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뒷골목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사실 원래 목적자체가 남들이 다 가는 대로보다는 뒷골목 풍경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으니까요.
그저 날씨 좋은 날 햇볕따라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겨 보았습니다. 그 발걸음 따라 카메라 앵글도 함께 했고요.
* '미선이'라는 이름의 바. 망한 듯 아직 열지 않은 작은 바 안에는 이런 저런 잡기들이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마지 '자유정신'을 외치듯이.
* 'bar 미선이'의 맞은 편에 위치한 예쁜 옷을 팔던 'The 집'. 말 뿐 아니라 정말 예쁜 옷을 팔고 있던
독특한 이름의 옷가게. 옷을 보고 싶으신 분은 사진을 클릭해 주세요~
* 양반길이란 어떤 길일까. 표지판을 보는 순간부터 궁금증으로 머리속 한 가득이었다.
이 길로로 들어서면 혹시 양반들만 살던 동네의 그런 모습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마치 오즈의 마법사처럼
갑자기 전혀 다른 세계의 길이 나올 것 같은 느낌.
* 양반길로 접어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희망예술기지.
음악으로 사람을 치료한다는 목적을 갖고 설립된 기관의 빨간 간판이 눈에 보인다.
* 성냥팔이 소녀가 아마 이런 기분이었을까. 희망예술기지 바로 옆의 레스토랑의 모습을 밖에서 훔쳐본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정갈하게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
* 보기만해도 나른해지는 모습. 햇빛, 그리고 그 햇 빛에 몸을 내 맡기고 있는 빨래.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낮잠이라 자야할 듯한 어느 봄 날의 오후 풍경
*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 빨래가 살짝 가려진 집의 모습은 한옥의 모습을 한 양옥이라고나 할까.
2층의 갈색 베란다가 운치있어보인다.
* 위태로운 모습. 깎아지른 담벼락 위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 잡초를 보면 '참 생명력이란 강하면서
질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강하고도 질긴 생명을 스스로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만큼
우리 나라는 점점 우울해지지 않을까.
* 삼청동 뒷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집. 이 집을 보는 순간 난 사진을 찍지 않고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전율이랄까. 이 집을 발견하기 위해 이렇게 뒷골목을 헤매고 다닌 것일까.
* 이 집의 창가에는 예쁜 바구니가와 함께 작은 화분이 장식되어 있었다. 그런데 화분에 무언가 씌여 있는
포스트 잇이 붙어 있어 자세히 보니 '예쁜 선물 고마워요'라고 적혀 있었다.
(자세히 보시려면 사진을 '클릭' 하세요~)
누군가 선물로 두고 간 모양이다. 그래, 만약 이 근처에 꽃 가게 있었다면 나도 작은 화분하나 놓고 가고
싶었다. 스스로 그런 마음을 갖게 만드는 참 묘한 집이다.
* 창가 아래에서 본 모습. 하얀 색 벽에 짙은 갈색의 창틀은 그 존재만으로도 참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존재만으로도 예쁘다는 생각.
* 마당이라고 하기보단 앞 뜰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만 같은 예쁘고 아담한 마당.
작은 나무 탁자 위의 빨간 꽃과 햇빛을 받으며 마르고 있는 빨래들.
집 주인의 의도적인 배치가 아니라면 우연의 일치라고 믿기엔 너무 어려운 완벽한 색의 조화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허락 된다면 통유리 너머의 모습도 보고 싶었다. 멀리서 단순히 훔쳐보는 작은 모습보다 가능하다면
이 예쁜 집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안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관음증의 그것과는 다른 그런 욕망.
* 저 종을 치면 주인이 나올까? 흡사 조선 시대 '이리 오너라'하듯이 한 번 해볼까.
도대체 이런 집에 사는 사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아니, 어쩌면 만나보지 않는 것이 환상을 그대로 갖고 있는 바람직한 길일까.
* 대문 한 켠을 장식하고 있는 빨간 예쁜 꽃.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모습. 아니 어쩌면 세상을 편안히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
이 조각상을 만든 사람은, 아니 이 곳에 설치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조각하고 설치했을까.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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