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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뜯어보기: 아르고- 대체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by Robin-Kim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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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왕국, 그러니까 현재의 이란, 에는 2,500년 동안 통치한 라고 불리는 왕이 있었다.

 

그리고 1950년 이란 국민들은 모하마드 모사데크를 총리로 선출하며 민주 공화정으로 바뀌었고, 모사데드크는 석유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등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다.

 

하지만 1953년 미국과 영국은 석유 쟁찰을 위해 비밀리에 이란 구데타를 조작해서 일으켰고 리사 팔레비를 다시 의 자리에 앉혔다.

 

그런데 이 팔레비는 식사를 프랑스에서 공수해 오는가 하면 왕비는 우유로 목욕까지 하는 등 사치가 극에 달했다.

 

이에 분노한 시아파 및 이란 국민들은 혁명을 일으켜 호메이니가 권력을 잡음과 동시에 팔레비는 미국으로 망명했다. 

 

 

 

[어카운턴트], [페이첵], [굿 윌 헌팅] 등으로 유명한 벤 에플렉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영화 [아르고]는 이와 같은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호메이니 집권 이후 혁명 당시 이란 국민들이 미국 대사관을 습격하여 대사관 직원들을 구금했을 때 미리 캐나다 대사관으로 피신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구출하는 CIA의 활동을 담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초∙중반이 좀 지루하게 흘러가서 졸립기도 했는데 중반 이후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가며 이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염통이 쫄깃쫄깃 해졌던 그런 영화입니다.

 

1)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주 () 이란 미국 대사관 (이하 미국 대사관)이 습격 당했을 때 대사관 직원들은 현지에 있는 뉴질랜드 대사관 등 다른 나라들의 대사관으로 피신 문의를 하지만 아무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캐나다 대사관만이 그들의 피신을 받아주었고 그렇게 대사관 직원 6명은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이 이란에 먼저 나쁜 짓을 했고 또 국민 혁명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이기도 했지만, 위기에 처한 다른 나라 대사관 직원을 받아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며 ‘국제 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라는 말을 새삼 곱씹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2) 6명을 구하기 위해 움직인 미국

 영화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미국 대사관 직원 단 6명을 구하기 위해 CIA를 비롯한 대통령까지 미국 수뇌부 전체가 움직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란에 대해 자신들이 저지른 원죄가 있고 그 것 때문에 대사관 직원들이 피신까지 하게 됐으니 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6명을 위해 거대 조직이 움직였다는 것은 부럽기도 했습니다.

 

 

 

CIA의 구출 전문가 토니 멘데스 (벤 에플렉, 이하 토니)는 자전거 탈출, 영어 교사로 위장과 같은 허무맹랑한 탈출 작전 얘기가 오가는 회의에 참석하지만 그것들 모두가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혁명 이후 이란의 검문 검색은 더욱 강화되었고 특히 공항에서의 미국인 색출을 더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에 그런 작전으로는 구출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는 TV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바로 가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이미 ‘헐리우드는 돈이 되면 무조건 영화로 만든다’라는 얘기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던 터라 가짜 영화를 만든다고 동네방네 홍보한 후 이란에 숨어 있는 대사관 직원들을 캐나다의 영화사 직원으로 위장하여 구출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토니는 헐리우드로 날아가 친분이 있었던 영화 관계자들을 위해 가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ARGO’라는 SF 영화 시나리오의 배경과 이란의 생소한 지형과 풍경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고는 사무실도 구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심지어 기자들을 불러 신문에 기사까지 내보내며 완벽한 작전을 위해 준비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가짜 캐나다 여권을 만들어 이란에 숨어 있는 대사관 직원들이 캐나다 영화사의 영화 감독, 미술 담당, 장소 헌팅 담당 등으로

위장하여 탈출한다는 계획인 것이죠.

 

 

 

준비를 마친 토니는 혈혈단신 이란으로 건너갑니다. 그리고는 캐나다 대사의 사택에 숨어 있는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탈출 계획을 얘기합니다.

 

3) 미국 사람들은 위험한 순간에도 토론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인상 깊었던 장면이, 물론 모든 미국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바로 긴박한 순간에도 토론을 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토니가 탈출 계획을 얘기했을 때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토니의 계획대로 할지 말지를 토론한 것이죠.

 

사실 그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캐나다 대사의 사택에 오래 머물수록 혁명군들에게 발각될 위험에 있었고- 전체 대사관 직원 숫자와 체포한 대사관 직원 숫자가 다를 것이란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다시 피신할 곳도 없었으며 또 탈출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미국의 CIA 직원이 와서 탈출 계획을 얘기해줬는데 그 얘기를 따라야 할지 말아야 할지 토론을 하는 것을 보니 ‘미국은 미국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급한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큰 한 사람이 전체 의견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논의하며 결론에 도달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생소한 모습이었습니다.

 

논의 끝에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토니의 계획에 따르기로 합니다.

 

물론 그 중에 끝까지 토니를 믿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일단 전체 의견이 계획을 따르기로 됐기 때문에 그 역시도 계획에 동참한 것인데요, 물론 계획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그들은 토니를 따라 테헤란 시내 한복판의 시장으로 외출합니다. 영화 촬영을 계획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 헌팅’을 하는 것처럼 쇼를 하기 위해서죠.

 

물론 시장에서 위험한 순간에 이르기도 하지만 ‘캐나다 사람’이라며 위기를 모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그들은 공항으로 출발하는데 여기서부터 극도의 긴장감이 펼쳐집니다. 

 

공항에서의 검문 검색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굉장히 철저한 상황이었고 그들의 가짜 캐나다 여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입국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니의 재치와 영화 제작 관련 기사가 실린 신문 기사, 영화 촬영 내용을 담은 스토리 보드 형태의 스크립트, 헐리우드에 있는 가짜 사무실과의 통화 등 사전에 준비해 놓은 작전들 덕분에 그들은 무사히 이란을 빠져 나와 귀국하게 되면서 긴장감이 해소됩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냉정하다

 

토니가 숨어 있던 대사관 직원을 만났을 때 미국에서는 토니의 계획이 전면 취소되면서 그들이 이란에서 타기로 했던 스위스 항공 예약까지 취소됩니다.

 

다시 말하면 토니가 그들을 구출할 방법이 없어진 것이죠.

 

황당한 것은 작전이 취소된 이유가 그 작전이 실패했을 때 미국이 입게 될 타격 때문이었는데, 가짜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인질을 구하려다 실패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소문이 나면 조롱거리가 되면서 국가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대신 군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합니다. 아예 무력으로 인질을 구출하기로 한 것이죠.

 

그 때 토니는 고심 끝에 계획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합니다.

 

자신만 믿고 자신의 계획대로 따라준 대사관 직원들을 작전 마무리 단계에서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인데요, 그 때 만약 토니가 미국 정부의 계획대로 작전을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대단한 결정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5) 누구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것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영화는 이란에 갇혀 있는 미국 대사관 직원을 구하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영화를 구성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이란 사람은 미국인을 공격하는 나쁜 사람들, 미국인은 그런 이란인들에게 피해를 당하는 착한 사람들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리고 영화의 도입부분에 나래이션으로 나온 것처럼, 이란이 미국에 적대적이 된 이유는 미국이 석유 이권을 위해 가짜 쿠데타를 만들고 가짜 ‘샤’를 만들었으며 그 가짜 ‘샤’의 망명을 받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원인 제공은 미국에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란인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 불만투성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작 나쁜 놈은 따로 있는데 그 나쁜 놈 때문에 자신들이 나쁜 사람들로 인식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사실 미국이 오래 전부터 문화, 이를테면 영화를 통해 선과 악을 자신들의 방법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온 것은 유명합니다.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인디오들을 자신들의 먼저 공격하고 그들을 죽이고 그들의 땅을 빼앗았으면서 영화는 그 인디오들이 힘 없는 백인들을 공격하는 장면과 내용을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죠.

 

그 이후로도 베트남 전과 같은 전쟁을 다룬 영화에서 마치 미국은 착한데 공격받은 편이고 상대방이 나쁘고 악한 편으로 그려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르고]는 영화의 도입부분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어느 정도 균형 감각을 갖췄다고 보여지는데, 그래도 영화가 전개되는 전체 과정에서 그려진 모습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네요.

 

이상 2002년에 개봉했던 [아르고]의 감상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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