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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읽어주는 남자: 낫 아웃!

영원히 살아있는 '원조' 불사조- 박철순 (1)

by Robin-Kim 2009.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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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OSEN) 

 

올해 (2009) 6 6일 야구장에서는 작지만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두산의 세데뇨 선수가 시구자로 나온 박철순 선수에게 모자를 벗고 90도로 꾸벅 인사하는 장면이었는데요, 볼 때마다 살짝 웃음이 나오곤 합니다.

나중에 들리는 얘기로는 두목 곰 김동주 선수가 미리 대 선배에게는 모자를 벗고 고개 숙여 인사해야 한다라고 해서라고 하네요.

 

원조 불사조.

그렇습니다. 모든 야구 선수들의 대선배 박철순 선수는 말 그대로 프로야구 원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남긴 원조 불사조 입니다. 베어스 팬 뿐 아니라 모든 야구 팬들에게도 역시 불사조입니다.

 

프로통산 15년 동안 231경기 76 53 20세이브, 통산 방어율 2.95가 박철순 선수가 남긴 기록입니다. 어떻게 보면 얼마 전에 은퇴한 송진우 선수보다, 국보급 투수라는 별명을 얻었던 현 라이온즈 선동렬 감독보다, 불세출의 한국 시리즈 4승 투수 최동원 선수보다 통산 기록으로 보면 평범한 투수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원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는 박철순 투수의 추억이 없기 때문에 낯설기까지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왜 그가 한국 프로야구의 대 선배이며, 원조 불사조인지 한 번 그의 불 같았던 프로야구 역정을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 당시 선수로는 유일무이하게 미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박철순 선수.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싱글 A 팀에 입단한 그는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켜 가며 트리플 A까지 승승장구하면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OB 베어스 구단주의 끈질긴 설득으로 국내 프로야구 원년에 합류하게 됩니다.

 

역시 미국 물은 조금 달랐을까요?

4 10일부터 9 18일까지 161일간 30경기에 등판해서 전무후무한 22연승을 거두게 됩니다. 이 기록은 2003년 현대 유니콘스의 정민태 선수가 21연승을 기록하면서 깨지지 않을까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그 역시 대 선배의 벽은 넘지 못했습니다.

(물론 선발 승으로만 따진다면 정민태 선수의 기록이 더 전무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발 22연승을 포함 시즌을 24(13완투승, 7구원승) 4 7세이브, 방어율 1.84 로 마치면서 원년MVP와 방어율 승률 다승 기록상등 투수부분 타이틀을 독식하기에 이르고, 나아가 한국시리즈에서 라이온즈를 4 1 1패로 이기고 베어스가 역전 우승을 하는 데에 1 2세이브로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됩니다.

정말 불세출의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원래 앓고 있던 허리 디스크가 악화되면서 1983년엔 단 10 1/3이닝만 투구하면서 43타자를 상대로 3.48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수술대에 오르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등판한 MBC와의 경기에서 송영운 선수에 타구에 허리를 맞고 실려나가게 됩니다. 그리고는 또 다시 긴 투병 생활에 들어가게 되지요.

그렇게 부상으로 방황하던 박철순 선수는 1985 8 20. 청보 핀토스를 상대로 1,062일만에 눈물의 승을 거두게 됩니다. 1985년 그의 기록이 1 4패인데 바로 그 1승에 베어스 팬을 포함한 많은 야구 팬들은 환호와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몇 번의 수술과 긴 투병으로 인해 수척해진 외모, 거의 다 빠져버린 머리 카락 등 말 그대로 환자의 모습으로 거둔 승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9 22일 또 다시 허리 통증으로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박철순의 야구 인생도 여기서 끝이구나라는 생각을 한 팬들이 대 다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재기합니다. 1986년 8월 17 이글스 전에서 승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부활하며 같은 해를 13경기 등판 5 3패라는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는 1987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2.25를 기록하는 등 원년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하지만 불운의 그림자는 또 한 번 그를 덮치게 됩니다. 1988 TV 광고를 촬영하던 도중 점프 동작을 하다가 왼쪽 아킬레스 건이 파열되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정상인의 생활을 하려면 야구를 포기해야만 하는 큰 부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모두가 박철순 선수가 은퇴를 해야만 한다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우려를 박철순 선수는 보기 좋게 불식시킵니다.

1989 6 1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구원 승을 거두면서 다시 한 번 기적처럼, 불사조처럼 일어선 것입니다.

87 10 1 타이거즈 전 이후 650일만의 승리였으며, 33세라는 운동선수로선 적지 않은 나이를 볼 때, 그것은 차라리 기적에 가깝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기적은 그 다음부터입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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