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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 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
하이얀 종이위에 곱게 써내려간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 버렸네
멍뚫린 내 가슴에 서러움이 물들면
떠나버린 너에게
사랑노래 보낸다-
(어니언스, 편지)
--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평화로운-여기서 평화롭다는 것은 전날 술로 떡실신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늘 하던 모든 일상을 '아무' 문제 없이 다 마무리 했다는 뜻이다- 토요일 오후 긴 시간을 들여 편지와 카드를 썼다.
'편지가 뭐야?'라고 묻는 동생에게 '종이에 쓴 이메일이야'라고 대답해 주는 세상에,
대화 보다는 메신저로, 통화 보다는 문자 메세지로 소통하는 시대에,
펜을 들어 '무려' 다섯 통의 크리스마스 카드와 한 통의 편지를 썼다.
그 덕에 내 팔은 빠질듯이 아프지만
그래도 다 써놓은 카드와 편지를 보니 흐뭇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천성인가 보다.
잘 쓴다고 칭찬까지 받았던 글씨가
자의든 타의든 시대에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니 글씨 쓸 기회가 적어졌고
그 덕에 삐뚤빼뚤한, 마치 어린 아이가 쓴 것처럼
못 쓴 글씨가 됐지만
그래도 마음을 전하는 데에는
'흔해 빠진' 디지털보다는
어느 새 희소성이라는 단어를 갖게 된
아나로그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
그래,
글씨 자체가 무엇이 중요할까.
얘기하고픈 마음이 중요하지-
라고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다 써 놓은 편지와 카드를 보면서
'너 참 글씨 못 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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