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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가슴배구단-추천 할까 말까 할까 말까

by Robin-Kim 201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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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모 동호회에서 엠티를 갔는데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다가 한 선배가

사춘기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자 발정기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모두들 뒤집어지며 웃었는데, 기실 따지고 보면 사춘기라는 특정 시점이

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 않을까 한다.

단순히 그 자체라기 보다는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그러니까 같은 무리가 아닌 나와는 전혀 다른 무리의 구성원에 대한 지극히 각별한 관심이랄까 아무튼 뭐 그런.

그리고 그런 사춘기라는 만국 공통의 특성은 때론 소설에서 (해변의 카프카 등) 그리고 때로는

영화에서 (몽정기, 아메리칸 파이 등) 잊혀질만 하면 등장하는 단골메뉴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몽정기 포토 보기   아메리칸 파이 포토 보기  해변의 카프카(상)

 

처음엔 가슴으로 배구를 하는 건가라며 좀 특이한 소재를 다룬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족구는 발로하는 배구이니 가슴으로 하는 배구라는 종목이 새로 나왔나 싶었다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다!).

예전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스치듯이 지나간, 그러니까 일본 영화라는

단 한가지의 단서만 가진 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보신 분들은 동감을 하겠지만 이 영화는 전형적인 청소년 드라마 구조를 갖고 있다.

흡사 [스윙걸스]처럼. 아니 처럼이 아니라 판에 박은 듯 빼다 박았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여자의 가슴을 보고 싶어하는 사춘기의 남자 중학생 5명은 그 5명이 전부인 배구단원들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배구는 6명이 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인원도 부족하고 실력도 없어 바보단이라고 놀림을 받지만 정작 본인들은 배구에 뜻이 없기 때문에

별로 상처를 받지도 않는데 어느 날 이 학교에 테라시마 미카코라는 예쁘장한 여 선생님이 전근을 오고는

바로 배구단 고문 (일본식 표현인 듯 한데 코치 또는 관리자 정도인 듯 하다)을 맡게 된다.

하지만 미카코가 본 배구단은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라 어떻게든 단원들의 사기를 올리고자

대회에서 1승만하면 단원들에게 가슴을 보여주겠단 약속을 울며 겨자먹기로 하게 되고,

이런 약속에 교내에 알려지면서 학교에서 짤리고 만다.

그 소식을 접한 단원들은 의기소침하여 선생님의 가슴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동안 쑥쑥 키워왔던 실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시합에서 질 위기에 놓여 있다가,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과거 자신을 선생님으로 인도한

선생님과의 회상 과정에서 어떠한 감동을 받고는 부리나케 뛰어 배구장에 '짠'하고 나타나

난 해고 됐지만 여전히 너희들의 선생님이야라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감동시키자

아이들은 결국 경기에는 지지만 한 세트를 따 내는 기적과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는,

 

정확하게 기승전결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며 있어야 할 곳에 감동이 있고 (그것이 억지든 아니든)

과거로의 회상이 있는 뭐 전형적인 그런 구조란 얘기다.

 

         

  

 

그런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다음 이야기가 뻔하게 예측이 되기 때문에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감동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루한데,

그래서 이 영화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상당히 고민이 된다.

쉽게 말하면 [스윙걸즈]에서 받았던 감동이 판에 박은 듯 이어지는 구조 덕분에 감동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

굳이 이 영화의 장점을 꼽자면

 

마치 한국 청소년들과 똑같이 생긴 천진난만한 일본의 중학생들이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공감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는 표를 주고 싶다.

사실 중고등학생 시절 여 선생님에 대한 환상을 갖지 않았던 남자가 과연 누가 있으랴.

그래서일까, 이야기 곳곳에 공감을 통한 웃음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장면이 배치되어 있어 크게 지루하지는 않다.

 

또한 [그 후로 수프만 생각했다]라든지 [도쿄밴드왜건] 같이 아기자기한 이야기 중심의

전형적인(?) 일본 소설처럼 이 영화도 나름의 기승전결은 속에서

나름대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가진 영화로 그런대로 보는 맛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춘기라는, 어떻게보면 우리네 인생에서 황금시절을 표현해 냄에 있어서

한국의 [몽정기]와는 달리 너무 웃음 중심으로만 풀어내지 않고

담백하게 담고 있어서 지긋이 그 때 그 시절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이 매력이랄까.

 

인터넷에서 그리고 TV에서 보여지고 들려지는 요즘 청소년들에 대한 경악할만한 뉴스 속에서

미성년자 입장불가였던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 줄리아 로버츠 주연)]이라는 영화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고민했던 순수했고, 어찌 보면 순진했던 그 시절을

살짝 떠 올려볼 수 있었다는 얘기와 함께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마무리 하려 한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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