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액션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작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보는 사람 혹은 얘기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정말 제대로 된 액션 영화의 시작을 알린 것은
개인적으로 [아저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성룡, 이소룡, 이연걸로 이어지는 홍콩 영화에서만 보던 격투 액션을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필리핀의 ‘칼리아르니스’라는 무술을 활용해 보여주었던 [아저씨]는 우리 나라도 이런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으며 이후 [회사원], [용의자] 등으로 이어지며 격투액션에서 나아가 추격 액션까지 더해지는 발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퀵]은 꼭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2011년에 개봉한 이 영화를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속도감’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예고편에서도 그렇고 제목에서도 풍겨지듯이 헐리우드의 ‘분노의 질주’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우리나라에도 속도 (Speed)를 제대로 다룬 액션 영화가 드디어 나왔구나라는 생각에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고
그렇게 벼르고 벼르다 얼마 전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예상대로 속도 하나만큼은 제대로 다룬 영화가 아닌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폭주족이었던 한기수 (이민기)가 영화의 제목처럼 퀵 서비스 배달업으로 살아가다가
과거 폭주족 시절에 있었던 사고에 의해 폭탄을 배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내용인데요,
그만큼 오토바이를 활용한 속도감에 있어서는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우리나라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도심 한복판, 그러니까 명동에서의 추격전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즉 속도는 제대로 다루었는데 영화의 완성도와 짜임새는 꽉 들어차있다기 보다는 어설프게 얼기설기 엮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소위 ‘무대뽀’로 일관된 캐릭터 일 것 같은 서형사 (고창석)가 순간 갑자기 탁월한 분석력을 보이는가 하면
진지해야 할 장면에 김명식 (김인권)으로부터 만들어 낸 수 많은 억지 코메디는 이 영화의 가장 핵심인 액션감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주고 맙니다.
다시 말하면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영화를 봐야 할 지 헷갈린다는 얘기입니다.
웃을만하면 제대로 된 추격 액션이 나오고 추격 액션에 몰입할만하면 쏟아지는 코미디 적인 부분들이 너무 섞여서 편집되다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기가 어려웠다고나 할까요.
잘만 하면 제대로 된 스릴러 추격 액션이 될 수 있었던 영화였는데 참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라가 ‘브란젤리나’로 불리게 된,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하여 사랑에 빠지게 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헐리웃의 전형적인 액션 영화, 그러니까 총과 무기를 난사하며 폭발과 격투가 포함된 그런 영화인데,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소재는 바로 부부가 서로 스파이라는 점입니다.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여 달콤한 생활을 하는 동안 그런 사실을 모르다가 서로가 속해 있는 비밀 조직에서 기밀 유출을 우려해
서로를 죽이도록 작전을 꾸미고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서로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다는 설정인데요,
그런 설정이 중반부까지는 꽤 재미있게 전개됩니다.
하지만 중반 이후, 그러니까 두 사람이 서로의 정체를 알고 서로를 죽일 듯이 총을 쏘고 격투를 하다 다시 사랑에 빠지고 난 후,
두 사람이 속한 조직이 두 사람을 제거하기로 한 이후부터는 그냥 액션 영화가 됩니다.
그냥 미스터 스미스와 미세스 스미스가 함께 총을 쏘고 위험을 넘나들며 서로를 돕는 그런 일반적인 영화가 되는 것이지요.
그 때부터는 코미디가 약간 섞인 [툼 레이더]라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그냥 총 쏘는 액션 영화가 되어 버리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중반 이후에도 서로간의 배신이나 다른 소재를 넣어 더 색다르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말이지요.
우리가 액션 영화를 보면서까지 어떤 큰 교훈이나 메시지를 발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모든 영화가 다 그렇다면 아마 머리 터져서 영화를 보지 않을테니까요.
그냥 시원하게 영화 한 편 보고 스트레스를 풀면 그것만으로도 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단, 이야기의 짜임새나 구성 혹은 색다른 전개 같은 것들로 인해 좀 더 완성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진짜 달리는 것 하나만큼은 최고지만 그 외에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퀵]과
소재는 재미있지만 결국엔 비슷비슷한 다른 총 쏘는 액션 영화가 되어 버린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좀 아쉬운 부분이 강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 합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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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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