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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까지 가 봤니?

2008년 6월 10일, 부끄러한 서울

by Robin-Kim 2008.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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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0일. 11년만의 '민주화 투쟁'이라는, 소고기로부터 출발한 촛불 집회에 갔었다.

시청역에 정차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을지로 입구 역에서 내려 천천히 분위기를 느끼면서 걸어갔다.

일이 있어 늦게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도착한 시간은 약 8시 반쯤. 

 

시청앞 광장은 '구국 기도회'인가 하는 집회가 '뉴 라이트'로 추정되는 단체에 의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민주국가에서 오로지 하나의 의견만 집중 부각 되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날 이들의 집회는

그 목적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시청앞 도로는 촛불 집회 참여들로 인산 인해를 이루었다.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이 거리로 뛰쳐 나오게 했을까.

도대체 왜 이들은 이렇게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어야만 했을까.

 

* 온 거리를 가득 메운 서울 시민들, 아니 대한민국 국민들.

 

   

* 한쪽에서는 민심 코리아라는 방송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었다.

 

 * 담소나 집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시는 아저씨들의 모습도 보였다.

 

* 소고기 파동 때문에 분신 자살을 하셨다는 故 이병열 씨의 빈소. 고인의 영정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차마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밖에서만

 그 분의 가시는 길을 위로했다.

 

  

* 이 아이와 아이의 가족은 무엇 때문에 이 거리로 나섰을까.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는 이 아이를, 그 가족을 이 거리로

  나오게 했을까. 이 아이는 자라서 이 나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참으로 슬픈 현실이었다.

 

 

  

* 인터넷 방송 칼라 TV에서의 생중계 모습과 시민 자유 발언대 모습.

어린 여고생과 우리의 아버지 같은 분이 나오셔서 했던 얘기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꿈 많은 여고생이 왜 여기에 이렇게까지 올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공감을 주었다.

시민 발언대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으나

 뉴라이트로 추정되는 한 어르신의 발언으로 잠시 소동이 있기도 했다.

 

* 피곤에 지친 경찰 아저씨들. 처음엔 서 계셨지만 나중에는 지쳤는지 의자에 앉아 뉴라이트와 시민들의 충돌을 막고 있었다.

  어찌보면 이들도 '멍청한데 부지런한' 상사를 만난 피해자일런지도 모른다.

 

 

* 집회가 끝나고 행진하는 시민들. 가족끼리, 연인 끼리, 직장 동료끼리 손에 손 잡고 이들은 거리를 걸었다.

  이들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가 아닐까. 

 

 촛불 집회 내내, 그리고 마치고 돌아오면서까지 든 생각은 정치도 모르고 경제에 대해 해박한 지식도 없는 우리의 서민들이 어떻게, 왜 거리로 뛰쳐 나오게 됐는지,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1980년 당시 정권은 총과 칼로 광주를, 광주 시민을 무력 진압 했다면 2008년 오늘의 정권은 그보다 더한 먹을 거리인 소고기로, 국토를 절단 시키는 대운하로, 서민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각종 민영화로 우리를 진압시키고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촛불 집회를 떠나 오면서 귀에 들려온 노래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2008년 6월 10일이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끄러운 날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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