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주인 없는 빈 집 지붕 위에 홀로 자란 호박 넝쿨. 초록색 호박잎과 노란 호박 꽃과 먹음직스럽게
열린 호박이 빈 집이란 것을 무색하게 지붕 위를 수 놓고 있다.
* 다닥다박 붙어 있는 골목에 삐죽히 삐져나와 밤이면 어스름한 골목을 밝혀 줄 가로등.
그 모습이 웬지 처연해 보이기도 하고 운치있어 보이기도 한다.
* 버려진 듯한 장농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방법! 훌륭한 광고 판이 될 수도 있다!
* 녹이 슬어 빛 바랜 하늘색 철제 대문. 출입문이 밖에서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안에서 나오는 사람은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진다.
* 이제 이 골목을 내려가면 백사마을에서의 여정도 끝이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이 골목을
쉬엄쉬엄 내려가며 그 마지막 모습을 담아보려 한다.
* 흡사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집. 아주 작은, 그리고 오래 되어 보이는 이 집에도 누군가는
살고 있다. 누군가는.
* 주인 없는 집 우편함에도 우편물은 꾸준히 배달된다. 마치 잃어버린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듯이.
* 다닥다닥 붙은 오래된 집들의 기와 지붕위로 타이어가 올라가 있기도 하고 어떤 넝쿨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백사마을을 표현하자면 이 사진들이 가장 그 느낌을 대표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반전에 또 다른 반전의 모습을 가진 백사마을.
* 저 멀리 가로등 뒤로 보이는 노란 해바라기가 인상적인 좁고 오래된 골목의 모습.
* 밤 손님의 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담 벼락 위에 쳐 놓은 철사망. 오래 전 기억이 꾸물꾸물 되살아 난다.
* 다큐멘터리 3일에서 독립영화를 찍는 장소로 소개 되었던 곳으로 추청되는 구멍가게.
이제는 주인 없이 오가는 동네 사람들의 쉼터 역할만을 하고 있다.
* 언뜻 보면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 낡은 집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쉼터다.
* 백사마을에서 유독 많이 볼 수 있는 호박 넝쿨.
* 거의 다 왔다. 언뜻 지나칠 수도 있었던 백사마을의 참된 모습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만나고
느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 마지막으로 발견한 주인없는 집, 공가.
백사마을을 돌아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아주머니는 왜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사진을 찍고 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시고, 어떤 어르신들은
쌈지마당에서 소소한 일상을 서로 나누시기도 합니다.
외부 사람이 보면 너무 오래되어 낡아 버린 집에서 어떻게 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살고 계신 분들은 -앞선 포스트에서 얘기한 다큐멘터리 3일에 나왔던 것처럼- 이 곳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사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 동네가 형성되었고, 또 어떻게 이 동네가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번화해 보이기만 하는 서울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모습, 즉 우리가 품에 안고 가야 하는
그런 곳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개발이 되겠지요. 살고 계싵 분들을 위해서라도 개발은 되어야겠지요.
그래도 이 곳 백사마을은 제 기억과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Leggie...
'대한민국, 어디까지 가 봤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천 허브 아일랜드- 허브의 향에 흠뻑 취하다 (2) (0) | 2012.01.10 |
---|---|
포천 허브 아일랜드- 허브의 향에 흠뻑 취하다 (1) (0) | 2012.01.09 |
백사마을-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4) (0) | 2011.12.31 |
백사마을-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3) (0) | 2011.12.15 |
백사마을-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2) (0) | 2011.12.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