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TV에서 사극 드라마를 보면 꼭 나오는 문구가 있었다. ‘장소 협찬-민속촌’이라는 내용이었는데, 대한 민국에서 예전 조상님들-그래 봐야 조선 시대 뿐이지만-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민속촌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수년 전에 서울 한 복판, 남산 어귀에 자리잡아 시간을 초월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생겼으니 바로 남산골 한옥 마을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다녀오셨고, 또 각종 언론 매체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난 작년 추석 연휴에야 비로소 다녀오게 되었으니 서울에 산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나 할까^^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번 또는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있는 한옥 마을은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 오위장 김춘영 가옥, 순정황후 윤씨 친가, 해풍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도편수 이승업 가옥 등 총 5채의 한옥 주택과 수도 서울 600주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 광장 및 천우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5채의 저택은 원래부터 현재 위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던 것을 한옥 마을을 만들면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일단 한옥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보이고, 그 맞은 편으로 호수를 등지고 서 있는 천우각이 보인다. 여기까지는 TV에서 많이 본 듯한, 한옥마을에 오기 전까지 상상했던 그런 것은 아니었다.
* 내가 방문했을 당시 천우각은 공사중인데다 추석 맞이 공연 준비때문에 어수선했다.
그러나 앞 마당을 가로 질러 계단을 몇 개 올라가면 실로 딴 세상이 펼쳐지는 것처럼 한옥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
현재 인사동에 위치한 경인미술관이 바로 박영효 가옥인데 이 곳과 경인 미술관을 비교하면서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다.
* 박영효 가옥 입구
* 길을 밝히거나 혼일할 때 쓰였지만 손님을 맞이하고 안내할 때 주로 사용했다는 청사초롱.
이렇게 처마 밑에 청사초롱이 걸려 있다. 밤에 아녀자들을 위한 등대 역할이었을까.
* 사진을 옆으로 뉘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문을 위로 접어서 천장에 걸오 놓는
독특한 방식인데, 그 시대에 이렇게 사용했는지, 아니면 관리때문에 지금 이렇게 해 놓은 건지
궁금하다. 만약 조선 시대에 이렇게 사용했다면 그 지혜에 감탄할 수 밖에 없으면서도 천장에
문을 걸어 놓으려면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것이 바로 부마도위 직급의 창고. 각 종 세간살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다양한
밥 상 (혹은 주안상)들이 눈에 띈다.
* 부엌. 아궁이와 솥단지로 그 시대 생활상을 어설프게나마 재현했다.
* 팥을 담아 보관했던 뒤주. 그 시대엔 팥이 귀한 음식 재료였나보다.
* 장독대. 나도 어렸을 때 집에 장독대가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날만큼 많은 장독 (항아리)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사랑채. 외부에서 오신 손님들을 맞이 하는 역할을 했다는 곳. 부마 도위의 사랑채는 어떨까?
* 사랑채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다양한 초롱들이 처마 밑에 달려 어두운 밤길을 안내했을
듯. 어찌보면 참으로 운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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