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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까지 가 봤니?

백사마을-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4)

by Robin-Kim 201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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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1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백사마을을 다녀왔던 때가 가을의 초입 혹은 늦은 여름이었는데

별써 겨울의 한 복판에서 해가 바뀌는 시점이라고 생각하니

시간 참 덧 없이 빠르기만 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해를 넘길 순 없어 부랴부랴 포스트를 정리해 봅니다.

 

* 빨간 돌담길 아래를 장식하고 있는 초록색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사루비아.

  어릴 때는 사루비를 따다가 그 끝을 빨아 먹으면 달달한 맛이 나곤 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시간, 그것은 추억이나 다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대상은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장독대만 놓고 보면 운치있어 보이는 항아리들의

  모임이지만 더 멀리서 바라보디 공사의 잔해들, 무너진 벽과 각종 쓰레기들로 뒤 덮인 골목에서 또 하나의

  물체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는 것일까.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 구수한 된장이 담겨 있을까, 짭쪼름한 간장이 담겨 있을까, 아니면 매콤한 고추장이 담겨 있을까.

 

* 어느 텃 밭. 백사마을엔 곳곳에 작은 텃 밭이 있다.

 

* 먹음직스럽게, 탐스럽게 익은 동그란 호박. 보는 것도 운치있고, 저 호박으로 요리하는 것을 상상해도

  군침이 돈다. 생각 외로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공중에 매달린 동그란 호박.

 

* 백사마을 어느 좁은 골목의 모습. 좁고 낡은 골목에 빨갛고 하얀 꽃이 분위기를 살려준다.

 

 

* 너무나 인상적인 새파란 대문, 그리고 그 골목. 정말 말 그대로 '새파란' 색의 골목의 분위기를 확 바꾼다. 

  어쩌면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곳곳에 붙어 있는 호소문. 백사마을 개발과 관련해서 추친 위원회가 뇌물만 받고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내용과 추친위원회를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작은 곳이나 큰 곳이나 왜 사람들은 '함께 ' 또는

  '우리'보다 '나'만을 생각하고 내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일까. 하긴 대통령부터 썪었으니.

 

 *이젠 중계로 6나길로 가볼까.

 

 

* 중계로 6나길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허름한 모습의 부름교회. 그리고 이 교회외에는 길이 막혀

  있어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 오른쪽은 교회 앞 언덕에서 내려다 본 모습.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첫 포스트 첫 사진에서 봤던 오른 쪽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왼 쪽 골목과는 어떤 모습이 다른지, 아니면 비슷한 모습일지 궁금해 집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고, 같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그러고 보면, 무언가를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것, 그런 것이 기대감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 골목 초입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진 슈퍼.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은 말 그대로

  구멍가게의 모습.

 

* 노란 '공가' 스티커가 붙어 있는, 이제는 주인 없는 가게가 되어 버린 비디오 가게 본동 비디오.

  노란 간판이 시선을 잡아 둔다.

 

* 어느 집에서 내다 버린 듯한 낡아버린 가구. 낡아버린 회색 담벼락과 함께 골목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이 되면 조금 더 멋있어진 골목과 집들로 탈바꿈 하겠지.

 

* 형형색색의 바구니로 뒤 덮인 어느 담벼락. 색의 조화가 참으로 이채롭다.

 

* 회색 덮개로 덮힌 어느 집 앞 자동차. 무엇 때문이 이토록 소중히 덮개로 덮어 놓았을까.

  노출 되기 싫었던 것일까.

 

* 아래에서 바라 본 골목의 모습. 북촌 가회동 한옥마을의 골목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자세히 보면

  훨씬 오래되고 이제는 낡은 집들 뿐이다. 세상 모든 대상은 언떳 보면 그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없다.

  눈을 크게 뜨고 진실한 마음으로 바라봐야 그 소중한 진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오래되어 낡아버린 집들과 그런 집들로 구성된 골목 . 구성되었다라는 단어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 골목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명동 미용실. 유리에 적혀 있는 전화 번호를 보니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이 곳에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이 정도면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 왼쪽 골목에서 만났던 공가들보다 더 상태가 심각한 주인 없는 집. 이런 집들이 꽤 많은 백사마을은

  서울 그 자체의 반전일지도 모른다. 겉에서 보면 화려해 보이고 발전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아직 이런

  곳이 남아 있다. 진실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만 보이는 모습.

 

사실 이 골목에서 오래되어 그을리고 낡아버린 어느 집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포스트에 올릴까하다 그 집에 살고 계신 분들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가 갈 수도 있어 올리지 않았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2층 양옥 집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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