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푸스의 비극은 정상에 올려 놓은 바위덩어리가 굴러 떨어지면 다시 정상으로 옮겨놓은 일을 무한히 반해야 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가 힘겹게 올려 놓은 바위덩어리가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권력.
시대를 불문한 그것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은 정작 그 권력의 끝에 오는 비극이 어떤 것임을 알면서도 달려드는 본능적인 것일까. 그래서 한 번 잡은 권력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기 위해 그렇게 추악해지고 더러워지는 것일까.
이미 몇 천년 전의 로마시대에도 권력에 대한 욕망과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암투는 존재했었다. 폼페이는 재난 영화들처럼 단순히 화산폭발로 인한 한 도시의 소멸을 그린 소설이 아니라 폼페이 도시의 부와 권력에 대한 암투를 그린 소설이다.
사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그 두께에 저으기 당황스러웠다. 책 표지의 단 한 줄의 카피가 마음을 사로 잡았으나 그 두꺼운 책을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실제 읽는 속도도 붙지 않았다. 용어라던지 이름 등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그것과는 많이 다른 로마 시대의 것이라 많이 낯설어 한 문장을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꽤 많았기 때문이다.
화산 폭발의 핵심은 ‘물’이었다. 그 옛날 로마시대에 거미줄처럼 퍼진 잘 정리된 수도관을 타고 흐르던 물이 오염되면서 시작된 화산 폭발의 낌새는 단순히 수도관을 보수하기 위한 아쿠아리우스가 알아차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들어난 대 부호의 권력에 대한 암투와 그 딸과 주인공 아쿠아리우스와의 녹록치 않은 사랑이 적당히 어우러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앉으면 기대고 싶고, 기대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했다.
사람이면 만족을 모르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는 갈망과 욕망에 허덕인다는 어른들의 속담일게다.
누군가 그랬다.
‘인간의 불행은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 즉 자신의 영역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비롯 된 것이다’
권력에 대한 끝없는 욕심. 거기에서부터 모든 불행은 시작된다.
Leggie...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빈치코드 그리고 천사와 악마-미스터리 vs 스릴러 (0) | 2008.09.19 |
---|---|
향수 - 미치도록 강렬했던 향기에 대한 욕망 (0) | 2008.09.17 |
공중그네,인더풀,면장선거-미친 정신과 의사의 유쾌한 치료법 (0) | 2008.08.26 |
그 남자, 그 여자- 진정한 Love Actually (0) | 2008.08.20 |
플라이 대디 플라이-평범한 아저씨의 환상 체험기 (0) | 2008.08.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