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가 밝았다. 이제 2007년도 아닌 2008년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도 버릇처럼 얘기하는 대망의 2008년이.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습관처럼 다이어리를 사고는 거기에 새해 목표를 적는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빼곡히 적어 놓고는 스스로 만족해한다. 그것을 지키고 안 지키고는 나중 문제로 돌려 놓고.
그런데, 매 년 반복하는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 적은 없는지. 미리 세워 놓은 계획대로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스스로에게 얼마나 의미 있게 다가오는지 생각해 본적은 있을까.
마치 그러지 않으면 이토록 험한 세상에서 낙오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그런 스스로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벌서 20년 가까이가 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하게 된 ‘빠빠라기’라는 책은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로 선교 활동을 하러 간 서양인들의 삶에 대해 원주민 추장의 눈으로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책이다.
작년 우리 나라의 모 종교 집단도 아프카니스탄에 선교 활동을 하러 갔다가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을 망신시킨 일이 있었는데, 왜 이 종교는 굳이 종교가 필요 없는 사람들에게 가서 강제로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강요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아무튼 때가 되면 일어나서 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시간에 맞춰 기도를 하고 일을 해나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방인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추장. 왜 그렇게 정해진 틀에 맞춰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궁금했던 추장.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음이 오면 잠을 자고, 깨어 있는 동안 사냥과 여러 활동을 통한 식량을 모으고. 이렇게 사는 것이 왜 나쁘다는 것인지, 왜 그들이 전통적으로 믿어 왔던 신이 아닌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람을 숭배하라는 것인지.
수 년 전 가수 신해철은 ‘City Life’라는 노래에서 바쁘고 정신 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대한민국 사람들에 대해서 읊었던 적이 있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 아침을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하고 출근해서는 쳇바퀴 돌 듯 일을 하다 퇴근을 하는, 아니면 끝도 없는 야근에 지쳐가는 우리네 삶이 과연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그 의미와 목적도 모른 채 목표를 위한 목표를 세워 놓고는 거기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시켜가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진정 행복한 것일까.
과연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이며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빠빠라기는, 그리고 추장은 바로 이런 우리네 삶에 의문을 던진다.
‘도대체 왜 그러고 사니?”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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