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7월 5일 해태전에서 5-0 완봉승으로 1,500일만의 완봉승 이후 91년부터 94년 매년 7승을 기록하고, 1992년 10월 9일에는 타이거즈전에서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최고령 완봉승 기록 (당시 나이 36년 5개월), 93년 8월21일 이글스 전에서는 6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당시의 연속타자 삼진 기록과 타이를 기록하더니, 열흘 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선 게임 시작과 함께 2이닝 동안 6타자를 삼진으로 막아내는 경기 개시 연속삼진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94년 7월 8일 라이온스 전에서는 개인 최다 기록인 한 경기 11 탈삼진을 기록하며, 10회 연장까지 완투승을 기록, 연장전 최고령 완투기록을 수립, 8월12일 태평양 돌핀스 전에서 다시 완봉승을 기록, 자신이 갖고 있던 현역 최고령 완봉승 기록을 38세 5개월로 갱신합니다.
1995년 4월19일 LG전서의 승리로 7연승을 기록하며 최고령 연속경기 승리 신기록 (39년 1개월 7일)을 수립하며 이 시즌 9승 2패를 기록, OB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으며, 10월 20일 1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등판하며 한국시리즈 최고령 등판 기록을 세우고 (39세 7개월 8일) 끝내는 우승을 차지에 13년 만의 우승을 기록하고는 선수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려 마치 올해의 이종범 선수와 같이 많은 야구팬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정말 인간이 이런 드라마를 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6년 7월 30일 트윈스 전에서는 세이브를 기록하여, 최고령 세이브 기록(40세 4개월 18일)을 세웠으며, 9월 4일 이글스와의 경기에서의 승리로 최고령 승리 투수 기록을 40세 5개월 23일로 또 한 번 연장 시키게 됩니다.
그리고는 1997년 4월 29일 트윈스 전을 끝으로 한국 나이 42세의 나이로 영원한 은퇴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등 번호 21번은 두산 베어스의 영구 결번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최고령 완봉승 기록이나 최고령 세이브 기록이 얼마 전 은퇴한 송진우 선수에 의해 깨지기는 했지만 본인이 아닌 남들이 먼저 포기했을 때 스스로 일어나서 다시 공을 던지는 그의 모습은 기록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을 것입니다.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가 은퇴식에서 마운드에 입맞춤을 하던 그 모습을. 베어스 팬이 아니었으면서도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모습을.
이제 10년이 넘은 시간이 흘러 타이거즈의 이대진 선수가 그를 따라 ‘불사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수술과 재활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타자로 전향했다가 투수로 다시 복귀하는 등 시련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올해엔 보란 듯이 통산 100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하지요. 이대진 선수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이었던가요. 박철순 ‘선수’가 시구를 하러 마운드에 오르자 김경문 감독이 ‘박철순 시구는 내가 받아야겠다’며 직접 포수 장비를 하고 시구를 받았다고 합니다. 직접 보지는 못하고 듣기만 한 얘기였지만 정말 가슴이 찡해지는 얘기였습니다.
프로야구 원년의 대 투수. 하지만 지금은 사업가인 시구자.
그와 호흡을 맞췄던 포수. 지금은 선수로 뛰던 팀의 감독.
두 사람이 10년 이상의 세월을 거슬러 시구자와 시구를 받는 포수로 만났다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요.
나의 가슴 속에, 아니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투수로 남을 ‘원조 불사조’ 박철순 선수.
그가 가끔씩이라도 시구자로 경기에 나와 옛 추억을 떠 올려주길 앞으로도 계속 기대해 봅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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