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베스트 셀러였다. 주변 동생들도-특히 여자 후배들이-재미있다고 읽어보라고 권했고, 방송에서 모 아나운서가-이 분도 여자-괜찮게 읽은 책이라고 추천했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축구를 소재로 축구와 연애 그리고 결혼을 재미있게 구성해 놓았다는 평도 있었다.
사실 책 제목만 보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뭥미?’란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읽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딱 보니 정상적이지 않는 내용에-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여기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으련다-불륜을 소재로 삼고 있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답답했다. 비 상식적인 스토리 구조에, 극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
시키는 말도 안 되는 주인공의 대사는 물론, 정체 모를 듣도 보도 못한 종족이 등장하면서 내
용만 복잡해졌다. 거기에 작가의 엄청난 축구 지식은 내용 전개를 풍부하게 했다기 보다는 오
히려 산만하고 방만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이 책은 축구를 중심으로 세상의 방만한 잡식(雜識)에 대해 작가가 알고 있는 내용을 풀어
놓은 듯한, 즉 작가가 지식의 허영을 노출하기 위한 그저 그런 책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아 결
국에는 읽다가 책 장을 덮어버렸다.
우리는 ‘결혼한 뒤에 운명적 사랑이 오면 어떡할까’라는 생각을 가끔은 한다고 한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아마 그런 생각으로 처음에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자칫 사회적으로 문
제가 될 수 있는-아니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너무 가볍게, 그리고 모호하게, 거기에 작
가의 풍부한 지식(?)으로 포장한 안타까운 소설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이 상을 받았고,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아, 물론 . 나중에라도 이 책을 읽어보실 분들에게 다양한 의견이 도움이 될까 한 지극히 개인적
인 생각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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