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이던가
2019년 홍콩은 격렬한 민주화 시위로 가득했었다. 사실 그 때 세 번째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었지만 민주화 시위화 경찰의 진압으로 인한 혼란으로 언제가나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그 때.
그 다음에는 코로나라는 전대 미미문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었다. 당연히 대부분 국가의 국경에 폐쇄되었고 홍콩도 마찬가지였다.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풍토병이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각 나라들도 다시 여행자들에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난 2017년 이후 무려 6년만에 세 번째 홍콩 여행을 갈 수 있었다.
무려 6년만에.
너무 오랫만이어서였을까.
출발일로부터 거의 2 개월 전에 예약한 비행기표를 보고 또 보고, 출발 시간이 몇 시였더라며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길 여러 번. 짐을 싸면서도 빠트린 건 없나 확인하고 또 확인하길 여러 번.
그러다 출발 1주일을 앞두고 예약한 숙소와 작은 문제가 생겼다. 즉시 숙소 예약 사이트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던 중이 출발일이 되었고, 난 홍콩으로 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다. 숙소와의 문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생각보다 많은 게 바뀌었다
새벽에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공항버스 타는 곳으로 향했다. 코로나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이제 공항 버스도 모바일 어플로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예약 안 하고도 탈 수는 있지만 빈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예약하는 것이 좋다.
좋게 바뀐 건지, 번거롭게 바뀐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코로나 시절이 끝나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었다.
[ 공항버스 예약하는 법 보러 가기 ]
조금 일찍 도착해서 커피를 마시며 예약한 버스가 오길 기다리다 커피는 다 마셨고, 잠시 뒤 버스를 타고 출근 시간 교통 정체에 동참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공항에 도착했다. 체크인은 이미 집에서 온라인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별도로 할 필요는 없는 상황.
대신 카드사에서 이벤트로 진행하는 100원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1층 입국장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으로 뜨끈하게 진곰탕을 100원에 먹고는 바로 출국 수속을 하러 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더 이상 여권에 출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 것이다!
여권과 안면 인식을 통해 출국 절차가 마무리 되는 시스템으로 바껴버렸다. 여권엔 도장이 찍혀야 제 맛인데, 그 맛이 사라지다니 너무 아쉬웠다. 정말 코로나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 게이트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마침내 티웨이 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는 드디어 6년만의 홍콩으로 비행기는 출발했다.
그런데 중간에 목이 말라 승무원에게 물 한잔을 부탁했더니 판매하는 것 밖에 없다며 주지 않았다. 세상에나, 대한민국 하면 '물 인심'인데 그 물 한 잔을 그냥 줄 수 없다니.
코로나 이전에는 저가 항공이라도 한 잔은 그냥 줬던 것 같아서 그냥 탑승했는데 이제는 '물 인심' 국가에서조차 물 한 잔도 안 주니 비행기 타기 전 생수는 꼭 사야 하려나 보다. 더불어 티웨이 항공을 계속 이용해야 말아야 하나 고민도 됐다.
그렇게 냉정하고 야박한 티웨이 항공을 타고 입과 목이 마른 채로 3시간 남짓 비행 후 드디어 홍콩 공항에 도착했다. 무려 6년만에.
공항을 나오자 익숙한 냄새가 온 몸으로 젼해졌다. 이미 잊은 줄 알았던 그 냄새. 홍콩만의 냄새.
하지만, 또다른 혹은 마지막 여행이라는 생각에 그 익숙한 냄새는 곧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익숙하면서 새로운 느낌의 냄새.
입국 수속을 마친 뒤 미리 예약해 둔 트래블 월렛 카드로 ATM 기에서 숙박비와 옥토퍼스 카드 구입 비용을 일단 찾았다. 트래블 월렛 카드는 이번에 처음 써 봤는데 너무 너무 좋아서 앞으로 해외 여행에서는 무조건 필수로 이용해할 생각이다.
[트레블 월렛 카드 총정리 보러 가기]
인터넷을 보면 '홍콩 공항 입국장 어디 가면 ATM기가 있더라, 옥토퍼스 카드 찾는 곳은 어디더라'라는 정보들이 있는데, 이런 거 모르고 그냥 가도 아무 상관 없다.
홍콩 공항엔 ATM기가 지천에 널려 있고, 옥토퍼스 카드는 공항 세븐일레븐이나 AEL (고속 공항철도) 타는 곳의 부스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AEL 타는 곳은 출국장을 나오면 무척이나 가깝고 표지판만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옥토퍼스 카드를 사고는 A 21 버스를 타고는 침사추이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침사추이에서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일 낮 시간 기준 50분. 가격은 HKD 34 내외. AEL과 시간 차이도 별로 안 나는데 가격은 엄청 싸다.
[홍콩 공항에서 침사추이 버스로 가는 법 보러 가기]
그리고는 예약한 숙소가 있는 청킹맨션으로 가서 조금은 복잡하게 (청킹맨션을 처음 가면 의외로 복잡하다) 숙소를 찾아가니 주인과 직원이 함께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숙소 예약 시 부킹 닷컴만 이용하는데, 현장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카드로 결제하게 되면 환전 수수료와 해외 결제 수수료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현찰로 내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예약만 하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사이트에 카드를 등록하긴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숙소도 현장 결제가 되는 숙소였는데, 출발 1주일전 등록한 카드로 결제를 해버린 것이었다!
드디어 도착
그래서 너무 놀라 부킹닷컴을 통해 확인해보니 내 이메일이 Block되어 있고 어쩌고 해서 숙소에서는 Fake Booking이라고 판단, 카드로 청구를 해버린 거였다.
[꿀팁]
부캉닷컴 고객센터 연락처: 02-3482-3225
그래서 그 이후 지속적으로 부킹닷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숙소는 카드 결제 취소를 신청한 상태였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때 많은 도움을 준 부킹 닷컴 상담원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무튼 그런 얘기를 숙소 주인과 나누고는 방 열쇠를 받고는 간단히 짐을 풀고 숙소를 나섰다. 드디어 세 번째 홍콩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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