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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25): 신의 한 수 vs 스톤- 바둑 영화의 절대 고수는?

by Robin-Kim 2015.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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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으로 많이 사랑 받는 취미 활동 중 개인적으로는 웬만한 취미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편입니다.

워낙 다방면에 관심도 많고 그만큼 TV 프로그램 시청도 많이 하며 필요한 경우엔 자료도 찾아보곤 하기 때문인데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골프등과 같이 공으로 하는 취미 활동은 물론 장기, 사진, 윷놀이, 원예 등과 같은 정적인 취미 활동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딱 세가지, 제가 정말 어려워하고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등산, 낚시 그리고 바둑입니다.

특히나 바둑의 경우 어릴 때 배워보려고 꽤나 노력했음에도 그 규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포기한 경험이 있어서

성인이 되어서도 관심이 생기지 않은 그런 취미입니다.

 

사실 바둑이란 게 굳이 제가 여기서 언급하지 않아도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 수가 무궁무진하고 따라서 전략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영화의 소재로 삼기가 까다로운 것도 사실입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몸이 아닌 머리로 대결하는 만큼 어떤 이야기로 풀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침, 비슷한 시기에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가 두 편이 개봉되었습니다.

바로 [신의 한 수] [스톤]이라는 영화인데요, 비슷하면서도 다른 내용을 가진, 그래서 영화의 결과도 꽤나 다르게 나타난

두 영화에 대해서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줄거리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태석 (정우성)은 수준급 실력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 바둑기사입니다.

태석의 형 (김명수) 역시 아마추어 바둑 기사지만 내기 바둑을 두고 다니며 돈과 가정을 거의 모두 잃었는데,

어느 날 마지막 내가 바둑을 두겠다며 태석을 끌고 어느 기원으로 향합니다. 특수 장비로 바둑판의 상황을 차 안에서 볼 수 있으며

역시 특수 장비로 몰래 훈수를 해달라는 것인데요.

 

 

형의 상대는 이른바 도박장 (하우스)를 운영하는 살수 (이범수)라는 조폭 두목의 조직원입니다.

큰 판이 걸린 내기 바둑인 만큼 살수 쪽에서도 특수 장비를 동원해 훈수를 두지만 먼저 발각된 쪽은 태석.

살수는 태석의 형을 죽이고 태석도 떡실신 (?) 될 때까지 때린 후 태석의 형을 죽인 칼을 태석의 손에 쥐어 줍니다.

결국 태석이 형을 죽인 범인이 되면서 교도소에 가게 되는데요.

 

 

태석은 교도소에서 어느 조폭 두목의 바둑을 도와주며 친분을 쌓고는 싸움의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정체를 알 길 없는 옆 방의 누군가와 벽에다 바둑을 두며 관계를 이어가던 중 주님 (안성기)이라는 맹인을 소개 받고는 출소 후 그를 찾아 갑니다.

주님의 정체는 과거 허목수 (안길강)와 함께 내기 바둑을 두며 삶을 살던 사람인데요,

이렇게 태석은 주님, 허목수 그리고 꽁수 (김인권) 3명과 팀을 이루어 형의 복수를 시작합니다.

 

 

스톤의 주인공 박민수 (조동인)은 아마추어에서는 훌륭한 실력을 보이지만 입단에는 큰 뜻 없이

송원장 (명계남)이 운영하는 기원에서 내기 바둑을 두기도 하며 살아가는 청년입니다.

어느 날 돈을 받으러 기원에 들른 조폭 두목 남해 (김뢰하)는 그의 바둑 실력에 감탄해 그와 바둑을 두며 친분을 쌓다가

부두목 인걸 (박원상) 덕분에 박민수를 바둑 선생으로 두게 됩니다.

 

바둑을 둘 때면 민수 앞에서 하염없이 착해 보이지만 일을 할 때는 냉혈한의 모습을 보이는 남해는

여러 차례 민수를 폭력의 세계에서 구해 주며 우정을 쌓아 가는데요.

어느 날 예전에 부하로 있던 종태 (손종학)의 조직과 함께 지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역 거주민을 폭력으로 쫓아내는

이른바 용역 일을 맡게 된 남해에게 민수는 그 일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폭력으로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는 일을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남해는 그 부탁을 받아 들이며 민수에게 입단 심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두 사람은 약속을 지킵니다.

 

 

남해는 용역 일에서 빠지고 민수는 입단 심사에서 최종전만을 남겨 두게 되는 것인데요,

마지막 최종전을 치르는 중간 중간에 남해에게 전화를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자 민수는 불안한 마음에 중간에 대전을 그만두고 남해를 찾아갑니다.

다행히 아직은 정상적이고 멀쩡한 남해. 하지만

불과 몇 분 후 부하의 배신으로 종태의 조직이 쳐들어와 남해를 죽이고 맙니다.

 

이 상이 두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인데요, 두 영화는 극명하게 다른 몇 가지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신의 한 수]는 출연진부터가 굉장합니다.

정우성, 인성기, 이범수, 안길강, 김인권, 이시영처럼 연기력부터 외모까지 빼 놓을 것이 없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는 물론

최진혁 같은 떠오르는 신인 배우에 이도경, 정해균처럼 주연급 조연배우들까지 최고의 배우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반면 [스톤]은 그에 비해 출연 배우들의 지명도가 살짝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주인공인 박민수 역을 맡은 조동인은 거의 본 적이 없는 신인급이고,

또 다른 주인공 남해 역을 맡은 김뢰하나 인걸 역을 맡은 박원상은 주연이기 보다는 조연으로 더 많은 배우 생활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 외에도 얼굴은 익지만 이름은 낯선 박민규, 손종학, 조지환, 허준석 같은 배우들 역시 주연으로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배우들이어서

바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영화화 했다는 것이 아니라면 선뜻 이 영화를 선택하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신의 한 수]는 바둑을 소재로 하긴 했지만 액션 영화에 가깝습니다. 아니, 액션 영화입니다.

교도소에 얼마나 감금되어 있었는지 나오지는 않지만 아무튼 교도소에 있는 동안 탁월한 싸움 실력을 갖게 된 태석이

형의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액션이 등장하는데요,

사실 이 영화의 이야기 전개에서 바둑을 빼고 화투나 포커 같은 다른 것을 넣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바둑은 이야기를 거들 뿐 그냥 액션 영화라고 보면 됩니다. 이 영화 내내 바둑은 주목 받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 [스톤]은 바둑에 꽤나 집착합니다.

주인공인 박민수 (조동인) 자체가 바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며 조직 보스면서 박민수와 동반자 관계에 있는 남해 (김뢰하) 역시

바둑에 굉장히 몰입해 있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바둑을 통한 두 주인공의 우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아마추어 바둑 기사와 조폭 두목의 우정을 이 영화는 바둑을 매개체로 만들어 가는데요,

그래서 영화 전반을 바둑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언제 살고 언제 죽는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는가 하는 바둑의 근간이 두 주인공 곁에 있는 듯 합니다.

 

 

 

세 번째로 [신의 한 수]는 꽤나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액션을 바탕에 깔고 있는데다 흡사 케이퍼 무비처럼 여러 명이 순차적으로 모여 무언가 일을 꾸미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형의 복수라는 소재를 통해 이야기 전개가 한 지점을 향해 치달아 가다가 갈등이 해소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서 몰입도가 높습니다.

다만 느닷없이 싸움의 천재가 되어 등장한 태석이라는 인물 설정이 어색하기 그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큰 무리 없이 이야기가 흘러 가며 곳곳에서 긴장감과 호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스톤]의 이야기 구조는 생각보다 굉장히 밋밋합니다.

무엇 하나 툭 튀어나오는 것 없이, 한 지점을 향해 맹렬히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가 아니며

딱히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지 알 길 없는 내용 때문에 몰입이 쉽지 않습니다.

남해가 왜 바둑에 심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도 없고, 고작 바둑 때문에 친해진 사이인 박민수의 얘기 때문에

소위 돈이 된다는 지역 개발 사업에서 손을 뗀 남해도 전혀 공감이 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스톤]은 관객수 18,050명에 매출액 약 1 2천만원을 기록한 반면 [신의 한 수]는 약 356만명의 관객에 약 288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똑같이 바둑을 소재로 했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 두 영화를 보면서

앞에서 언급한 차이점들이 이렇게 다른 결과를 만들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모른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바둑 보다는 액션과 같은 다른 볼 거리가 필요했다는 점,

그 연장선상에서 이야기의 구조가 한 지점을 향해 달려갔다가 갈등이 해소되느냐의 여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누구인가 하는 점들 말이죠.

 

결론적으로 두 영화를 보면서 그래, 바둑은 인생이야라든가 인생은 바둑과 닮았어라는 것을 깨닫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라는 것도 컨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재미를 담보로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나중에 등산이나 낚시를 소재로 하는 영화가 나오더라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낚시와 등산은 그냥 거들어야 할 뿐 어떤 재미를 넣을 것이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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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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