한다. 이 역시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35기 예비역 대위 김무일이 쓴 '옛 소대장의 소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적힌 비석.
애기봉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625 전쟁과 그로 인한 실향민들의 아픔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애기봉]의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평양 감사는 가장 사랑하는 애첩 '애기'를 데리고 수도 한양을 향해 피난길에 오르게 되었는데
애기봉 바로 강 건너 개풍군에서 감사는 청나라 오랑캐에 의해 북으로 끌려가고 애기만 한강을 건너 김포반도 조강리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애기는 매일 이 봉우리에 올라와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일편단심으로 감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결국 병들어 죽어가면서
'님이 잘 보이는 이 봉우리에 묻어 달라'고 유언하였고 1966년 10월 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이 사연을 듣고는
'애기의 한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가지 못하는 우리 이산가족의 한과 같다'고 하면서 이 봉우리를 애기봉이라 명명했다고 하며,
친필로 새겨진 비석을 남겼다고 합니다.
사연도 역사도 이름도 꽤 슬픈 곳이 바로 애기봉이었네요.
* 애기봉에서 바라 본 한강. 강 건너가 북한 땅이라고 한다.
* 이번엔 반대편 풍경. 오른 쪽에 삐죽이 튀어 나온 곳이 북한 땅.
* 저 곳이 바로 북한 땅. 강 하나면 건너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왜 우리는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걸까요?
다 자기 권력 유지하기에 바쁜 위정자들이 정치를 하도록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반성해야겠지요.
* 줌 렌즈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본 북한 땅. 아마 이 곳이 애기봉 사연에 나온 개풍군이 아닐까 싶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건물이 이채롭다.
* 박정희가 친필로 썼다는 애기봉 비석. 진짜 친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 해병대 캠프에서 초등학생들이 애기봉을 방문해서는 아픈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지금부터는 애기봉에서 바로 본 풍경을 몇 장 소개할까 합니다.
* 날씨가 좋아 파란 하늘이 이채로운 반면 강은 탁하기 그지없다. 비가 오면 해결될 거라는 녹조도 해결되지 않고
한강 하류까지 이렇게 탁하게 된 걸 보면 쥐새끼는 정말 나쁜 놈이다.
* 전망대 관람을 마지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타려다 보니 한 쪽에 해병대의 김포지구 전적비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와서
호기시메 올라가 보았다. 아마 625 전쟁때 해병대가 치열하게 싸웠던 곳 중의 한 곳인 듯 하다.
* 해병대 전적비. 특별한 것 없이 큰 조형물만 덩그라니 세워져 있고, 꽃 한 다발이 다소곳이 놓여 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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