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 쟁쟁한 광고 대행사 3-4곳의 비딩을 통해 대행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 브랜드 쿠차.
그래서 처음 광고를 봤을 땐 더더욱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쿠차의 핵심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결국 소설 커머스 (핫딜)의 가격 비교 앱이다.
그러니까 모바일의 다나와 같은 것이다.
광고의 마지막 부분을 봐도 그렇다.
그런데 광고를 보고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첫 번째. 브랜드 이름이 마지막에 딱 한 번 나온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히 두 세 번은 더 나올 수 있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브랜드 이름은 광고 마지막에 딱 한 번 나온다.
물론 기존에도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인지도가 미약했었던 것을 감안하면
'싸다구' 사이에 쿠차라는 브랜드 이름을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이 브랜드를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냥 신동엽이 나와서 싸다구 맞는 광고로만 기억할 듯 하다.
혹자는 그' 정도만 기억시켜도 검색을 통해 브랜드를 알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수십억 들여서 왜 TV 광고를 하는가?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서도 이슈는 얼마든지 시킬 수 있다.
과거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처럼.
수 십억의 TV 광고를 쓰면서 바라는 기대 효과가 대체 무엇일까?
두 번 째로 브랜드 가치에 대한 부분인데 이 부분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개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에 대한 광고를 할 때는 그 것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전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그러니까 최소한 성장기 시장이라면 이 의견은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쿠차의 경우 '핫딜 가격 비교 앱' 같은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대표적으로 호텔스 컴바인 광고를 예로 들 수 있다.
어떤 서비스라는 게 한 눈에 들어 온다. 이해하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쉽다.
(다만 역시나 호텔스 컴바인이라는 브랜드 명이 자주 노출되지 않는다는 약점은 있다.)
하지만 쿠차는 '싸다구'만 반복하면서 모델 신동엽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많이 아쉽다.
실제 구글 플레이에서 쿠차는 위 광고가 집행된지 시간이 좀 지났음에도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이것이 브랜드에 대해 제대로 정립 되지 않은 TV 광고의 결과물이다.
그냥 이슈만 되고 마는.
완전히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는 G9 광고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김보성의 '의리'의 전적으로 의존한 광고인데
이 광고만 보면 사실 G9가 G마켓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G9는 쿠팡 같은 소셜 커머스로 알고 있다)
G9도 G마켓 브랜드고 옥션도 같은 회사 브랜드다.
그런데 똑같은 쇼핑몰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광고할 때 가장 중요한 기존 브랜드와의 차이점은 없고
그냥 의리와 G9 두 가지만 외치고 있을 뿐이다.
왜 G마켓을 버리고 G9에서 쇼핑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오전 9시에 일어나는 타임 마케팅 같은 것은 전혀 새롭지도 않다.
자칫하면 브랜드 간 충돌 (카니발리제이션)이 심하게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광고가 등장한다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서이다.
현재 시장 환경과 그 환경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인식을 가져가야 도움이 되겠다는 인식이 없이
그냥 이슈에만 편승된 재미 위주의 광고에 담당자들이 현혹되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월급 도둑들.
우리나라의 특성상 광고는 광고주가 만든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렇다면 광고주가 똑똑해야 한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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