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겐 흔히 갖는 환상이 있다.
주로 청소년기에 많이 갖게 되는 것으로 요즘말로 무적의 ‘싸움 짱’이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유치한 환상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사회적으로 남자는 스스로를 그리고 내 여자는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더불어 때마침 불었던 이소룡이나 성룡의 영화들이 함께 뭉쳐 그런 환상을 갖게 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환상은 환상일 뿐, 점점 나이가 들수록 ‘학업’과 ‘사회적 성공’ 중시의 사회 환경 속에서 체격은 커졌으나 체력과 순발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발행하면서 환상은 정말 말 그대로 환상이 되어버리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특히 사회에 나와서는 점차 부풀어오르는 아랫배로 인해 ‘싸움 짱’은 추억의 한 구석에 조용히 묻혀지게 되어 버리고 만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어느 날 내 딸이 누군가로부터 상처-그냥 편하게 상처라는 단어로 하자-를 받고는 입원해있다. 그리고 그 상처를 준 사람이 누군지는 확실히 알지만 증거는 없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복수를 할 것인가. 대기업 회장님이라면 누구처럼 애들 몇 명 풀어서 손 좀 봐주면 되겠지만 평범한 40대 후반의 회사원인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40대 후반의 하지메 스즈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년의 아저씨인 이 사람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싸움 짱’이 되는 것이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회사원이 선택한 복수의 방법은 바로 주먹으로 승부를 가리는 ‘결투’였던 것이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대표적인 세가지 내용이 있는데 첫 번째가 이루지지 못한 사랑 (때로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람), 두 번째가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심, 세 번째가 바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인데 이 책은 마지막 세 번째를 조금은 낯선 방식으로 풀어가면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감동 외에 자신을 극복해 나간다는 인간 승리의 감동까지 덤으로 선물해준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지워지는 짐은 너무나 많다. 오죽하면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 덕이 있었을까. 비단 장남이 아니더라도 이 땅의 아버지들은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제 가족이 나설 때다. 가족들이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한 번의 미소라도 아버지들에게 보여준다면 어떨까. 그들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Leggie...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중그네,인더풀,면장선거-미친 정신과 의사의 유쾌한 치료법 (0) | 2008.08.26 |
---|---|
그 남자, 그 여자- 진정한 Love Actually (0) | 2008.08.20 |
살인의 해석-전혀 새로운 방식의 살인사건 해결 방식 (0) | 2008.08.07 |
아내가 결혼했다 - 이건 뭥미? (0) | 2008.07.31 |
진시황 프로젝트-최근 가장 재미있는 추리 스릴러 소설 (0) | 2008.07.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