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 맘때쯤으로 기억한다.
IPTV로 무슨 프로그램을 보려고만 하면 강제로 시청해야 하는 사전 광고가 나오는데 그 중 90% 이상이 배달통이라는1
음식 배달 어플 (앱)의 광고였는데 하도 봐서 지겨울 정도였지만 굳이 그 앱을 깔아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어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정확히 1년이 지난 시점.
음식 배달 어플 (앱) 시장은 배달통 외에도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이 경쟁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다.
흡사 소셜 커머스 시장 초창기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당시 소셜 커머스는 티몬, 위메프, 쿠팡, 그루폰의 빅 4를 비롯해 소형 업체들이 난립하다가
강력한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티몬, 위메프, 쿠팡의 3파전으로 굳어졌다.
그 와중에 최근 요기요란 음식 배달 앱이 박신혜를 모델로 내세워 류승룡을 모델로 한 배달의 민족과 전면전을 시작했다.
IPTV나 CATV를 넘어 공중파 광고까지 하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배달의 민족 광고를 보자.
위 광고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도채 무슨 광고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속한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광고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들만의 특장점을 언급하고 있는 광고도 아닌
그냥 '배달'에 초점을 맞춘 광고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중에 배달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사람이 있던가?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이기기 위해 브랜드 이름을 강조하는 광고라고.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배달의 민족은 가입자수 기준으로 No.1이라고 한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그 뒤를 쫓아가는 후발주자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의 민족이 취해야 할 방법은 두 가지다.
스스로 광고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미 천만명이 다운로드 받았다면 아직 다운로드 받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앱을 다운로드 받게 하여 지속적으로 가입자 수 No.1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일텐데
상기 광고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배달'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것일뿐.
배달앱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행태를 분석하고 그들을 유인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이건 뭐...
그냥 돈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 방향은 이미 다운로드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주문을 유도하여 매출을 많이 일으켜
시장 장악력을 높게 가져가는 방법일 것이다.
이 부분 관련해서는 최근에 후속 광고가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이 후속 광고는 노출 빈도가 낮아
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이 문제라면 또 문제다.
사실 이 광고에 예산을 더 집중하는 것이 배달의 민족 입장에서는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반면 요기요 광고는 배달의 민족 광고와 비교해봤을 때 꽤나 훌륭해 보인다.
다른 카테고리 (옷, 책 쇼핑 등)와 비교하여 철저하게 자신들의 비즈니스 영역을 알리고 있고
다른 앱 대비 자신들만의 강점을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요기요 광고보다 훨씬 전략적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기존 생활습관을 바꾸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No.1인 배달의 민족이 할 일을 요기요가 하고 있다고 봐도 될 듯 하다.
결론적으로 광고로만 보면 요기요가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그런데.
요기요든 배달의 민족이든 문제가 있다.
아래 신문 기사를 보자. (클릭 시 해당 게시물로 이동)
(이미지 출처: 어떤 분 블로그에서 받았는데 못 찾겠습니다. 혹시나 연락 주시면 출처 공개하겠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거다.
아직도 전화하냐고 최첨단으로 주문하라고 하고서는, 천만명이 다운 받은 앱으로 스마트하게 주문하라고 하고서는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한심스럽다.
혹자는 또 그럴 것이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소비자야 그냥 편하게 주문만 하면 되는 거지 그 뒤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신경써야 되냐고.
그런 면에서 보면 광고 이야기가 틀린 게 없지 않느냐고.
그런 분들은 일단 아래 게시물들을 보기 바란다. (클릭 시 해당 게시물로 이동)
"시사? 요리?) 배달앱 수수료가 14%라네요. 시게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제 아시겠는가?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주문하면 앱 업체의 콜센터에서 다시 음식점에 전화를 하는 구조다.
콜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앱 업체는 높은 수수료를 받아 간다.
따라서 음식점들은 음식 자체를 부실하게 만들거나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왜? 남는 게 별로 없으므로.
이래도 소비자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요즘 동네마다 뿌려지는 쿠폰 북을 보고 전화하면 이런 불편함 없이 음식을 배달 받아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요기요나 배달의 민족을 통해 배달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난 한 번도 앱을 통해 배달 시켜 먹어 본 적이 없다.
요즘은 지역별로 음식점들을 모아 놓은 책자도 잘 되어 있어서 쓱 보고서 먹고 싶은 거 배달 주문하는데 불편하지도 않다.
오히려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는 게 더 번거롭고 불편한데다 위에 적어 놓은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요기요든 배달의 민족이든 배달 앱 광고는 다 잘못 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생각은 안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늉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안 좋은 사실은 클릭 몇 번 만으로 너무나 빠르게 퍼져 나가는 세상이다.
배달 앱에 대한 이런 좋지 않은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으며 실제로 그런 이유로 앱을 통해 주문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A급 모델의 경우 모델료가 7~8억원 정도 한다. SA급의 경우는 10억이 넘기도 한다.
거기다 매체비까지 생각해 보면 두 앱이 광고에 쏟아 붓는 비용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수수료를 줄이던지, 콜센터 비용으로 돌리던지 해서 제대로 된 음식이 배달될 수 있도록 신경쓰는 건 어떨까?
그리고 나서, 그러니까 배달 앱의 실질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그런 내용을 광고의 메시지로 쓴다면 업계 No.1은 따논 당상일 것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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